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 or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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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8, 2015

에디터 권유진 | 포토그래퍼 구은미(행사장 및 디자이너 인터뷰)

기능성 웨어라는 한정된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재기 발랄하고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건 럭셔리 골프 웨어 브랜드 ?마크앤로나(MARK&LONA)’가 국내에 론칭한다. 위트 있는 해골 모티브를 상징으로 골프 웨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룩이 가득하다. 이처럼 개성 있고 톡톡 튀는 골프 웨어를 탄생시킨 사람이 누구일지 궁금해졌다. 얼마 전, 서울을 방문한 마크앤로나 CEO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토모아키 마쓰무라(Tomoaki Matsumura)와 직접 대면해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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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웨어의 고정관념을 깨다, 마크앤로나
이 페이지의 우측에 실린 대표 비주얼을 살펴보자. 트렌디한 패션 브랜드의 화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는 럭셔리 골프 웨어 브랜드 마크앤로나의 2015 S/S 컬렉션 비주얼이다. 보통 ‘골프 웨어’를 떠올리면 드는 생각은 단순하고 진부하다는 것. 상표만 가리면 비슷비슷한 스타일로 보일 정도로 획일화된 디자인을 선보이는 보수적인 골프 웨어 시장에서 트렌디함을 기대하기란 사실 어렵다. 이런 점은 마크앤로나의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토모아키 마쓰무라에게도 큰 숙제이자 고민이었다. 그는 “2007년 마크앤로나를 만들 당시만 해도 럭셔리 골프 웨어라는 카테고리는 없었습니다. 그 때문에 남들이 도전하지 않는 분야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불안함을 느꼈어요. 저는 럭셔리하면서도 보다 트렌디한 패션을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접근하고 싶었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하나의 문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골프 웨어였어요. 정식 론칭 전에 라스베이거스에서 소수의 고객만 초대해 마크앤로나 트렁크 쇼를 열었는데, 반응이 굉장히 뜨거웠어요. 일본의 유명 편집 숍인 빔스, 유나이티드 애로즈 등에 입점하면서 ‘이건 되겠구나!’라고 성공을 예감했죠”라고 럭셔리 골프 웨어 시장에 주목하고 이를 발전시킨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스스로를 ‘멀티 크리에이터’라고 칭하며 웹사이트 디자인, 영상물 제작 등 다방면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는 그는 사실 패션을 전공한 디자이너는 아니다. “어릴 때부터 옷 리폼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제가 리폼한 옷을 본 사람들은 늘 이 옷이 어느 브랜드 제품인지 궁금해했죠. 전 사실 전자 제품 영업사원이었어요. 하지만 결국 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패션뿐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렇지만 정식으로 패션을 공부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이론으로 패션을 배우면 저의 디자인 모토인 자유가 사라질 것만 같았거든요.” 이처럼 ‘혁명’과 ‘자유’를 브랜드 철학으로, 골프 웨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자유로운 발상을 모토로 하는 마크앤로나는 전통적인 스포츠인 골프에 프레피, 펑크 등 패션 브랜드에서나 볼 법한 콘셉트를 적용해 독창적인 골프 웨어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신선한 프로젝트는 전 세계적으로 두꺼운 마니아층을 보유한 <스타워즈>와의 컬래버레이션이다. <스타워즈>의 다스 베이더 캐릭터를 재치 있게 골프 웨어로 재해석했는데, 다스 베이더 와펜 장식을 부착하거나 <스타워즈> 카툰 프린트를 활용해 마크앤로나 컬렉션 중 가장 사랑받는 라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스타워즈>의 팬이라는 토모아키 마쓰무라는 “마크앤로나의 하이엔드 컬렉션인 블랙박스 라인의 강한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강렬한 캐릭터가 필요했어요. 때마침 떠오른 것이 <스타워즈>의 다스 베이더였는데, 이는 캐릭터로 활용하기에도 굉장히 좋았죠. 그리고 <스타워즈>에 나오는 대사를 보면 골프 용어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 꽤 많아요”라고 말했다. 스타일과 디자인에 중점을 둔 브랜드라고 해서 기능성은 형편없을 거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슬림 핏의 티셔츠일지라도 패턴에 변화를 주어 스윙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편안한 착용감과 기능성을 기본으로 갖춘 것이 특징이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라는 독일 조형 학교 바우하우스의 철학을 디자인 철학으로 삼은 그는 기능성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디자인은 그 정의처럼 특정한 목적을 위해 탄생하고, 그것엔 다 이유가 있어요. 마크앤로나의 디자인은 기능이라는 언어 자체를 형상화시키는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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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웨어 브랜드
마크앤로나는 토모아키 마쓰무라의 친구이자 할리우드 셀러브리티 커플인 기업가 마크(Mark)와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로나(Lona)에게서 영감을 받아 이름 지어졌다. 그들을 마스코트로 표현하기 위해서가 아닌, 자유분방하고 하루하루를 즐기며 살아가는 그들의 삶 자체가 브랜드 마크앤로나가 추구하는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크앤로나는 원단이나 패턴이 강한 브랜드예요. 골프 웨어를 넘어 패션 카테고리 진출까지 생각하고 있죠. 실제로 F/W 시즌에 마크앤로나 수트를 출시할 예정이에요. 더불어 소파나 커튼 등 리빙 브랜드로까지 확장을 생각하고 있어요. 마크앤로나가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만큼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아우르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어요.” 일본에서는 25세부터 60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마크앤로나 의상을 즐겨 입는다. 나이를 불문하고 남들과는 다른 스타일을 원하는 개성 강한 골퍼에게는 유니크하고 감각적인 마크앤로나가 매력적이라고 여겨질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브랜드이지만 일본에 가면 마크앤로나 매장에 꼭 들른다는 이야기가 들릴 만큼 국내 마니아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국 시장에서는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웨어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싶어요. 골프 자체가 한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는 스포츠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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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S/S 컬렉션, 트로피컬 서커스
마크앤로나의 이번 2015 S/S 컬렉션은 트로피컬 리조트에서의 서커스를 테마로, 레인보, 보태니컬 그래픽, 하와이언 훌라 걸 등 컬러풀하고 팝한 패턴과 디자인이 주를 이룬다. ‘패턴의 귀재’라 할 만큼 다양한 프린트가 눈에 띄는데, 대부분 빈티지 옷이나 유럽의 빈티지 소품에서 영감을 받았다. 유니크한 디자인만큼이나 골프 웨어 브랜드의 비주얼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할 만큼 신선한 비주얼 역시 모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토모아키 마쓰무라의 손을 거친다. “이번 시즌엔 열대 우림을 표현할 온실을 찾아내는 것이 미션이었어요.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살아 있는 나비를 풀어놓았는데 다 날아가버리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사진에서는 볼 수 없네요(웃음).” 평소 화려한 라이프를 즐길 것 같지만 예상과 다르게 홀로 낚시를 하며 조용히 상상하고 아이디어를 구상하길 좋아한다는 그는 실제로 만나보니 더욱 유쾌하면서도 진중하고, 예술적 상상력과 창작 에너지가 넘치는 CEO이자 디자이너였다. 이런 그의 독보적인 개성과 색깔을 그대로 반영한 마크앤로나의 미래가 밝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마크앤로나의 전 라인은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에서 선보이며, 이번 국내 론칭을 기념해 블랙 카무플라주 패턴의 익스클루시브 아이템을 선보인다. 올봄 라운딩이 더욱 기대되는 건, 비단 에디터뿐만은 아닐 것이다.

문의 02-3479-6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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