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마이클 잭슨의 월드 투어를 위해 제작했던 댄싱 슈즈.
3스포츠카 마니아로 잘 알려진 체사레 파치오티. 평소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관심이 많아 액세서리와 홈 컬레션까지 선보였다.
쇼핑에 대한 안목이 높아질수록 ‘개성?과 이를 품격 있게 드러낼 수 있게 하는 ‘완성도?의 중요성이 높아진다. 값비싼 제품에 대한 맹목적인 소비의 시기가 지나고 가격에 걸맞은 히스토리와 제품력을 갖춘 브랜드를 찾는 이들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이렇게 소비 패턴이 성숙해질수록 사랑받는 것은 바로 이탤리언 브랜드다.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고유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이탤리언 브랜드들의 ‘작품?에 가까운 패션 아이템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슈즈. 화려한 이탤리언 슈즈 브랜드 중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는 체사레 파치오티다. 브랜드의 심벌인 단검과 아찔하게 높은 하이힐, 과감한 디자인의 남성 슈즈로 대표되는 이 브랜드는 마이클 잭슨의 댄싱 슈즈와 장동건의 웨딩 슈즈를 제작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매거진업계의 화려함을 그린 패셔너블한 드라마 <스타일>에서 완벽한 패션을 선보이는 편집장으로 등장했던 여배우 김혜수가 매회 즐겨 신었던 구두도 바로 체사레 파치오티의 구두다.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슈즈?라는 별칭을 지닌 이 브랜드의 역사는 이탈리아의 작은 구두 공방에서 시작되었다.
체사레 파치오티는 실제 이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수장의 이름으로,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우리가 가장 전형적으로 상상하는 멋진 이탤리언이다. 터프한 음악과 오토바이, 최고급 스포츠카를 즐기는 디자이너의 모습은 그대로 브랜드를 상징한다. 풍류와 여유를 즐기는 이탤리언 특유의 라이프스타일도 브랜드 전체에서 그대로 배어난다. 화려하지만 품격을 잃지 않고, 제품을 통해 인생의 가장 멋진 순간을 이야기한다. 지금은 슈즈뿐 아니라 패션, 향수, 아이 웨어, 홈 컬렉션까지 선보이는 토털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는 체사레 파치오티의 화려한 명성은 브랜드의 이름과 동일한 디자이너의 역량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1948년 체사레 파치오티의 아버지인 주세페 파치오티는 수공 구두 장인으로서 100% 핸드메이드로 남성 클래식 구두를 만드는 회사를 경영했고, 이것이 지금의 체사레 파치오티 브랜드의 전신이다. 10대 시절 밴드에서 드럼 연주자로 활동할 만큼 음악에 대해 남다른 열정을 지닌 체사레 파치오티는 세계 일주와 이탈리아 명문 아트 스쿨인 볼로냐 DAMS의 학업 생활을 통해 예술적 기질과 비즈니스 마인드를 발전시켰고, 1980년 남성 슈즈를 디자인해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 ‘체사레 파치오티?를 론칭했다.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이어지면서 새롭게 거듭난 이 브랜드는 파격적인 스타일과 새로운 경영 방식으로 독특한 브랜드의 입지를 구축했다. 그의 독보적인 디자인은 지아니 베르사체, 돌체앤가바나, 로베르토 까발리와 같이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구두 컬렉션을 디자인할 정도로 초기부터 인정받았다. 빠르게 성장하는 브랜드의 명성에 걸맞게 화려하고 도전적인 디자인의 여성 슈즈 컬렉션을 선보였고, 파격적인 스타일의 하이힐은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러한 명성은 아버지가 경영했을 때와 같이 오로지 수작업으로 구두를 완성하는 경영 철학에서 비롯되었다. 화려하지만 편안하고, 튀는 디자인이지만 품격 있고 다리 라인을 아름다워 보이게 만드는 특별한 노하우는 체사레 파치오티에 대한 신뢰를 높여주었다.
체사레 파치오티를 이야기할 때 일본 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유럽 스타일을 완벽하게 받아들여 소화해내는 만큼, 이탤리언 브랜드에 대해 까다로운 잣대를 지닌 일본 사람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화려함을 극대화한 여성 하이힐은 물론, 과감하게 느껴지는 남성 슈즈는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을 발매할 때마다 품절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좋은 구두 브랜드 제품을 수집하고 스타일링하며, 구두를 관리하는 방법까지 높은 수준에 오른 일본 남성들 사이에서 마니아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은 그 퀄리티와 디자인의 완성도를 인정받았다는 증거다. 이러한 클래식 라인 외에도 할리우드 스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캐주얼 라인 ‘포러스(4US)? 컬렉션 역시 미국과 일본 마켓에서 판매율이 높아 브랜드의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국내에도 지난해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를 론칭하며 토털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구두는 이제 액세서리가 아니라 패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특별한 상징이 되어가고 있다. 가방보다 구두가, 어떤 브랜드냐보다는 어떤 디자인이냐가 중요한 시대다. 디자인 그 자체로 아이덴티티를 드러낼 수 있는 브랜드가 얼마나 될까. 특별한 패션을 완성하고 싶어 하는 남성이라면, 시선을 사로잡는 나만의 하이힐이 필요한 여성이라면 체사레 파치오티는 개성과 안목, 완성도를 모두 거머쥘 수 있는 대담한 선택이 될 것이다. 문의 02-545-8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