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월드에서 버스를 타고 바젤에서 두어 시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세뉴레지에(Saignele´gier) 마을에 도착하니, 따스한 정취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병풍 삼은 아주 모던하고 현대적인 모리스 라크로아 매뉴팩처가 눈에 들어왔다. 공장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외부 모습은 물론 내부 시스템까지 현대적인 이곳에는 모리스 라크로아의 핵심인 디자이너, 엔지니어, 설계가와 워치메이커로 이루어진 모리스 라크로아 아틀리에가 있다. 이들은 브랜드와 기계식 시계의 역사와 전통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무브먼트와 컴플리케이션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아이디어를 탄생시키는 시계 전문가 그룹이다. 모리스 라크로아의 시계는 독특하게도 아이디어 구상과 디자인 개발이 먼저 이루어진 후 그에 맞게 무브먼트를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제작 방식을 통해 다른 브랜드에서는 볼 수 없는 독보적인 디자인의 시계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 모리스 라크로아 매니징 디렉터 스테판 웨이저(Stephane Waser)는 “디자인의 혁신을 주도하는 모리스 라크로아의 디자인팀은 총 7명으로, 발상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보다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외부 디자이너와 함께 제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1961년 조립 공방으로 시작해 전 세계 3천3백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워치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원동력이 되어준 것은 모리스 라크로아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자사 매뉴팩처다. 모리스 라크로아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담은 시계는 총 세 곳의 매뉴팩처를 거쳐 완성되는데, 제품을 개발·조립하고 애프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뉴레지에 프로덕션 매뉴팩처와 케이스만 제조하는 켈로즈 케이스 팩토리, 그리고 인하우스 제품의 부품과 무브먼트의 생산이 이루어지는 몽포콩 부품 공장이 바로 그곳이다. 특히 세뉴레지에 프로덕션 매뉴팩처에서는 시계 조립, 퀄리티 컨트롤, 애프터 서비스 과정까지 모두 장인의 손으로 이루어지는 모리스 라크로아의 핵심 공방이다. 통유리로 둘러싸인 내부는 채광량이 풍부해 워치 매뉴팩처로서 최적의 입지를 갖춘 것은 물론, 수백 번의 테스트를 거쳐야 제품으로 유통될 수 있는 엄격한 검수 시스템과 작업에 방해가 될 수 있는 먼지 하나도 철저히 컨트롤하는 깨끗한 위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는 모리스 라크로아가 목표로 하는 ‘최상의 퀄리티’를 탄생시키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 또 햇살이 밝게 내리쬐는 새하얀 공방 안에서는 아주 작은 시계 부품을 조립하고 테스트하는 장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들 중 대부분이 최소 10년 이상 시계만 제작해온 장인이다. 모리스 라크로아를 대표하는 사각형 휠 시계인 ‘마스터피스 레귤레이터 루 까레’ 역시 이곳에서 탄생했다. 스테판 웨이저는 “모리스 라크로아 매뉴팩처에는 열정을 지닌 우수한 팀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그들의 창의력과 재능, 전문적 기량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죠. 사각형 휠에 대한 아이디어는 다이얼 위에 세컨드 핸즈를 표시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기 위해 그들과 함께 진행한 브레인스토밍 중에 탄생했습니다. 이를 과연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하며 연구를 거듭했죠. 결국 이 아이디어를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개발에 착수했고, 자사 매뉴팩처에서 엄격하고 완벽한 공정을 거쳐 18개월 후 자랑스럽게 세상에 발표할 수 있었어요”라고 시계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었다. 또 올해 바젤월드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마스터피스 파워 오브 러브’도 인하우스 기술력을 적용해 탄생시켰는데, 3개의 하트 모양 휠은 모리스 라크로아만의 독보적인 기술력이 돋보이는 LIGA 공정으로 완성했다. 이 공정에 대해 스테판 웨이저는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LIGA 공정은 석판인쇄, 전기도금, 그리고 몰딩, 이 세 가지 공정으로 구성됩니다. 먼저 컴퓨터상에서 부품과 기타 요소를 디자인합니다. 그런 다음 디자인을 포토마스크로 변환한 뒤 이를 웨이퍼 위에 놓고 자외선을 투과해 합성수지를 중합하고, 마지막으로 틀이 만들어지면 전류가 흐르는 통에 웨이퍼를 넣고 구멍으로 전류를 흘리죠. 전류가 오르면 래핑 프로세스를 통해 필요한 만큼 두께를 만들고, 표면과 합성수지가 용해되면 비로소 휠이 완성됩니다. 이 공정들은 매우 심도 깊은 정밀함이 필요한 작업이며 이는 모리스 라크로아 매뉴팩처의 오랜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기술입니다.” 이처럼 공장 구석구석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제품 공정을 보여줄 수 있는 브랜드는 그리 많지 않다. 시계는 보는 것보다 직접 착용해보았을 때 진가를 알 수 있듯이 워치메이킹 역시 그 과정을 직접 보면 시계는 단순한 제품 아닌, 오랜 역사와 장인 정신, 혁신을 담은 시계, 그 이상의 가치로 다가온다.
모리스 라크로아는 1백만원대부터 1천만원대까지 가격대가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14개의 자사 무브먼트를 가지고 있으며, 이런 뛰어난 자사 무브먼트를 장착한 시계를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것, 더불어 매뉴팩처의 전문성과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을 모두 겸비해 여러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은 이들만의 특별함이다. 모리스 라크로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시계는 ‘폰토스’다. 그리스어로 ‘바다’를 지칭하는 이 시계는 정확도 높은 기능과 대중적이면서 스포티함을 갖춘 세련된 디자인으로 모리스 라크로아의 시계 라인 중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바젤월드에서는 FC바르셀로나와 협업해 완성한 24개의 ‘FC바르셀로나 폰토스 S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했다. 이는 디자인 혁신과 더불어 젊은 층을 사로잡고 한발 더 진보하는 모리스 라크로아의 열정이 담긴, 올해 가장 재미있고 큰 이슈가 된 워치 컬렉션이다. 국내에는 11월부터 한정판으로 출시한다고 하니 놓치지 말 것.
문의 02-3218-2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