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CULTURE] ECOSOPH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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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03, 2024

글 고성연(아트+컬처 총괄 디렉터)

가끔은 등골이 서늘해질 만큼 하루가 다르게 똑똑해지고 있는 인공지능(AI)의 시대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기술 문명이 일취월장할지라도 위대하고 신비롭고 때때로 무자비하게도 느껴지는 대자연의 섭리 앞에서 인간은 그저 겸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통제’를 좋아하는 인간과 그 범주를 가뿐히 뛰어넘는 자연의 관계는 어떻게 흐르고 있을까요? 고도의 기술을 장착한 인간은 자연과의 거리를 스스로 벌어지게 했음에도 ‘자연적인 것’을 무던히도 신성시하고 목말라 하는 아이러니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문명’과 ‘자연’, ‘인간’과 ‘자연’이 패권을 놓고 겨루거나 대립하는 관계가 아닌데도 말입니다. 얼마 전, 경북 군위에 자리한 사유원이라는 범상치 않은 수목원을 처음으로 찾았을 때 직관적으로 스친 생각은 ‘이 숲의 진정한 주인은 누구일까?’라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건축의 현인’이라고 여기는 알바루 시자를 비롯한 내로라하는 건축가들이 세심한 애정이 느껴지는 창조혼을 불어넣은 사유원은 워낙 규모가 있기도 하고 볼거리도 많아 이리저리 다니느라 의외로 사유(思惟)의 시간을 누릴 여유가 많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숲의 주인이 아니고, 그저 자연의 일부’임을 깨달은 어떤 정적인 순간을 맞닥뜨리기는 했습니다. 하잘것없이 그저 자연으로 돌아가게 될 우리네 인생이 애잔하고 서글퍼지기보다는, 이 거대하고 아름다운 순환 생태계를 존중해야겠다는 작은 다짐을 하게 됩니다. 비록 주인은 아니지만 그 심오한 전체를 이루는 소중한 일부로서 우리 모두는 저마다 ‘주인공’이니까요. 그리고 그 찬란한 세계에 존중을 표하는 방식에는 이 우주 아래 어쩌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생물학적인 ‘예술 경험’을 발견하고, 빚어내고, 나누는 일이 포함되겠지요. 예술이란 진화를 거듭해온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임을 설파하는 <미학적 인간>의 저자 엘렌 디사나야케의 주장을 실천하듯 말입니다. 이번 <스타일 조선일보> ‘Art+Culture’ 여름 스페셜호에는 ‘생태적 지혜(ecosophia)’를 저마다의 생의 여정에서 의미 있게 펼쳐 보인 이들의 다채로운 행보를 담아봤습니다. 긴 여름, 심신의 목마름을 오아시스처럼 축여줄 ‘예술 경험’을 글 안팎에서 누리시기를 바라마지않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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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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