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inspirational journey With Dom Perignon P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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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9, 2016

에디터 고성연(미국 LA 현지 취재)

‘샴페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에르 페리뇽 수사는 지금으로부터 3백 년도 더 전에 와인의 혁신을 거듭 일궈내다가 우연한 기회에 눈부신 거품과 알싸한 맛이 오감을 휘어잡는 이 매혹의 창조물을 발견해냈다. 그 첫 모금을 맛본 뒤 “입 안에 별을 가득 머금은 듯했다”고 전해지는데, 그래서 그의 DNA를 계승하는 빈티지 샴페인 브랜드 돔 페리뇽의 레이블에는 별 모양의 심벌이 박혀 있다. 최근 ‘천사의 도시’ 로스앤젤레스, 그중에서도 ‘별들의 고장’인 할리우드에서 영감 넘치는 돔 페리뇽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아카데미상에 빛나는 배우 크리스토프 왈츠를 만나 ‘궁극의 경험’을 선사하는 아주 특별한 빈티지 ‘돔 페리뇽 P2 1998’에 빗대 인생과 예술에 대한 흥미로운 생각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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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champagne)이라는 단어가 와인 원산지 이름이라는 사실은 이제 상식처럼 여겨진다. 실제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의 샴페인은 프랑스 상파뉴 지역에 위치한 오빌레 수도원(Abbey of Hautvillers)에서 만든 발포성 와인을 모태로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오빌레의 와인’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무려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얘기다. ‘펑’ 소리와 함께 쏟아지는 하얀 거품과 톡 쏘는 맛이 일품인 이 독특한 와인의 인기는 범상치 않았고, 언젠가부터 누가 이처럼 매혹적인 창조물을 내놓았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오빌레 수도원의 수도사이자 재정 담당자였던 피에르 페리뇽(Pierre Pe′rignon, 1638~1715), 그가 바로 이 신비스러운 와인을 만든 주인공이었다. 그는 젊어서부터 시력을 거의 잃어버리는 불운을 겪었음에도 특출한 기억력과 지혜, 게다가 남다른 미각과 후각까지 지닌 열정적인 인물이었다. 좋은 와인을 만드는 데 일생을 바치며 오늘날 샴페인 제조법의 토대를 만든 페리뇽 수사의 업적을 기려 훗날 사람들은 성직자의 최고 등급을 뜻하는 ‘돔(Dom)’을 붙여 그를 돔 페리뇽(Dom Pe′rignon)이라고 불렀다. 세상에서 제일 강력한 빈티지 샴페인 브랜드인 돔 페리뇽은 바로 이렇게 탄생했다. 돔 페리뇽이 단순한 브랜드가 아니라 진정한 샴페인의 원조, 아니 어쩌면 샴페인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 이유다.

절정의 에너지를 느끼게 하는 아주 특별한 빈티지 ‘P2’, 천상계를 논하다
피에르 페리뇽 수사는 긍정적인 천재였다. 미사에 쓸 와인을 고르던 어느 날 그는 날이 풀리면서 와인이 2차 발효를 하자 탄산가스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유리병이 터지는 사고를 겪었다. 이런 상태의 저장고를 다들 시한폭탄처럼 생각했지만 그는 이 와인을 한 모금 맛본 뒤 경탄을 금치 못한 나머지, 동료 수도사를 불렀다고 한다. “어서 와보세요. 저는 지금 별을 마시고 있어요(Come quickly, I’m drinking stars!)”. 돔 페리뇽 레이블의 상징적인 별 모양은 이 낭만적인 표현을 바탕으로 생겨난 것이다. 아무래도 빼어난 와인은 인간의 표현력을 저절로 끌어올리는 순수한 힘을 발산하나 보다. 그래서 19세기 후반 파리가 낳은 걸출한 시인이가 비평가였던 보들레르 역시 “와인을 마셔라, 시를 마셔라, 순수를 마셔라”라고 했던 게 아닐까. 또 윈스턴 처칠은 “한 잔의 샴페인은 우리를 유쾌하게 만들고 상상력을 자극하며 재치 넘치게 만든다”고도 했다. 그러니 돔 페리뇽처럼 특정 연도산 최상급 포도로만 빚어내는 프레스티지 샴페인이라면, 그것도 절정기에 이른 특별한 빈티지라면 어떻겠는가. 지난
9월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만난 세계적인 연기파 배우 크리스토프 왈츠(Christoph Waltz)의 경우에는 ‘돔 페리뇽 P2 1998’ 빈티지가 일깨운 자신의 감각을 설명하다가 ‘유레카(eureka)’라는 단어를 내뱉고야 말았다.
“솔직히 브랜딩이나 마케팅은 전혀 몰라요. 그렇지만 전 와인이 일상인 문화 속에서 자랐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장고:분노의 추적자>를 비롯해 <007 스펙터>, <빅 아이즈> 등 다양한 영화에서 활약하면서 아카데미상까지 거머쥔 명배우 크리스토프 왈츠. 할리우드에서의 활동이 워낙 왕성한지라 지금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를 삶의 주 터전으로 삼고 있지만 그는 원래 오스트리아-독일계 유럽인으로 비엔나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와인 문화에 꽤 익숙한 편이다. 돔 페리뇽의 새로운 야심작인 P2 캠페인을 대표하는 모델로 선정된 그는 단지 유럽에서 온 은막의 스타여서가 아니라 원숙하고 섬세한 감성의 소유자라는 점에서 복잡미묘한 면면을 품은 최상의 샴페인과 잘 맞아떨어진다. 하지만 돔 페리뇽 같은 샴페인은 자신에게도 그저 꿈만 꾸는 대상이었던 시절을 기억한다고 그는 말했다. “뭐랄까, ‘닿을 수 없는’ 존재였죠. 사실 샴페인 자체도 이미 특별한 거였으니, 돔 페리뇽은 대화나 판타지에서나 등장하는 수준이라고 할까요. 하하.” 그는 지인에게서 선물로 받은 2002년 빈티지가 아마도 돔 페리뇽과의 ‘첫 만남’이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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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함에서 궁극을 이끌어내다, 예술의 진리와도 맞닿는 지점
돔 페리뇽의 매력에 흠뻑 빠진 지금에도 그는 자신이 향만 맡고도 빈티지를 척척 맞추는 샴페인 전문가 수준은 아니지만 ‘내 느낌, 그리고 내 감각이 속삭이는 바’를 그대로 따라가면서 그 감흥을 사람들과 공유하면 되지 않겠냐며 P2와의 경험을 신나게 털어놓았다. 돔 페리뇽은 그 특유의 독창성이 세 차례 숙성기를 거치면서 감성의 날개를 펴는데, 각각의 숙성기는 절정이라는 뜻의 ‘플레니튜드(ple′nitudes)’의 앞 글자를 붙여 ‘P1’, ‘P2’, ‘P3’라 부른다(P1은 최소 7년, P2는 최소 12년, P3는 최소 2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이번에 크리스토프 왈츠가 ‘천사의 도시’ LA를 무대로 소개한 P2 1998년 빈티지는 16년의 시간을 거쳐 ‘재창조’되면서 이제 2차 절정기를 맞이한 특별한 샴페인이다(한국에서는 지난봄에 선보였다). 극도로 흐렸다가 화창한 시기가 찾아오는 식으로 무척이나 변화무쌍한 기후를 극복해낸 덕에 날카롭고도 섬세한 매력을 동시에 갖춘 역설의 매력이 돋보인다. 보통 P1의 목표를 ‘조화(harmony)’로 삼는다면 P2의 특성은 ‘에너지(energy)’로 응축할 수 있는데, 특히 P2 1998 빈티지는 종잡을 수 없는 날씨를 헤치면서 극단의 요소를 나름의 방식으로 품어서일까. 강함과 부드러움의 교차 속에 ‘묘하게’ 에너지가 폭발한다.
“알다시피 이번 P2는 꽤 긴 시간을 견뎠지만 사실 오래된 빈티지라고 해서 반드시 더 좋은 건 아니라는 사실은 샴페인 애호가라면 다들 알잖아요. 그런데 P2 1998은 정말로 다르더군요. 특히 다른 빈티지들을 경험해본 저로서는 그냥 자연스럽게 비교가 됐습니다. 정말로 ‘비범(extraordinary)’하다는 표현이 절로 나오더군요. ‘마치 지구에서 금성으로 날아가는 느낌’이었죠.” 물론 그는 각기 다른 개성이 어려 있는, 상대적으로 ‘젊은’ 돔 페리뇽 빈티지도 사랑한다. 하지만 그는 P2 1998에게는 정말로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장인 정신으로 탄생한 특별함이 깃들어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아마도 평범한 샴페인과 나란히 있었으면 돔 페리뇽인데 당연하지!라고 했을 거예요. 그런데 ‘아주 좋은 것’과 ‘그보다 더 좋은 것’을 모두 경험하니 P2의 비범함이 더 명료하게 느껴졌죠. 이건 예술과도 같아요. 불완전함 속에서도 어느 순간 정점에 다다르잖아요. 전혀 기대하지 않는 순간에, 작은 계기로 완전한 창조물이 나오죠.” 얘기를 나눌수록 물 흐르듯 매끄럽게 터지는 그의 비유를 듣고 있노라니 P2 캠페인에 ‘궁극’이라든지 ‘절정기의 감동’이라는 단어들을 붙일 수밖에 없었던 논리가 더 와 닿는 듯했다.

열정 어린 단련, 혁신의 공통분모
돔 페리뇽은 브랜드 정체성을 얘기할 때 종종 ‘혁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마케팅만을 위한 영리한 미사여구만은 아니다. 실험 정신 충만했던 피에르 페리뇽은 로마 시대 이후로 잊혔던 코르크 마개를 사용해 와인의 숙성도와 신선도를 높였고, 특별한 방식으로 포도알을 압착해 붉은 포도 품종에서 화이트 와인을 얻어내는 등 경탄할 만한 수준의 혁신을 거듭 일궈냈다. 한 프랑스 저술가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달걀 밑을 깨뜨려 달걀을 세운 것처럼 이 수도사도 알려진 모든 규칙을 깨뜨려버렸다”고도 표현했을 정도다. 그로부터 수 세기가 흐르는 과정에서 돔 페리뇽은 ‘풍부하고도 섬세한 은빛 광물 향’으로 일컬어지는 고유의 정수를 간직하되 피에르 페리뇽의 실험 정신을 이어받아 결코 진화를 멈추지 않았다. 특히 유서 깊은 와인 가문의 자손이자 의사 출신이기도 한 리샤 지오프로이는 1990년 돔 페리뇽의 수석 셀러마스터로 임명된 이래 이 가치 있는 브랜드의 역사와 혁신적인 스타일을 수호하기 위해 갖은 공을 들여왔다. ‘절정기(P)’라는 개념을 적용한 희귀 빈티지를 돔 페리뇽 애호가들에게 선보이기로 결정한 인물도 바로 리샤 지오프로이다.
“자신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근원은 어디인지, 나를 구성하는 요소는 무엇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지식이 창의성을 이끌어내고, 다시 창의성이 혁신을 이끌어내기 때문입니다.” 리샤 지오프로이의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천재성의 임의적인 발현이나 완전한 우연’을 믿지 않는다. 대가들의 성정과 철학은 통하는 걸까. 크리스토프 왈츠 역시 비슷한 말을 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들 하죠. 물론 그게 모른다고 해서 아무것도 볼 수 없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많이 알수록 많이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더 중요한 건 많이 보일수록 더 많이 배울 수 있다는 점이지요. 그걸 거듭하면서 궁극에 이를 수 있을 테고요. 이게 바로 장인 정신이 오롯이 담긴 예술의 이치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걸 (돔 페리뇽처럼) 와인의 세계에서 하게 된다면, 그 세계의 정상에 오를 수밖에 없을 테고요.” 크리스토프 왈츠가 그 궁극을 나름대로 해석한 미묘한 표정, 그가 얼마나 뛰어난 배우인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기도 하는 생생한 감성 표현 연기는, 각종 온라인 채널을 통해 돔 페리뇽 P2 광고 캠페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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