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대만 타이베이의 중정 기념당 앞에 펼쳐진, 눈부시게 반짝이는 황금빛 밀밭과 함께 아름다운 밀의 고귀한 모먼트를 담은 샤넬 화인 주얼리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 ‘레 블레 드 샤넬(Les Ble´s de Chanel)’을 만났다.
2 샤넬과 이벤트 기획자 가드 벨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완성한 대만 타이베이 중정 기념당 광장에 설치된 황금빛 밀밭.
3 실제 밀 이삭 크기로 제작한 ‘Le’gende de Ble” 네크리스. 목걸이 끝부분에 5캐럿짜리 나베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했고, 세팅 시간을 제외한 제작 시간만 무려 총 6백20시간이 소요되었다.
4 황금빛으로 무르익은 밀을 표현한 ‘Fe^te des Moissons’ 브레이슬릿은 제작하는 데만 무려 8개월, 세팅 작업은 한 달 정도 소요된, 고난도 기술을 요하는 마스터피스다.
5~7 밀을 꼬아 만든 화관 형태의 디자인이 돋보이는 ‘Fe^te des Moissons’ 컬렉션. 25캐럿의 직사각형 옐로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목선을 유려하게 감싸는 디자인의 네크리스를 메인으로 링과 이어링, 팔찌로 구성했다.
풍요, 재탄생, 번영, 행운, 끝없는 창의력의 상징, 밀. 평범하고 쉽게 볼 수 있는 곡물이지만, 가브리엘 샤넬에게는 굉장히 특별하고 남다른 의미가 있는 모티브다. 운명적으로 밀의 수확이 이루어지는 추수감사절에 태어난 것을 시작으로 일찍이 어린 시절부터 밀과 관련한 좋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던 그녀는 ‘나의 선한 밀’이라는 표현을 쓰며 밀이야말로 선하고 온전한 모든 것을 상징한다고 믿었다. 현재까지 아카이브로서 예전 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캉봉가에 위치한 샤넬의 아파트와 리츠 호텔의 스위트룸, 라 파우자의 집에 가보면 실제 밀이나 목각과 브론즈로 만든 밀 모형, 밀 그림 등 밀을 표현한 장식이 주변을 가득 채운 것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그녀는 밀 이삭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그만큼 밀은 그녀에게 매혹적인 행운의 상징이자 부적이었고, 샤넬을 상징하는 중요한 모티브 중 하나로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이처럼 가브리엘 샤넬의 세계를 이루는 근본적 요소 중 하나인 밀은 비로소 이번 시즌, 아름다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으로 승화되어 찬란한 빛을 선사한다. 밀의 탄생부터 노랗게 무르익는 순간까지 성장 주기의 고귀한 모먼트를 담은 62점의 하이 주얼리, ‘레 블레 드 샤넬’ 컬렉션이 바로 그것. 샤넬 화인 주얼리에서 밀이라는 하나의 테마로 전체 컬렉션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샤넬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62점의 오트 주얼리 피스는 밀의 라이프 사이클을 창의적인 방법으로 체계화하기 위해 행운, 번영, 행복, 재탄생이라는 네 가지 가치에 따라 구성했다. 그리고 보다 자연주의적 접근 방법을 통해 샤넬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탄생시켰다.
이번 컬렉션 론칭을 기념해 샤넬은 문화 예술 후원 활동의 개념으로 거리 예술 크리에이터이자 이벤트 기획자 가드 벨(Gad Weil)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블레 방돔(Ble´s Vendo^me, 방돔의 밀)> 전시를 지난 7월 한 달간 파리 방돔 광장에서 개최했다. 넓은 광장에 금색을 입은 밀을 가득 채워 이곳을 방문한 모든 이들이 밀로 가득 찬 정원을 감상하고 금빛 물결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것. 이는 지난 8월 순회 전시로 대만 타이베이 중정 기념당 광장에도 설치해 레 블레 드 샤넬 컬렉션의 가치와 밀이 지닌 풍요로운 자연의 아름다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시금 조명했다. 레 블레 드 샤넬 컬렉션 전시 관람을 위해 직접 방문한 타이베이 중정 기념당 앞에는 눈부신 햇살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금빛 밀밭이 눈앞에 펼쳐져 감탄을 자아냈다. 손으로 금색을 칠한 수만 개의 프랑스산 밀을 타이베이로 직접 가져와 이를 다시 수작업으로 광장에 하나하나 심었다고 설명한 가드 벨은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밀을 표현하기 위해 밀의 각도, 무게 등을 세심하게 계산해야 하는 고도의 작업이었다고 그 과정을 전했다. 이 특별한 행사는 가브리엘 샤넬이 태어난 소뮈르에서도 전시될 예정으로, 농촌의 중요성을 다시금 조명하고 누구나 마음속으로 그려온 시적인 아름다움을 느끼는 순간을 경험하는 특별한 공간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