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 그곳, 노웨어(nowhere)를 모티브로 에트로만의 기발한 제스처를 담은 2024 S/S 컬렉션을 공개한다.
작년 6월 에트로에 합류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르코 드 빈센조가 선보이는 세 번째 컬렉션, 2024 S/S 에트로 컬렉션은 이번 밀라노 패션 위크의 헤드라이너가 틀림없었다. 신전에서 볼법한 기둥을 세워 쇼장을 도심 한가운데에 신비로운 문명이 등장할 것 같은 유쾌한 상상을 실현하는 장소로 표현했다. 이번 컬렉션에서 에트로는 현실 세계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으며 오로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것 같은 미지의 공간, 노웨어(nowhere)를 새롭게 정의했다. 그 어떤 것을 유형화하거나 규칙에 묶어두지 않고 모든 합리적 사고와 논리적 귀결점이 무용지물되는 곳이기도 하다. 마르코 드 빈센조는 노웨어를 존재하는 모든 것이 패션을 은유하는 대상이 되는 자유로운 곳이라 믿었다.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무한히 조화를 이뤄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행위를 허용하기에 자신과 세상에 대한 다채로운 스토리를 풀어낼 수 있다. 컬렉션에는 이런 모티브를 담아낸 웨스턴풍 브로케이드와 재킷, 넥타이 모티브 패턴이나 스트라이프, 데님과 테리 패브릭을 과감하게 사용한 의상까지, 생동감 넘치는 스타일이 넘쳐난다. 특히 모든 이의 눈길을 끌었던 폴리네시아식의 땋은 머리 패브릭 장식은 텍사스 부츠 앞코까지 길게 늘어뜨려 기묘한 무드를 자아냈다. 와이드 셔츠에는 신비로운 섬의 문신 같은 일러스트가 자유분방하게 담겨 있으며, 스커트의 스트라이프는 관능적인 스타일링을 완성하는 힘이 된다. 직선적이거나 수직적으로 길게 떨어지는 실루엣, 보디를 부드럽게 감싸 체형을 드러내는 스타일, 아래에서 위로 열리는 재킷, 하의와 대조되게 풍성한 볼륨감의 블레이저 또는 바시티 재킷 등 다양한 모티브가 모여 에트로만의 조화로운 앙상블을 자아낸다. 절대적인 이 조화에 포인트가 되어줄 고대 미케네의 부활의 상징이자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를 지닌 문어 일러스트 또한 주목할 만한 부분. 그리고 눈을 가린 여신 형상의 귀걸이는 많은 고민 대신 오로지 본능과 상상력으로만 자유롭게 옷을 입는 행위를 표현하며, 도전을 통한 보상의 의미를 담았다. 문의 02-3446-1969
2~4 다채롭고 유니크한 직물을 활용해 자유분방한 실루엣이 돋보이는 룩.
5 프린지 장식을 더한 사투르노 백.
6 2024 S/S 에트로 컬렉션의 피날레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