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zz Saint-Trop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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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04, 2012

글 지은경 | 사진 Anthony Lanneretonne, Manuel Zublena, Patrick Cuissard

프랑스 생 트로페(Saint-Tropez)는 프랑스인들에게 영원한 바캉스의 낙원으로 사랑받는 곳이다. 그렇기에 이곳엔 온갖 사치스러운 리조트나 트렌디한 패션 호텔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하지만 새로운 모험과 경험을 즐기고자 하는 모던 노매드족에게 그런 곳들은 그저 올드 패션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파리와 생 트로페에 호텔을 둔 세즈 호텔 체인은 이러한 점에 착안해 세즈 생 트로페 호텔을 새 단장했다. 디자이너 크리스토프 필레가 디자인한 가구와 크리스토프 퐁소가 조경한 정원, 그리고 피에르 가니에르 레스토랑 체인의 맛있는 요리가 생 트로페의 천국과 같은 날씨와 함께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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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올리브나무가 자라는 호텔 레스토랑의 테라스.

2 심플하지만 편안한 크리스토프 필레의 가구들이 놓인 호텔 룸.

3 밤이 오면 호텔 정원에 있는 스위밍 풀 주변의 아늑한 조명이 곳곳을 밝힌다.

4 세즈 호텔의 실내 스위밍 풀.

5 스위트는 전용 스위밍 풀을 갖추고 있다.

6 레스토랑은 피에르 가니에르의 메뉴로 운영된다.

7 화이트 컬러의 느낌을 최대한 이용해 화사한 생 트로페의 날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호텔 로비.



생 트로페는 복잡하고도 장엄한 역사를 지닌 곳이다. 켈트족과 그리스인들이 다녀간 후 로마인에게 점령당하고 이후 아랍인과 스페인인, 심지어는 1615년 로마로 향하던 일본인의 배가 험한 날씨 때문에 불시착한 흔적까지 있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도시이다. 그래서인지 생 트로페는 이국적이고 다문화적인 면이 다분하며 프랑스 상류층의 특색이 고루 섞여 있다. 그리고 천혜의 자연환경은 빼놓을 수 없는 이곳의 보물이다. 이러한 생 트로페에는 세즈 호텔 체인인 세즈 생 트로페 호텔이 있다. 세즈 호텔은 2005년 샤에 칼레지앙(Shahe´ Kalaidjian)이 파리에 문을 연 세즈 호텔이다. 프랑스의 신진 디자이너 크리스토프 필레가 디자인한 이곳은 내추럴하기보다는 심플한 디자인에 충실한 모던한 호텔이었다. 이후 세즈 호텔은 디자인 호텔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해왔다. 샤에 칼레지앙은 자신이 젊은 시절을 보낸 프랑스 남부, 특히 생 트로페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파리에서 디자인 호텔 사업에 성공하자 두 번째 호텔을 생 트로페에 세우게 되었는데, 디자인 콘셉트가 조금 색달랐다. 세즈 호텔이 주요 컬러가 회색 톤인 파리에 맞게 무채색의 모던한 스타일이라면 생 트로페의 분위기는 원색과 발랄함, 그리고 지중해의 깊고 푸른 바다의 환상적인 조합이 눈에 띈다. 거기에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모던하고 아름다운 크리스토프 필레의 가구가 어우러져 새로운 스타일을 창출해낸 것이다. 생 트로페는 아름답고 호사스러운 호텔이 즐비한 곳이다. 그렇기에 호텔 주인장 샤에 칼레지앙은 이곳을 색다른 안식처로 꾸밀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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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호텔보다는 여름 바캉스 하우스를 연상시키는 룸.
9 욕실의 큰 창문을 통해 생 트로페의 신선한 바람이 들어온다.
10 편안함과 심플함에 위트를 더한 크리스토프 필레의 가구 디자인.
11, 12 피에르 가니에르는 생 트로페의 풍미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로컬 푸드로 메뉴를 구성했다.



샤에 칼레지앙은 생 트로페 세즈 호텔을 이국적인 에스프리로 디자인하기로 결심했다. 아시아 여행에서 그가 만나고 느낀 것들과 더불어 그 어디에도 없을 법한 평온함을 갖춘 곳. 아름다운 식물들이 자라나는 공간과 그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서비스, 강렬한 햇살과 신선한 공기가 가득 넘치는 행복한 낙원. 그리고 그와 동시에 최상의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 아시아의 고요함과 뉴욕 햄프턴의 세련된 우아함을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는 스타일이 탄생한 것이다. 호텔은 총 37개의 룸, 35개의 일반 객실과 2개의 스위트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반 객실이 35개라고는 하지만 엄밀히 말해 이곳은 하나의 방이 아닌 작은 집으로 구성되어 있다. 2개의 스위트는 야외 풀장이 딸린 거대한 빌라이다. 이곳은 샤에 칼레지앙의 색다른 아이디어와 디자이너 크리스토프 필레의 모던한 가구, 인테리어 디자인, 조경가 크리스토프 퐁소가 야생 식물로 꾸민 아름다운 랜드스케이프가 모여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명소이다. 인테리어와 가구를 디자인한 크리스토프 필레는 최근 떠오른 프랑스의 대표 신진 디자이너이다. 절제된 라인과 소재, 클래식함과 모던함의 장점만을 뽑아 디자인한 것 같은 가구들을 세즈 호텔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는 자신이 디자인한 의자들을 보며 이렇게 말한다. “ 저의 세대는 임스의 가구들에 둘러싸여 어린 시절을 보냈지요. 임스 가구들은 그 당시 가구라는 것이 어떻게 모던하게 디자인될 수 있는지 매우 명쾌하게 보여줬는데 그 가구들은 지금도 최고의 스타일로 손꼽히지요.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 시간이 지나도 언제나 젊은 감성을 잃지 않는 가구를 만들어야 합니다. 생 트로페에는 매우 유명한 호텔 체인과 나름대로의 독창성을 자랑하는 패션 부티크 호텔이 즐비하지만 저는 세즈 생 트로페를 디자인할 때 그들과는 반대되는 관점에서 보고자 했습니다. 제게 가장 중요한 디자인적 요소는 생 트로페에 비치는 아름다운 태양 빛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생 트로페 호텔의 디자인 콘셉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호텔에 있지만 해변에 누워 있는 듯한 느낌, 바로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를 최대한 디자인에 융화시키는 것이었습니다. 태양, 물, 그림자, 나무. 시간이 한 템포 늦게 가는 듯한 착각. 그것들은 마치 새로운 세노그라피를 탄생시키거나 향수를 새롭게 블렌딩하는 작업과도 흡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특히 디자인에 중점을 둔 스틸 소재 의자는 심플하지만 일단 앉으면 낮잠을 잘 수 있을 만큼 안락합니다. 보는 것과 느끼는 것의 차이를 두어 사람들에게 또 한 번의 즐거움을 선사했지요. 저는 디자이너를 글 쓰는 작가나 아티스트, 영화감독 등 이야기를 해주는 직업의 사람들과도 같은 맥락으로 보곤 합니다. 사람들은 한 가구가 어떤 감정적인 가치에 접근하느냐에 따라 그것을 구입할지 말지 결정합니다. 마치 옛날 사진을 시간이 오래 지난 지금까지 계속 보관하는 느낌이랄까요? 모든 선택은 인생의 순간의 결정으로 이루어집니다. 스토리텔링과도 같죠. 따라서 가구를 살 때 소비자는 자신의 스토리를 완성해갑니다. 저는 호텔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이처럼 어떤 스토리를 선사할지를 두고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세즈 체어들이 탄생한 것이죠.”  이런 디자인 철학이 녹아 있는 세즈 생 트로페 호텔은 투숙객이 최상의 휴식과 아름다움을 만끽하도록 해주는 데 최선을 다한다. 진정한 쉼이 그리워진다면 이보다 더 탁월한 선택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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