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ntique Biennale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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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 2014

에디터 배미진 (파리 현지 취재)

주얼리의 수도가 파리 방돔이라면 완벽한 하이 주얼리의 데뷔 무대는 파리 그랑 팔레에서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앤티크 비엔날레다. 올해도 어김없이 9월 11일부터 21일까지 열린 앤티크 비엔날레의 화려함과 품격, 고귀한 아름다움을 기사로 전하기 위해 그랑 팔레를 찾았다. 샹젤리제의 끝자락, 1900년에 세워진 이 유서 깊은 전시장을 가득 메운 수많은 예술품들 사이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위대한 주얼리 브랜드들이 선보이는, 한 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이다. 최고의 주얼리 하우스가 완성한, 살아 숨쉬는 예술품인 하이 주얼리가 선사하는  앤티크 비엔날레의  특별한 순간을 <스타일 조선일보>가 직접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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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보석들의 시대, 파리 앤티크 비엔날레 2014
1962년에 시작해 올해로 27회를 맞은 앤티크 비엔날레. 베르사유 가든에서 영감을 얻은 7000m2의 전시장은 눈부신 스톤과 주얼리에 깃든 고귀한 영혼 장인 정신을 기념하는 화려한 축제의 장이다. 샹젤리제와 루브르 거리를 잇는 이곳에서 우리는 보석에 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확인하거나, 미처 깨닫지 못한 진실을 알 수 있다. 바젤 월드, 엑스포, 리빙 페어 등 세계적으로 수많은 전시회가 있지만 이만큼 고상하고 드라마틱한 물품이 출품되는 행사는 없을 것이다. 세계적인 경매장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진귀한 앤티크 피스는 물론 새로운 하이 주얼리의 데뷔 무대가 되는 이곳은 주얼리 브랜드에 있어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2년에 한 번 개최되는 앤티크 비엔날레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이것은 마치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가문의 문장이나 귀족임을 증명하는 서훈 같은 것이다. 유서 깊은 브랜드의 정신, 상당한 양의 새로운 원석, 그리고 누구에게나 인정받을 수 있는 공고한 히스토리가 없다면 감히 이곳에 발을 들일 수 없다. 주얼리 브랜드뿐 아니라 갖가지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9월 10일 하루 먼저 개최되는 프리뷰 개막식에 찾은 앤티크 비엔날레 전시장은 말 그대로 파티장이자 사교계 인사들이 모이는 자리였다. 실제로 눈에 익은 하이 주얼리를 착용하고 나타난 각 브랜드의 VIP들부터 브랜드의 주요 인사, 초대받은 프레스들이 이 특별한 공간을 가득 메웠다. 베르사유 정원에서 영감을 얻은 부스와 부스를 잇는 길을 따라 샴페인과 와인, 그리고 카나페로 가득 찬 테이블이 늘어서 있고, 사람들은 자유롭게 진귀한 예술품들 사이에서 의견을 나누었다. 이 고귀한 작품들은 예술품이기도 하지만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는 투자나 컬렉팅을 위한 쇼핑 대상이 되기도 한다. 박물관의 예술품이 유물이 되어 공공재로서 가치를 발한다면 이곳의 앤티크 주얼리 피스와 그림, 고가구, 조각품은 품격 있는 쇼케이스에 담겨 소유할 수 있는, 살아 숨 쉬는 예술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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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티크 비엔날레의 꽃, 하이 주얼리 컬렉션
앤티크 비엔날레를 가장 화려하게 수놓는 것은 바로 하이 주얼리 컬렉션이다. 각 브랜드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총력을 기울여 자신만의 개성을 펼친다. 아주 진귀한 원석부터 장인 정신이 느껴지는 섬세한 세공의 주얼리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곳에서 상당한 양의 하이 주얼리가 판매되기에 모든 브랜드는 집중에 집중을 거듭한다. 올해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최근 앤티크 비엔날레에 새롭게 데뷔한 그라프. 기존 앤티크 비엔날레에서 보기 힘들었던 원석 자체에 포커스를 맞춘 드라마틱한 다이아몬드 브로치는 주얼리에 대한 식견을 갖춘 이들은 물론 보석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들까지도 감탄할 수밖에 없는 볼륨이 특징이다. 107.46캐럿 쿠션 컷 옐로 다이아몬드와 역시 1백 캐럿 D FL 페어 셰이프 화이트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진 이 브로치는 보는 이를 압도한다. 특별히 설명하지 않아도 투명도와 완벽한 커팅, 뛰어난 밸런스는 보석이라는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한다. “가장 완벽한 원석을 찾기 위해서는 그린 에메랄드는 초록빛을, 레드 루비는 붉은빛을, 블루 사파이어는 파란빛을 더 많이 내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는 그라프 회장의 말처럼 아름다운 보석 컬러, 원석 그 자체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그라프 부스에 놓인 주얼리들은 까다로운 브랜드의 기준에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퀄리티를 자랑한다. 유리장을 가득 채운 아름답고 퀄리티 높은 주얼리 덕분에 그라프 부스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방돔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프랑스 브랜드가 주를 이루는 앤티크 비엔날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영국 브랜드라는 독특한 배경에도 성공적인 전시였다는 평이다. 하이 주얼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쉐론의 새로운 컬렉션은 올해도 역시 대담함 그 자체. 록 크리스털 안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꽃 모티브를 넣어 마치 투명한 구슬 속에 꽃이 피어난 것처럼 보이도록 완성한 네크리스는 1백50여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부쉐론이 아니면 불가능한 작품이다. 지난 앤티크 비엔날레에서도 가장 다채롭고 상상을 초월하는 세공으로 완성한 컬렉션을 선보여 찬사를 받았는데, 올해 역시 여행을 테마로 일본과 러시아, 중국, 인도, 페르시아 등에서 영감을 받은 환상적인 에메랄드와 루비, 블루 사파이어 세팅을 선보였다. 마치 보물선에서 발굴한 듯한 앤티크한 느낌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들은 역시 부쉐론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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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와 불가리, 디올, 샤넬 화인 주얼리까지
까르띠에는 완벽하게 순수한 다이아몬드를 선보였는데, 사실 그 어떤 세공보다 이 다이아몬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브랜드의 가치는 높아진다. 자연산 다이아몬드 중 겨우 1%만이 승인받을 수 있는 IIa 타입 30.21캐럿의 이 스톤은 화학적으로 가장 순수한 최고 품질의 다이아몬드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같은 보물들은 골콘다타입(Golconda-type) 다이아몬드라 불리는데, 이 명칭은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아름답고 많은 양의 IIa형 무색 다이아몬드를 생산한 인도 히데라바드 인근의 광산에서 유래했다. 이번 앤티크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주얼리들의 센터 스톤만도 총 1천8백 캐럿이 넘을 정도니 얼마나 방대한 양인지 알 수 있다. 1백66.18그레인의 전설적인 천연 진주 역시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희귀한 사이즈와 풍성한 역사로 명성이 높은 이 로열 진주는 변형이 가능한 티아라로 만나볼 수 있다. 디올은 쿠튀르 정신에 입각해 건축적인 드레스 메이킹을 주얼리로 재해석했고, ‘아치 디올’이라는 디올 정신을 담았다. 디올 주얼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빅투아르 드 카스텔란은 “크리스챤 디올이 건축가의 눈으로 드레스를 만든 것처럼 나도 건축적인 주얼리를 원했다. 보석으로 조각하고 주름을 잡고 벨트를 채우고 패브릭을 드레이프하는 것처럼”이라고 말했다. 올해 다섯 번째로 앤티크 비엔날레에 참가하는 샤넬은 미국의 건축가 피터 마리노가 디자인한 전시 공간에서 브랜드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카페 소사이어티(Cafe´ Society)’를 선보였다. 새로운 형식과 품격, 독창성을 추구한 하이-보헤미안적 감성을 담은 이번 컬렉션은 모두 87점으로 구성되었으며 다양한 젬스톤과 커팅의 조화를 보여주어 대담한 독창성의 숨결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체크 패턴의 꽃잎 형상, 폴딩 프리즘, 리듬감, 스트라이프 패턴 등을 통해 샤넬이 주얼리 분야에서도 놀라운 성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케 하는 컬렉션인 것이다. 충만한 광채와 감동을 담아 온전한 작품으로 태어난 이 수많은 주얼리들은 마법과 매혹의 미스터리를 담은 채 앤티크 비엔날레 부스를 가득 채웠다. 인상적인 하이 주얼리 컬렉션은 최고급 스톤의 무한한 광채를 보여주는 색채의 향연이라고 할 만하다. 이 하이 주얼리 브랜드들이 쏟는 노력은 브랜드가 보여준 오랜 열정에 대한 증거이자, 스톤을 하이 주얼리 작품으로 승화시킨 기술에 대한 증거이기도 하다. 세계 곳곳에서 발견된 각각의 보석은 앤티크 비엔날레를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진귀함, 완벽함, 선명한 컬러를 바탕으로 한, 장엄하고 기품 있고 섬세하며 유니크한 주얼리는 각 브랜드들이 이 행사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게 한다. 주얼러와 예술품 컬렉터가 사랑해 마지않는 주얼리의 총아인 앤티크 비엔날레는 하이 주얼리의 가치를  높이고 예술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고귀한 성지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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