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ce upon a b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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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5, 2021

에디터 장라윤








오브제의 교감에 초점을 두었다. 전시장 입구에서 방문객을 반겨주는 오뜨 아 끄로와 가방(The Haut A Courroies Bag)은 전시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의미를 설정하는 역할을 한다. 두 번째 공간에서는 유목민의 족보와도 같은 에르메스 가방 패밀리(The Families of Bags)에 대한 대서사를 조명한다. 세 번째 공간에서는 에르메스에서 혁신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잠금장치(Clasps)와의 드라마틱한 만남이 이루어진다. 풍부한 참고 자료를 통해 에르메스만의 고유한 히스토리, 특히 하우스의 뿌리에 큰 영향을 미친 승마의 세계에 대한 히스토리를 만날 수 있다. 네 번째 공간은 유머와 완벽함의 조합으로 장-루이 뒤마가 만든 삭 아 말리스를 선보이는, 유머가 있는 가방(Bags of Mischief)이다. 마지막으로 에르메스의 세대를 초월한 정체성의 근간이 되는 미적 창의성과 기능적인 혁신을 적용한 꿈과 상상력의 기록(Dream & Creation) 속을 거닐게 된다.

에르메스 헤리티지 시리즈 최초 전시인 <마구의 뿌리>를 시작으로, 여행 오브제를 선보인 <에르메스, 꿈을 꾸는 여행자>, 레드 컬러를 통해 열정을 이야기한 <루즈 에르메스>에 이어 드디어 올해, 네 번째 전시 <에르메스, 가방 이야기>가 서울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세기 초에 등장한 오뜨 아 끄로와(Haut a` Courroies) 가방의 역사부터 시작해 클러치, 여성용 가방(켈리, 콘스탄스, 시몬느 에르메스 등), 남성용 가방(삭 아 데페슈, 시티 백 배스킷볼, 백팩 등), 여행용 가방(플룸, 에르 백 등), 스포츠용 가방 등 다양한 제품과 각각의 스토리텔링을 위한 공간으로 구성된다. 사전 예약은 필수. Hermes.com을 통해 예약 가능하다. 전시 오픈에 앞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큐레이터 브루노 고디숑(Bruno Gaudichon)에게 여섯 가지 질문을 보냈다.
@Jack Davi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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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Chosun(이하 SC) 에르메스의 전시는 고루하거나 어렵지 않으며, 위트가 있어 매번 흥미롭다.
Bruno Gaudichon(이하 BG) 사실 <에르메스, 가방 이야기>와 같은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데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그럴 때마다 피에르-알렉시 뒤마(Pierre-Alexis Dumas, 에르메스의 아티스틱 디렉터)가 정의를 내린 ‘랑데부’ 정신이 좋은 지침이 된다. 그가 테마를 선택하면 팀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하우스 아카이브와 컨템퍼러리 크리에이션 컬렉션인 에밀 에르메스 컬렉션의 지원을 받아 전시물을 선정하고 전시 공간을 기획한다. 에르메스 팀은 단합이 잘되고 열정적이다. 명백한 참고 기준, 그리고 명확한 메시지를 공유하고 방문객에게 꿈을 줄 수 있는 시노그래픽 구현 사이의 균형이 매우 잘 잡혀 있다.


SC 20세기 초는 사용 목적이 곧 존재의 이유가 되는 ‘기능적인 실용 백’이 탄생한 시기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시기의 백도 많이 보이는데, 이때의 에르메스 백이 지닌 ‘다름’은 무엇일까?
BG 전시장 입구에서 볼 수 있는 에르메스 오뜨 아 끄로와의 하이라이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될 것 같다. 오뜨 아 끄로와는 어떤 면에서 에르메스 가방의 역사에서 절대적인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된 에르메스 이미지들을 함께 전시해 오뜨 아 끄로와에 대한 배경 설명이 이루어지니 답은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웃음)


SC 이 전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애정이 갔던 백과 그 이유는?
BG 각 오브제에는 모두 특별한 의미가 있다. 가방의 제품 선정 과정이 워낙 흥미로웠기 때문에 특정 가방이 특히 더 기억에 남았는지 이야기하기는 정말 어려운데, 꼭 하나만 언급하자면 너무나도 매혹적이고 반짝였던 삭 아 말리스(Sac a` Malices) 시리즈와 그에 관련된 역사를 꼽겠다. 이는 장-루이 뒤마(1978~2006, 에르메스의 전 CEO)가 오늘날의 에르메스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백이기 때문이다.


SC 이번 전시에서는 백을 다섯 가지 콘셉트로 나누었는데, 각각 간략하게 설명해달라. 그리고 그렇게 나눈 이유는?
BG 전시 동선은 에르메스의 헤리티지를 잘 보여주는 방법으로 구성했고, 방문객과 오브제의 교감에 초점을 두었다. 전시장 입구에서 방문객을 반겨주는 오뜨 아 끄로와 가방(The Haut A Courroies Bag)은 전시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의미를 설정하는 역할을 한다. 두 번째 공간에서는 유목민의 족보와도 같은 에르메스 가방 패밀리(The Families of Bags)에 대한 대서사를 조명한다. 세 번째 공간에서는 에르메스에서 혁신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잠금장치(Clasps)와의 드라마틱한 만남이 이루어진다. 풍부한 참고 자료를 통해 에르메스만의 고유한 히스토리, 특히 하우스의 뿌리에 큰 영향을 미친 승마의 세계에 대한 히스토리를 만날 수 있다. 네 번째 공간은 유머와 완벽함의 조합으로 장-루이 뒤마가 만든 삭 아 말리스를 선보이는, 유머가 있는 가방(Bags of Mischief)이다. 마지막으로 에르메스의 세대를 초월한 정체성의 근간이 되는 미적 창의성과 기능적인 혁신을 적용한 꿈과 상상력의 기록(Dream & Creation) 속을 거닐게 된다.


SC 다섯 콘셉트 중 개인적으로 ‘Clasps’와 ‘Dream & Creation’이 흥미롭다. 에르메스의 도전, 창의, 혁신, 위트, 그리고 자신감이 담겨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백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관점이 아닌 큐레이터 관점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BG 언급한 부분은 실제로 전시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각각의 콘셉트를 자연스럽게 연출하는 데 있어 가장 어려웠던 점은 에르메스의 헤리티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품질과 창의성의 근본을 표현하는 이 아름다운 전시에서 어떤 가방을 선보일지에 관련된 고민이었다.


SC 서울의 이미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에르메스 백 하나를 꼽는다면, 그리고 그 이유는?
BG 오뜨 아 끄로와. 전통과 관대함을 생각하게 만드는 백인데, 이는 개인적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인상 깊게 경험한 두 가지 가치였기 때문이다. 또 이 백은 매우 이상적인 여행 가방이기 때문에 이 가방을 들고 조만간 다시 서울로 날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1 이번 전시의 큐레이터 브루노 고디숑. @Lianfeng Tao. 2 오뜨 아 끄로와 백. © Studio des Fleurs 3 위트를 담은 삭 아 말리스 섹션의 백 ‘Paquebot’(1988). © Her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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