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eak of Ener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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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01, 2016

에디터 고성연

‘우아함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샴페인. 그중에서도 특정 연도산 최상급 포도로만 빚어내는 프레스티지 빈티지 샴페인(vintage champagne)의 대명사 돔 페리뇽(Dom Pe´rignon). 매번 ‘재창조된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이 매혹적인 샴페인 브랜드에서 아주 특별한 빈티지를 선보였다. 부드럽지만 강렬하고, 날카로우면서도 섬세한 매력을 품은 ‘돔 페리뇽 P2 1998’이다. 극한의 기후를 극복해내며 역설적인 매력을 담은 돔 페리뇽 1998 빈티지의 에너지가 분출되기 시작되는 2차 절정기를 맞이했다는 의미에서 ‘P2’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유난히 애호가를 많이 거느린 브랜드이긴 하지만 샴페인에 별 관심이 없던 이들조차도 팬으로 만들법한 강력한 오라를 뿜어내는 돔 페리뇽 P2 1998 빈티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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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브랜드가 아닌 예술로 중국을 사로잡다
‘빈티지 샴페인’은 많은 이들에게 묘한 애착을 불러일으키는 단어다. 특정한 해의 토양이 지닌 풍미를 머금은 포도송이들이 빚어내는 개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나오는 게 아니라 작황이 좋은 연도에만 탄생하는 터라 그 값어치는 더욱 높다. 그래서 연산이 제법 되는 희소한 빈티지 샴페인은 크리스티나 소더비 같은 내로라하는 아트 경매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현대미술의 아이콘인 앤디 워홀은 자신의 일기에 20명의 친구들과 돔 페리뇽 2천 병을 사서 2000년까지 창고에 저장해둔 뒤, 밀레니엄이 시작될 때 그 술들을 마셔버리자는 말을 남겼을 정도다. 아쉽게도 워홀은 2000년이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행복을 느꼈던 근원은 숙성을 향한 기다림 속에서 태어날 출중한 샴페인을 친구들과 나눈다는 기대감 그 자체였을 것이다. 그런 특별한 기대감을 선사할 수 있는 빈티지 샴페인 ‘돔 페리뇽 P2 1998’이 최근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절정의 에너지를 선사하는 돔 페리뇽 P2 1998
돔 페리뇽은 세 차례의 숙성기를 거쳐 풍부하고도 섬세한 은빛 광물 향이 나는 특유의 독창성이 거의 완전하게 드러난다고 여겨진다. 각각의 숙성기는 절정이라는 뜻의 ‘플레니튜드(ple´nitudes)’의 앞 글자를 붙여 ‘P1’, ‘P2’, ‘P3’라 부른다. P1은 최소 7년, P2는 최소 12년, P3는 최소 2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이번에 야심 차게 선보인 ‘돔 페리뇽 P2 1998’은 2차 절정기를 맞이한 샴페인으로, 1998년산 포도를 수확해 ‘앙금 숙성’이라 불리는 기간과 안정기까지 합쳐 16년이란 시간에 걸쳐 ‘창조’됐다. 왜 굳이 숙성기를 나눌까? 그 이유는 돔 페리뇽이 그저 일직선의 궤적을 그리지 않고 몇 차례 연속적인 도약을 통해 확장하는데, 그때마다 다른 감성의 세계를 발전시키기 때문이라고 한다. “P1의 목표를 ‘조화(harmony)’ 로 잡는다면 P2의 감성은 ‘에너지(energy)’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 에너지는 서로 대립되는 요소로 빚어진 긴장감 속에서 생겨납니다. 그래서 P2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예리함과 정밀성을 뿜어내죠. 깨뜨리지 않으면서도 세심하게 깎아내고, 강하지만 부드러운, 역설적인 매력을 품은 와인입니다.” 돔 페리뇽의 와인메이커 뱅상 샤프롱의 설명이다.
강하지만 부드러운 역설적인 개성, 궁극의 미각 경험을 선사하다
이 특별한 빈티지 샴페인이 이처럼 긴장감 어린 개성을 지니게 된 이유는 1998년이 극한의 기후를 겪은 해였기 때문이다. 당시 8월에는 이례적으로 고온이 지속된 데다 9월의 첫 2주 동안에는 날씨가 유난히 흐렸고, 비도 자주 오는 바람에 수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는데, 그 이후로는 언제 그랬냐는 듯 기막히게 좋은 날씨가 찾아왔다. 변화무쌍한 날씨를 인내심으로 돌파한 후 맞이하게 된 ‘기적의 빈티지’라는 것이다. 이 같은 인고의 산물인 P2는 샴페인 애호가가 아닐지라도 반하게 만들곤 하는 빼어난 매력을 품고 있다. 실제로 서울 청담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개최된 ‘‘P2 런치’는 이 매혹적인 빈티지 샴페인의 다층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일단 향은 강렬한 생기가 넘친다. 금빛이 감도는 액체가 담긴 잔을 둘러싸고 20년 가까운 세월이 무색하게 신선하고 활력 넘치는 부케가 펼쳐진다. 그러다가 크림처럼 부드러우면서도 밀도 있는 풍미가 입안을 감싼다. 진한 아로마가 풍부하고 긴 여운을 남기는데, 톡 쏘는 스모크 향이 균형을 잡아주는 느낌이다. 미식과의 궁합도 빼놓을 수 없는 미덕이다. 예컨대 캐비아를 곁들인 킹 크랩 살에 오렌지 소스를 얹은 요리는 특유의 광물성을 돋보이게 하고, 커리 소스와 관자를 채운 닭 가슴살 요리는 복합적인 특성으로 가득한 에너지에 날개를 달아주는 듯하다. 하지만 P2든, P1이든 샴페인의 코르크 마개를 따기에 언제가 적기인지는 확고하게 못 박을 수 없을 것 같다. 한 저명한 와인 애호가가 주장했듯이 인간이든 와인이든 세상에 태어나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단 한순간만은 아니기에, 와인을 시음하는 적기도 와인을 마시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개봉하는 시기마다 다른 매력을 발산할 수도 있는 법이니 말이다. 앤디 워홀처럼 어떤 순간을 위해 고이 간직해두는 애호가도 있고, 곧바로 풋풋한 청년기의 기쁨을 누리는 애호가도 있지 않은가. 다만 돔 페리뇽의 ‘P’라는 개념은 그 ‘행복한 고민’의 장이 마침내 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지표 같은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돔 페리뇽 P2 1998 시음 노트
강렬하고 풍만하며 활기찬 노트가 코끝을 자극한다. 물앵두나무, 오렌지 색상의 과실류, 구운 아몬드에 바다 내음을 더해 후각을 자극하며, 연한 요오드 향도 느껴지며 황홀함을 선사한다. 풍미 1998년 빈티지의 특징인 크림처럼 부드럽고 쫀득한 풍미가 예리하면서도 모든 것을 감싸 안고, 진한 아로마가 밀려와 오랜 여운을 남기며, 통렬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스모크 향의 피니시가 전체적인 균형을 완성한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주요 백화점 및 호텔에서 판매 중이다. 가격 60만원 후반대. 1차 절정기를 맞이한 돔 페리뇽 2006 빈티지는 30만원대. 제품 문의 02-2188-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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