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in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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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9, 2024

에디터 윤자경

프리즈(Frieze)와의 예술적 만남을 이어가는 브레게가 9월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프리즈 서울에 참여한다. 큐레이터 젠 엘리스(Jenn Ellis)와의 협업을 통해 ‘포스트 아틀란티카(Post Atlantica)’를 선보이는데, 이 작품은 기후와 지질학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딥 타임(deep time)’이라는 관점에서 지구의 궤도를 이해하고자 하는 고기후학과의 예술적 대화를 담아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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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닌 새로운 면
브레게는 프리즈 아트 페어와 함께한 지 세 번째 해를 맞이해 스위스와 콜롬비아에 뿌리를 둔 큐레이터, 젠 엘리스와 새로운 협업을 시작했다. 그녀는 예술과 공간, 그리고 환경의 조화에 열정을 품으며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의 예술가, 갤러리, 그리고 협회를 이어주며 이들과 함께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시도했다. 큐레이터 스튜디오 압사라(APSARA) 창립자이기도 한 젠 엘리스는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재된 프랑스 부르고뉴의 포도밭부터 영국 메릴본의 2등급(grade II) 교회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이번 프리즈 페어에서 선보이는 시리즈는 4개 챕터로 이루어져 있으며, ‘진화적 변화’라는 중요한 주제로 기획되었다. 예술, 과학, 문학, 기계학의 집합체라 할 수 있는 이 시리즈는 브레게의 역사와 전통에 초점을 맞추고 연구와 세계성을 강조하며 한 해를 통틀어 마음을 울리는 순간을 되짚어볼 수 있다. 서울 소재의 성곡미술관에서 개최한 그룹 전시회에 이어 파리 퐁피두에서 개최할 단독 전시회를 앞두고 프리즈 서울에서 먼저 선보이게 된 노에미 구달(Noe´mie Goudal)의 작품에는 3점의 사진과 더불어 새롭게 제작한 영상이 포함되어 있다. 그녀가 기록한 영상과 사진에는 자연스러운 배경에서 계획적으로 연출된 환상적인 분위기의 설치미술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혁신과 정교한 장인 기술을 강조해온 브레게의 역사와도 궤를 같이하는 구달의 작품은 생태학과 인류학이 교차하는 연구를 바탕으로 자연 세계에 대한 기존 이론들을 재해석하며, 기술력과 혁신을 아우른다. 작가를 선정한 큐레이터 젠 엘리는 이렇게 전했다. “서울이 지닌 특유의 에너지에 화답하는 의미로 고기후학에 지대한 관심을 지닌 뛰어난 아티스트 노에미 구달을 꼭 소개하고 싶었다. 서울이 지니고 있는 에너지는 놀라우며, 전 세계가 나아가는 방향에 맞추어 앞으로도 계속 빛을 발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에게는 지구의 다양한 지역 간 연결성을 발견하는 것도, 시간 및 혁신과 맺고 있는 브레게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자연, 생태학, 기술과 인간과의 교류, 즉 인류의 발전에 대해 보편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다.” 미학을 추구하는 브레게와 젠 엘리스의 아트 큐레이팅의 의미 있는 만남은 하이엔드 워치메이킹 하우스의 헤리티지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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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with_ Jenn Ellis

Q1. 브레게와 함께 2024 프리즈 아트 페어에 참여하게 된 과정과 소감은?

각 프리즈 페어의 네 챕터에 걸쳐 ‘시간’이라는 중요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 변화가 일어나면 시간이 지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생각에 따라 ‘진화적 변화’를 탐구하고자 했다. 그리고 동시에 ‘그 변화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도 함께 던졌다. 진화라는 용어는 자연, 혁신, 정체성뿐 아니라 감성적, 과학적 렌즈를 통해 시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고 믿는다. 과학자 집안에서 태어난 스위스-콜롬비아 출신의 큐레이터로서 이번 협업은 예술, 과학, 혁신, 생태학 등 내가 가장 관심을 갖는 여러 분야를 결합할 수 있는 완벽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또 예술가들에게도 전시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매우 기대가 된다.



Q2. 브레게와 함께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이번 큐레이팅에 브레게의 배경이 많이 관여되었을 것 같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자랐기에 브레게를 알고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미묘하게 기울어진 다이얼이다. 우아함, 정밀함, 디테일 지향성은 처음에 가장 높이 평가했던 부분이며, 아티스트의 작품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 후 2024년 2월 프랑스 파리 방돔 뮤지엄과 스위스 발레 드 주에서 시계 제작 공방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과학과 혁신에 대한 투자와 장인의 손길을 강조하는 균형 잡힌 모습에 감탄했다.



Q3. 그동안 브레게가 프리즈 서울에 참여했다. 작년과 올해 다른 스토리텔링이 있다면?

예술은 특정한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가장 공감적이면서도 비판적인 매체 중 하나다. 이번 프리즈 서울에서 나는 기술, 미래, 지리적 변화, 그리고 그것이 지구와 인류에 미치는 영향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데 관심을 가졌다. 지구의 궤적을 이해하기 위해 ‘딥 타임’이라는 관점에서 기후와 지질을 분석하는 노에미 구달의 작품 시리즈와 새로운 영상을 전시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특히 올해는 큐레이터 프로그램의 일부인 챕터마다 1명의 아티스트를 초대한다는 점이 특징이며, 각 작가의 작업 세계를 깊이 있게 들여다볼 기회라고 생각한다. 노에미 구달의 경우, 최근 한국 성곡미술관에서 그룹전의 일환으로 전시했던 세 작품을 선보이고, 그녀의 새로운 커미션 작품인 ‘포스트 아틀란티카(Post Atlantica)’를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 작품은 2024년 10월 프랑스 퐁피두 센터의 국립현대미술관(Muse´e National d’Art Moderne – Centre Pompidou)에서 열리는 그녀의 주요 개인전 일부가 될 예정이기도 하다.



Q4. 이번 전시를 이끌 작가로 노에미 구달을 발탁하게 된 배경은?

전부터 노에미 구달의 개념적 탐구에 매료되었지만, 그녀의 작품에서 정말 매력적인 부분은 그 중요한 탐구를 미적 매력과 결합하는 방식이다. 작품에 빠져들어 자세히 들여다봐야만 작품의 실체가 드러나는데, 바로 그러한 작품의 복잡한 연극성과 구조가 핵심이다. 나는 그녀가 고기후학의 맥락에서 깊은 시간에 대한 지속적 연구를 통해, 보다 과학적인 렌즈로 진화를 탐구하는 데 완벽한 작가라고 생각했다. 또 그녀의 작품, 특히 새로운 영상 작품인 ‘포스트 아틀란티카’는 거대한 LED 디스플레이로 자연 세계와 현대 기술을 조화시키는 흥미로운 방식이라 생각한다.



Q5. 2024 프리즈에서 소개할 노에미 구달의 대표 작품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고생물학 분야와의 예술적 대화를 풀어내는 노에미 구달의 작품은 사진 프린트와 영상으로 구성 된다. ‘산’ 시리즈부터 영상 ‘포스트 아틀란티카’까지, 이 작품들은 구달이 지구의 궤적을 이해하기 위해 ‘딥 타임’의 관점에서 기후와 지질을 분석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수백만 년 단위로 측정한 이 시간 척도는 지형이 지속적 흐름 속에서 순간적인 상태일 뿐임을 드러내고, ‘아틀란티카(Atlantica)’는 약 20억 년 전인 고생대에 형성된 고대 대륙으로, 이후 서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동부를 형성하면서 분리되었다. 궁극적으로 구달의 영상, 사진, 몰입형 설치 작품은 무성한 초목, 바위 해안선, 눈 덮인 산, 늪지대 등 다양한 풍경을 묘사함으로써 인간과 비인간 생명체의 상호 연결성을 반영한다. 이 작품들을 통해 광활한 공간과 시간을 강조하고 인간 중심적이지 않은 존재 방식을 탐구할 수 있다.



Q6. 작가 노에미 구달 작품과 브레게 워치에 공통점이 있다면?

노에미 구달과 브레게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탐험하는 시간’과 ‘이해하는 시간’에 중심을 두고 있다. 구달은 풍경 속에 야심 차고 환상적인 설치물을 제작하고, 영화와 사진으로 기록한다. 한편 브레게는 역사적으로 강조해온 연구, 글로벌리티, 세심한 장인 정신에서 유사점을 지닌다. 또 구달은 생태학과 인류학의 교차점을 조사하고, 자연 세계에 대한 이론적 개념의 한계를 탐구하는 엄격한 자세가 브레게와 많이 닮았다고 본다. 문의 02-3479-1008



“브레게의 타임피스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장인의 감성과 섬세한 손길, 그리고 뛰어난 기술을 단순히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느낄 수 있는 놀라운 경험이었다. 오랜 시간 이어온 유산에 대한 존중, 그리고 역사적 표현과 혁신 사이의 균형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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