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신비를 잉태한 결정체’라고 불리는 보석 중에서도‘끝판왕’으로 통하는 다이아몬드. 영국의 그라프(Graff)는 ‘다이아몬드의 왕’이라 불리는 로렌스 그라프가 설립한 브랜드로, 희소한 원석과 최고의 보석 세공 장인들의 솜씨가 빚어낸 명작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 신라 호텔에 들어선 이래 그라프 살롱은 하이 주얼리 애호가들에게 엄청난 주목과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데, 최근에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고혹적인 보석과 시계 컬렉션을 공개한 특별한 전시회를 개최했다. 런던에서 날아온 작품들은 단지 희소하다는 이유만으로 빛난다고 하기엔 절정의 아름다움도 품고 있었다.
3 정교한 스위스 무브먼트를 장착한 세련된 감각의 ‘마스터그라프 울트라 플랫 아이콘 스켈레톤 투르비옹’.
화려하면서도 정갈한 기품이 느껴지는 브로치 중에서 단연 돋보인 작품은 현 세기에 발굴된 원석 중 두 번째로 크다는 레츠엥 스타에서 나온 33.11캐럿의 서양배 모양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섬세한 ‘그라프 다이아몬드 버터플라이 브로치’. 이번에 아시아 최초로 전시됐다는 이 나비 브로치에는 총 86.42캐럿의 다이아몬드가 사용됐다. “배(pear)를 닮은 모양 자체도 그렇지만 최상의 품질을 뜻하는 D컬러 FL의 33.11캐럿 다이아몬드는 매우 특별한 가치를 지닙니다. 정말 아름답기도 하고요.” 이 전시회를 위해 홍콩에서 서울을 찾은 그라프 담당자 모니크 추는 이렇게 설명했다. 나비는 그라프의 브랜드 이미지와 자연스럽게 연동되는 상징적인 모티브다. 다이아몬드는 물론이고 사파이어, 에메랄드, 루비 등 다채로운 보석과 어우러진 나비 디자인의 매력은 일품이다. 우아한 나비가 무리를 지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표현했다는 ‘파베 버터플라이 컬렉션(Pave Butterfly Collection)’, 사랑스럽고 고아한 ‘클래식 버터플라이 컬렉션(Classic Butterfly Collection)’, 다채로운 모양의 옐로와 화이트 다이아몬드가 한 마리 노랑나비의 생기 있는 파닥임을 손가락 위에 재현해낸 듯한 반지 ‘옐로, 화이트 다이아몬드 버터플라이 링’ 등 다양한 나비 소재의 컬렉션은 뭇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5 화사한 꽃송이들 같은 다이아몬드 워치 ‘플라워 브레이슬릿 워치’.
6 손가락 위에 한 마리 노랑나비가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는 반지 ‘옐로, 화이트 다이아몬드 버터플라이 링’.
‘다이아몬드의 왕’이라고 불리는 그라프의 창업주 로렌스 그라프는 완벽한 세팅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는 완벽주의자로 유명하다. 그래서 그라프의 디자인에는 때로는 수백 시간이 걸린다고. 이번 전시회에서는 음악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세팅의 미학을 보여주는 ‘리듬 컬렉션(Rhythm Collection)’도 큰 주목을 받았다. 국경을 초월하는 언어이자 시간을 넘어서는 매체인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컬렉션으로, 그라프의 마스터 장인들은 마치 열정적인 작곡가가 선율 하나하나에 열정을 불어넣듯이 작업에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이 밖에 그라프가 최근 야심차게 부각하고 있는 각종 럭셔리 워치도 눈부신 볼거리였다.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는 모양새의 팔찌에 뚜껑을 열면 앙증맞은 시계가 숨어 있는 ‘서펜타인 시크릿 워치(Serpentine Secret Watch)’ 같은 황홀한 하이엔드 주얼리 워치를 비롯해 스위스에서 제작되는 정교한 무브먼트를 장착한 남성미 넘치는 세련된 다이아몬드 시계도 눈에 띄었다. 그라프의 모든 럭셔리 워치는 ‘인비저블 모자이크 세팅(Invisivle Mosaic Setting)’이라는, 특허 받은 디자인 요소를 품고 있는데, 2개의 삼각형 다이아몬드 사이에 육각으로 커팅한 다이아몬드를 넣는 방식이다. 프랑스의 사상가 질 리포베츠키는 “럭셔리란 사람의 재능을 통해 사물이 완벽해지는 것”이라고 정의한 적이 있다. 요즘 하이엔드 주얼리와 시계가 뿜어내는 미학적인 완성도와 정교하면서도 아름다운 메커니즘을 보고 있노라면 그러한 발언에 동감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