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더 현명하게, 내 마음에 쏙 드는 신발을 선택하기 위해 슈즈를 만들고 슈즈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슈콤마보니 디자이너 이보현의 슈즈 선택법을 공개한다.
키가 큰 사람이라면 2~3cm 정도 굽의 키튼 힐이 베스트. 그래도 하이힐의 유혹을 떨쳐버릴 수 없다면 옷과 다른 컬러의 하이힐을 선택해 시선을 분산시키면 된다. 키가 작다고 해서 무조건 힐을 신을 필요는 없다. 키가 작은 사람에게도 플랫 슈즈는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 키가 작아 플랫 슈즈 신기가 망설여진다면 피부 색과 비슷한 베이지나 아이보리 컬러를 선택하자. 그러면 다리와 이어지는 느낌을 주어 다리가 한층 길어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만약 그것이 너무 단조롭게 느껴진다면 누드 톤에 광택을 더한 골드나 브론즈 컬러를 선택하면 된다. 다리는 전체적으로 가늘지만 발목만 두껍다면 앵클부츠로 발목만 살짝 가려 종아리의 각선미를 살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허벅지가 두꺼워 고민하는 여성들에게도 앵클부츠가 좋다. 앵클부츠는 시선을 무릎, 종아리, 발목 세 군데로 분산시키기 때문에 두꺼운 허벅지를 커버해줄 수 있다. 일명 ‘알통 다리’로 불리는 근육형 종아리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하이힐을 피해야 한다. 다리 근육을 더욱 부각시키는 하이힐보다는 적당한 굽의 키튼 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꼭 하이힐을 신고 싶다면 굽이 일자 모양으로 굵게 떨어지는 디자인을 추천한다. 만약 너무 마른 체형이 고민이라면? 이런 사람들은 짙은 컬러의 슈즈보다는 파스텔 톤이나 아이보리 톤으로 밝고 화사한 느낌을 주는 것이 좋다. 또 굵은 스트라이프, 체크무늬가 더해진 신발은 발에 볼륨감을 주기 때문에 마른 사람들과 궁합이 잘 맞는다.
슈즈를 고를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앞코 모양이나 재질, 장식, 굽 높이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만큼 중요한 또 다른 게 있다는 말이다. 그것은 바로 굽과 마무리 공정이다. 먼저 굽의 중심을 따져보자. 다양한 모양의 굽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랐다면 굽이 안으로 들어가거나 밖으로 뻗쳐 있지는 않은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또 굽의 중심이 맞는지도 꼭 살펴봐야 할 사항. 굽의 중심이 잘 맞아야 안정적으로 발을 받쳐줄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착용감도 편해진다. 슈즈를 평평한 곳에 두고 바닥과 수평을 이루게 해 바라보면 굽의 중심을 체크할 수 있다. 굽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중요하다. 간혹 구두의 굽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굽이 너무 높아 불편하다는 이유로 굽을 임의로 수선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것은 아주 어리석은 일이다. 처음 슈즈를 만들 때는 구두의 굽 높이를 고려해 외피를 제작하기 때문에 이미 완성되어 있는 신발의 굽 높이만 바꾸면 앞쪽 밑바닥과 굽의 각도가 틀어져버린다. 이는 무릎과 관절 등에 무리를 주고 발 모양까지 변형되는 결과를 부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두 번째 체크 포인트는 마무리 공정이다. 잡티가 있는 피부가 아름답지 않은 것처럼 바느질 상태가 고르지 못하거나 군데군데 실밥이 빠져나와 있으면 아무리 명품 슈즈라 할지라도 예쁘지 않다. 마무리 공정을 꼼꼼히 살펴볼 때 자신이 구입하려는 신발의 가격대를 감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무래도 가격대가 높은 제품이 마무리 공정의 완성도가 좀 더 높은 경우가 많다.
슈즈가 스타일을 완성한다는 말은 좋은 신발을 신어야 스타일이 산다는 뜻이 아니라, 그날의 패션 아이템과 조화를 이루는 신발을 신어야 더욱 돋보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시즌에 특히 주목받고 있는 것은 키튼 힐. 킬 힐과 플랫 슈즈의 장점을 결합한 디자인으로, 굽이 높은 구두에 비해 각선미를 부각시키기는 어렵지만 굽이 낮아 착용감이 편하고 어느 의상에나 무난하게 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디자인이 자칫 투박한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심플한 디자인을 고르는 것이 좋다. 하늘하늘 퍼지는 시폰 원피스나 스커트형 팬츠를 즐겨 입는다면 귀여우면서도 단정한 옷차림을 완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웨지힐이 제격이다. 그러나 여성스러운 느낌보다는 세련되고 도시적인 느낌을 연출하고 싶다면 글래디에이터 스타일의 웨지힐을 선택하면 된다. 반면에 지극히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멀티 스트랩 슈즈를 신어보자. 멀티 스트랩 슈즈는 여러 개의 스트랩이 발목을 감싸주면서 그 사이로 발등이 드러나기 때문에 여성스러움과 섹시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슈즈를 디자인하는 슈콤마보니 디자이너 이보현이 슈즈 관련 도서 <더 슈즈>를 출간했다. 수술 대신 킬 힐로 콧대를 높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슈즈 디자인부터 체형별 슈즈 선택법, 슈즈 보관법, 슈즈 디자인 스토리 등을 담은 국내 최초의 슈즈 백과사전을 만들었다. 책 속에는 귀여운 일러스트와 함께 배두나, 엄정화, 서우, 이혜영, 배정남, 휘황 등의 셀러브리티들이 참여해 슈즈 스타일링에 대한 팁을 전한다. 이외에도 이보현의 슈즈 디자이너 인생이 담긴 에세이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신발 마니아들의 호기심을 1백% 채워줄 슈즈 디자인 과정, 제작 과정, 슈즈 컬렉션 쇼와 화려한 무대 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서점으로 향해볼 것(스타일 조선, 1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