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F/W retro c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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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01, 2010

에디터 배미진

최초의 컴퓨터, 바비 인형의 탄생, 나일론의 등장까지 일대 변혁이 일었던 1950년대. 루이 비통에서 프라다까지 2010 F/W 컬렉션을 지배한 것은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가 일어난 1950년대에 바치는 오마주다. 올가을, 성숙하고 우아한 여성성을 그대로 간직한 오드리 헵번과 디올로 대변되는 1950년대풍의 하이 웨이스트와 풀 스커트로 가득한 세상이 온다.



trend 1 니트

195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아이템 중 하나인 스웨터. 여성들이 스포츠를 즐기기 시작하면서 스포티한 디자인의 의상이 유행했는데, 그 정신을 그대로 계승한 것이 바로 스웨터다. 스웨터뿐 아니라 다양한 소재와 짜임의 니트 의상이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루스한 디자인보다는 형태감이 그대로 살아 있는 두껍고 고전적인 스타일의 니트 아이템이 지배적이었다. 이번 시즌 프라다는 스커트 안에 넣어 입거나 바깥으로 내 벨트를 착용한 1950년대 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했고, 모스키노와 돌체앤가바나는 니트로 만든 투피스를 선보였다.미우 미우 컬렉션에서는 다소 과장된 디자인의 니트 원피스가  등장했을 정도로 파격적인 스타일의 디자인도 많다. 니트 마니아라면 과감한 니트 스타일링을 즐겨도 좋을 듯하다.

trend 2 슬림 벨트

얇은 벨트는 이번 시즌 빼놓을 수 없는 액세서리다. 보테가 베네타는 원피스에 얇은 벨트를 매치하고 그 위에 시스루를 덧입혀 은근한 매력을 드러냈으며 펜디는 블라우스부터 팬츠, 스커트, 코트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의상에 캐멀 컬러 벨트를 매치했다. 의상의 소재와 완벽하게 일치하는 세트형 벨트보다는 다소 눈에 띄더라도 리본, 금속 등으로 포인트를 준 디자인을 선택하거나 색상이 다른 벨트를 매치하는 것이 대세다. 블랙이나 뉴트럴 컬러의 슬림 벨트를 이미 갖고 있다면 애니멀 프린트, 이그조틱 레더 소재의 슬림 벨트를 구입하는 것도 좋을 듯.

trend 3 추상적인 프린트

팝아트를 연상케 하는 추상적인 프린트의 대표 브랜드 에밀리오 푸치는 바로 1950년대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다. 마르니와 미우 미우에서 선보인 대담한 프린트와 강렬한 색채의 패턴은 1950년대를 그대로 오마주한 듯 복고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폴 스미스와 루이 비통, 디올 역시 꽃무늬 패턴을 러프하게 프린트해 팝아트적으로 보이는 패턴부터 가장 쉬운 체크 패턴까지 다양한 종류의 패턴 아이템을 선보였다. ­­­단순하고 구조적인 라인에 화려한 컬러의 유기적인 패턴을 입히거나, 모직 소재 팬츠와 코트의 앙상블에 심플한 패턴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강렬한 느낌을 준다.

trend 4 A라인

Y라인, 튤립 라인, U라인, F라인까지, 다양한 실루엣이 등장해 일명 ‘라인 시대’라 불리는 1950년대의 다양한 라인 중 2010년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A라인. 1955년 디올이 발표한 A라인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원피스부터 스커트, 코트까지 다양한 종류의 A라인 아이템을 만날 수 있다. 마크 제이콥스는 루이 비통 컬렉션에서 다소 과장되고 펑퍼짐한 A라인을 선보였는데, 현실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복고적인 A라인을 현대적으로 연출하기 위해서는 스타일링이 중요하다. 트렌치코트 안에 A라인 풀 스커트를 마치 페티코트처럼 매치하고 허리를 질끈 묶어 허리 라인을 강조하거나 매니시한 재킷과 A라인 스커트를 매치해 이지적인 스타일링으로 완성한 드리스 반 노튼의 스타일링은 지금 갖고 있는 아이템만으로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하다.

trend 5 잘록한 허리

스커트와 벨트를 이용해 날씬한 라인을 만들 뿐 아니라 클래식한 재킷까지 허리를 강조한 스타일을 대거 선보인 2010 F/W 컬렉션. 짧은 길이에 허리 옆이나 뒤 중심에 트임이 있고 허리 아래로 플레어를 만든 1950년대의 재킷을 그대로 재현한 디자인도 구찌와 디올의 컬렉션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존의 박시한 재킷 라인을 고수하던 디자이너들도 벨트나 다트를 이용해  반드시 허리 선을 강조할 수 있는 의상을 선보였다.

trend 6 하이 네크라인

섹시한 보디라인을 갖추었더라도 보수적인 네크라인을 고수하는 것이 이번 시즌의 트렌드다. YSL 패션쇼에서는 수녀를 연상케 하는 룩이 등장할 정도로 어깨와 가슴 라인을 완전히 가리고 클래식한 디자인의 칼라로 목의 수직적인 라인을 강조했다. 이번 시즌의 키 아이템인 프라다의 스웨터 역시 목 라인을 타이트하게 감싸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셀린과 버버리 프로섬의 코트 역시 칼라를 턱 밑까지 오도록 디자인해 강렬한 실루엣을 완성했고, 버버리 프로섬의 무스탕은 턱 라인을 넘어서 얼굴을 절반까지 가리는 강렬한 디자인이다.

trend 7 인공적인 실루엣

A라인을 비롯해 구조적인 실루엣의 의상이 눈에 띄는 이번 시즌 컬렉션은 몸을 따라 흐르는 디자인보다 의상 그 자체가 구체적인 실루엣을 표현하는 인공적인 라인이 대다수다. 딱딱할 정도로 직선적인 라인부터 다소 과장된 A라인, 가슴을 부풀리고 어깨 선을 둥글게 해 허리가 가늘어 보이는 튤립 라인까지, 여성미를 극대화하기 위한 인공적인 실루엣이 컬렉션을 지배했다. 루이 비통과 프라다, 펜디 등의 브랜드는 디자인의 구조적인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1950년대와 같이 모직물이나 벨벳 같은 클래식한 소재를 사용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trend 8 원피스 코트

보수적이고 복고적이었던 1950년대 초의 패션 트렌드가 그대로 담긴 성숙하고 우아한 디자인의 원피스 코트. 허리 라인에 다트를 넣어 형태 자체를 A라인으로 완성한 디자인의 모직 코트가 대표적이며 원피스의 기본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칼라를 강조하거나 동그랗고 커다란 단추를 활용한 디자인이 많다. 다소 과장된 디자인 때문에 키치해 보이는 것을 피하고 싶다면 패턴과 컬러 선택에 신중해야 하고, 코트 밑으로 스커트 자락이 2~3cm 정도 살짝 보이도록 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소재의 선택에 신경 써야 하는데 코트가 모직 소재라면 광택이 있는 실크 스커트를, 코트가 실크 소재라면 니트 스커트나 벨벳 스커트를 매치하는 것이 정석이다.

trend 9 풀 스커트

마크 제이콥스는 이번 시즌 루이 비통 컬렉션에서 단 한 벌의 팬츠도 만들지 않고 컬렉션을 완성했을 정도로 여성성을 강조한 풀 스커트를 다양한 버전으로 선보였다. 이번 시즌을 장악할 풀 스커트는 묵직한 소재가 특징이다. 오트 쿠튀르를 연상케 하는 디테일이 화려한 루이 비통의 모직 스커트, 풍성한 짜임이 독특한 미우 미우의 니트 스커트, 화려한 컬러의 펜디 트위드 스커트까지. 소재가 두꺼운 데다 길이까지 길어 다소 답답해 보일 수 있는 풀 스커트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서는 섬세한 실크 블라우스, 피부가 살짝 비치는 시스루, 가벼운 캐시미어 카디건과 스타일링해야 하며, 높은 하이힐보다는 중간 높이의 앞이 뾰족한 핍토 힐과 매치하는 것이 좋다.

trend 10 하이 웨이스트

여성적인 실루엣이 유행할수록 여성들의 허리 라인은 높아져만 간다. 지난 시즌 내내 유행했던 하이 웨이스트 라인은 이제 웨어러블한 디자인으로 인정받아 스트리트 룩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단, 이번 시즌에는 팬츠보다 스커트의 웨이스트 라인에 신경 써야 하고, 몸매를 드러내는 섹시한 실루엣이 아닌 여성스럽고 우아한 하이 웨이스트라는 점에 주목할 것.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타이트 스커트와 나이프 플리츠스커트, A라인 스커트에도 하이 웨이스트 라인을 적용했다. 하이 웨이스트를 멋스럽게 연출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심플한 디자인의 상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좀 더  과감하게 연출하고 싶다면 셀린이나 보테가 베네타의 컬렉션과 같이 레더 소재의 셔츠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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