Gorgeous Opening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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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 2019

패션·뷰티 디렉터 장라윤 | 에디터 이혜미, 이주이 | 아트 디렉터 이은옥

막스마라가 서울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기념해 파티를 열었다.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패션 피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 밤, 그 부드럽고도 강렬했던 열기 속으로.

패션 브랜드의 최신 소식을 가장 먼저 접하는 에디터인지라 올해 초 어렴풋이 관계자에게 막스마라의 플래그십 오픈 계획을 전해 들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이탈리아 대표 브랜드가 서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은근히 기대가 되었다. 미팅과 취재로 정신없이 여름을 나던 중, 청담동 명품 거리 한가운데 들어선 직사각형의 절제된 석조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옥외 간판을 적용하지 않았던 터라 궁금해하던 중에, 막스마라에서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9월 3일 본격적으로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다는 반가운 소식.
이탈리아 북부 레지오 에밀리아에 위치한 작은 매장에서 탄생한 막스마라는 이탈리아 대도시를 중심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성공적인 네크워크 확장에 힘입어 1994년 뉴욕 매디슨 애비뉴 에 대규모의 첫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바 있다. 이에 미국 매체들은 막스마라에 ‘이탤리언 어패럴 거인(Italian Apparel Giant)’이란 별칭을 붙여 보도하기도 했다. 이후 조용한 거인으로 불리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브랜드로서 입지를 굳혔다. 패션과 건축, 아트가 어우러진 화려한 청담동 명품 거리에서 블랙과 그레이, 골드 컬러로 이루어진 대담하고 절제된 건축물이 조용한 카리스마를 발하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막스마라의 밤

강력한 문화 아이콘이 된 고흐에 대한 수요가 신드롬 수준으로 높은 오늘날, 그 갈증을 어느 정도 채워줄 흥미로운 대안이 등장했다. 그중 하나는 얼마 전 서울 우정아트센터에서 막을 내린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나다>라는 ‘체험형 전시’. 처음에는 흔히 그림이나 영상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 전시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꽤 신선한 요소를 품고 있었다. 암스테르담에 있는 반 고흐 미술관의 아카이브와 기술로 작가의 예술 세계를 ‘오감’으로 다채롭게 체험할 수 있다는 게 그 차이점. 반 고흐가 겪은 삶의 여정을 영화 세트처럼 6개 테마로 구성한 점도 흥미롭지만, 릴리포그라피라는 특허 기술 등을 활용해 실물 크기는 물론 작가의 생동감 넘치는 붓 터치와 물감의 질감, 두께를 그대로 살린 ‘뮤지엄 에디션’이 이목을 끌었다. 대다수 복제본과 달리 진품과 놀랄 정도로 닮은 이 한정판 에디션은 고흐의 유화 중 ‘해바라기’, ‘꽃 피는 아몬드 나무’, ‘추수’ 등 대표작을 골라 각각 2백60점만 제작했는데, 한국 전시에는 8점을 선보였다(몸소 만지고 느껴볼 수 있어 인기 만점이었다). 캔버스 뒷면도 원본과 똑같이 만들어 3D 프린팅 기술의 진보에 감탄을 금치 못하게 만드는 이 뮤지엄 에디션은 자신의 작업을 판화로 복제해 많은 이들이 볼 수 있게 하고 싶어 했던 고흐의 유지를 21세기적으로 반영한 결실이라고. 이외에도 공중에서 손을 휘휘 저으면 마치 그의 붓질처럼 채색하는 느낌을 주는 디지털 캔버스, 10년에 걸쳐 창작한 그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액자형으로 모아놓은 미디어 월(따로 설치된 터치스크린을 활용하면 각각의 작품 정보를 일일이 접할 수도 있다) 등 체험 요소를 골고루 갖춘 이 전시는 앞서 스페인, 중국에서도 열렸다.
콘텐츠를 결이 다른 매력으로 확장한 사례로는 폐쇄된 체석장의 커다란 석회암을 캔버스 삼아 멀티미디어 쇼를 펼치는 ‘빛의 채석장(Carrie`res de Lumie`res)’을 꼽을 수 있다. 프랑스 남부의 작은 마을 레 보드프로방스에 자리 잡은 이곳은 근현대미술사를 수놓아온 거장들의 작품 이미지를 우아하고도 강렬한 음악의 선율 속에 7,000m2 면적의 채석장 바닥, 벽, 천장 등에 투사해 마치 몽환적인 춤을 추는 듯한 광경을 자아내는 명소로, 프랑스 기업 컬처스페이스가 운영한다. 아미엑스(AMIEXⓡ)라는 미디어 아트 기술 덕에 가능한 이 몰입형 전시는 해마다 수십만 명의 인파를 끄는데, 지난해 말 국내 기업 티모넷이 제휴해 제주 성산에 ‘빛의 벙커’라는 전시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현재 레 보드프로방스와 파리에서는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Van Gogh_Starry Night)>전, 제주에서는 <빛의 벙커: 클림트>전이 각각 열리고 있다. 이 역시 원작의 향연은 아니지만 ‘몰입 체험’의 정수를 담아 21세기다운 콘텐츠의 확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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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들의 런웨이 룩 해석법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국 연방하원의회장 낸시 펠로시는 붉은색 막스마라 코트를 입어 ‘나를 건드리면 안 돼’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했다. 막스마라는 이번 시즌 역시 하나의 아이템만으로도 강직한 매력을 풍기는 파워 드레싱에 초점을 맞췄다. 어깨 라인을 강조한 코트와 재킷, 폭넓은 팬츠를 제안하며 깔끔한 실루엣에 지퍼와 포켓 등 유틸리티 디테일 등으로 실용성을 가미했다. 알파카, 캐멀, 캐시미어 소재를 다루는 데 능숙한 막스마라는 낙타 머리털에 입체감을 주어 질감에 변화를 유도하기도 했다.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어스 컬러 팔레트를 전개하는 막스마라는 이번 시즌 밝고 화려한 옐로 컬러와 블루, 청록색의 룩을 통해 보다 낙관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여성상을 제안했다. 한편 런웨이에서 8등신 모델들이 선보인 룩을 현실에서는 어떻게 소화해야 할까? 막스마라 서울 플래그십 오프닝 이벤트에 참석한 스타들이 착용한 컬렉션 키 룩(key look)을 통해 스타일링 팁을 얻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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