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azzling moments at the Han 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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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07, 2023

에디터 성정민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 서울의 가장 상징적인 공간인 한강 잠수교 조명이 켜지며
루이 비통의 프리폴(pre-fall) 쇼가 막을 올렸다.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그 생생한 현장에서 펼쳐진 크고 작은 울림의 서사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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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비통은 그동안 브랜드의 철학이자 출발점인 ‘여행의 예술(Art of Travel)’에 기반해 세계적 랜드마크에서 패션쇼를 진행하며 문화유산을 향한 경의를 표해왔다. 이런 브랜드가 과연 대한민국 서울에서는 어떤 장소를 택할지 여러 궁금증과 추측이 난무하던 찰나, 드디어 그 장소가 공개되어 온 서울이 들썩였다. 바로 한강 잠수교. 밤마다 화려한 조명 아래 물이 떨어지는 장소임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서울 시민들의 기대감은 증폭됐다. 그리고 드디어 잠수교 아래에서 쇼가 펼쳐졌고, 모든 이들이 루이 비통의 장소 선정이 탁월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을 관통하는 가장 큰 강이자 물줄기를 타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역동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한강이야말로 서울의 문화와 역사, 미래가 공존하는 상징적 존재라고 확신한 루이 비통의 선택은 옳았다. 더불어 루이 비통 여성 컬렉션 아티스틱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Nicolas Ghesquie`re)의 철학인 창조적 협업 정신을 바탕으로 한국의 소프트파워 저력을 세계에 알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크리에이티브 어드바이저(creative advisor)로 쇼 콘셉트 및 시노그래피 디자인에 참여하면서 거대한 규모의 아름다운 쇼가 비로소 완성되었다. 푸른빛 조명으로 물든 한강의 잠수교에 우리나라 전통 농악이 울려 퍼지며 쇼가 시작됐다. 곧이어 산울림의 ‘아니 벌써’가 흘러나오고 스타트를 장식한 <오징어 게임>의 히로인이자 모델 정호연이 첫 번째 오프닝 의상을 입고 힘찬 워킹으로 등장했다. 이어 펄 시스터즈의 ‘첫사랑’이 재생되며 쇼 음악에서부터 관객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대한민국의 전통 음악, 대중가요가 울려 퍼지는 잠수교에서 힘차고 역동적으로 워킹하는 모델들과 루이 비통 2023 프리폴 컬렉션 룩. 이 모든 것이 15분가량의 짧은 쇼에 모두 버무려져 하나의 완벽한 동화작용을 이뤄냈다. 한국적인 것에 서울의 문화와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녹여내고자 한 루이 비통의 계획과 목표가 완벽하게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이번 루이 비통 프리폴 패션쇼는 2023~2024년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해외 관광객과 서울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행사란 점에서 더 뜻깊다. 루이 비통은 자사 SNS 채널뿐 아니라 서울 곳곳에 설치된 LED 스크린을 통해 패션쇼를 전 세계에 생중계했고, 1백여 명의 관련 전공 학생을 패션쇼 현장에 초청해 이 모든 과정을 서울 시민과 함께했다. 쇼를 기획하고 진행한 루이 비통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자 서울 시민으로서 한국적인 것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아주 뜻깊은 기회가 되었던 루이 비통 2023 프리폴 쇼. 이 이벤트는 과거가 되었지만 앞으로 또 다른 패션과 문화, 그리고 서울의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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