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F/W Trend Report for women & 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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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04, 2024

에디터 윤자경 ㅣ 어시스턴트 김보민

단정한 컬러 팔레트와 완벽한 실루엣으로 그 어느 때보다 일상성이 강조되었던 2024 F/W 컬렉션. 런웨이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었던 실험적 도전을 뒤로하고 ‘옷’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듯 보인다. 그럼에도 고혹적이고 감도 높은 컬러와 실루엣으로 컬렉션을 감상하는 재미를 더한다.

Trend 1
Inspired by Lingerie
이번 시즌 란제리의 섬세하고 우아한 감성과 사랑에 빠진 디자이너가 많은 듯하다. 전반적으로 섬세한 자수와 매혹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룩을 대거 선보인 돌체앤가바나부터 화려한 레이스 다자인에 위트 있는 디테일을 더한 모스키노까지. 하지만 고유의 여리여리한 느낌보다는 우아하고 당당한 여성을 대변하는 데 집중한 듯하다. 구찌의 사바토 데 사르노는 란제리에서 영감받은 레이스 브래지어와 시스루 캐미솔, 벨벳 드레스를 통해 1990년대 톰 포드의 섹시하고 자신감 넘치는 여성을 오마주해, 그가 추구하는 새로운 구찌 여성상을 엿볼 수 있었다.
Trend 2
Transformation of Denim
데님에 대한 패션계의 사랑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 시즌은 데님 소재의 다양성을 탐닉하는 듯 느껴진다. 데님의 메카인 디젤 쇼에서는 데님이 컬렉션 전반에 걸쳐 등장했는데, 데님을 완전히 코팅했다가 크랙 처리한 블랙 코트와 팬츠, 그리고 가죽처럼 코팅한 데님을 통해 변화무쌍하고 흥미로운 변신을 엿볼 수 있었다. 아크네의 데님은 오일 코팅과 금속성 후처리를 거쳐 가죽처럼 보이도록 가공했으며, 블랙 컬러로 오일 코팅 처리한 데님 트래커 재킷은 소매 끝을 살짝 접고 블루 부분을 드러냄으로써 존재감을 부각하는 동시에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룩을 선보여 매력적인 변주를 감상할 수 있었다.

Trend 3
Leather Lover
매해 F/W 컬렉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가죽이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올해 트렌드는 채도 낮은 레드 컬러 가죽. 가죽 자체가 선사하는 도회적 매력과 세련된 분위기가 매력적이며 각 브랜드마다 각각의 시그너처 포인트를 조합해 지루하지 않은 스타일을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보테가 베네타에서는 차분한 레드 컬러 롱 가죽 코트의 네크라인에 흐트러지는 실루엣으로 포인트를 가미해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에르메스에서는 보디에 피트되는 실루엣이 돋보이는 미니멀한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다른 아이템의 레이어링을 최대한 자제하고, 가죽 코트 자체의 멋을 돋보이게 했다는 것.
Trend 4
Hyper Modernism
포스트엔데믹 시대를 맞이해 심플한 스타일에 대한 갈망이 싹트고 있다. 단정하고 군더더기 없는 실루엣을 강조하고, 컬러까지 그레이·블랙·네이비 정도로 한정했다. 막스마라 쇼에서는 깔끔하게 떨어지는 롱 블랙 코트를 오프닝 룩으로 채택했으며, 핑크와 레드 등 강렬한 컬러가 시그너처로 자리 잡은 발렌티노의 쇼에도 블랙 컬러 룩이 대거 등장했다. 이번 가을, 조금 더 시크한 모습을 강조하고 싶다면 하이퍼 모더니즘 스타일링을 시도할 것.

Trend 5
Like a Ballerina
발레(ballet)와 일상적인 편안함을 뜻하는 놈코어(nomcore)의 합성어인 발레코어(balletcore). 발레리나 하면 떠오르는 의상을 일상복으로 편안하게 연출한 스타일이다. 지난해 미우미우 컬렉션에서 선보인 핑크 새틴 발레리나 플랫 슈즈를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까지 발레코어 트렌드가 이어질 전망이다. 더욱 주목할 점이 있다면 메리제인 슈즈, 샤 스커트, 니삭스 등 한 가지 아이템에 국한되지 않고, 발레코어 룩이 자연스럽게 의상 전체에 녹아들었다는 것. 프라다 쇼에 등장한, 리본으로 가득 메운 베이비 핑크 컬러 원피스부터 손으로 완성한 코르사주를 매치한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룩까지, 사랑스러운 소녀들이 런웨이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Trend 6
now, Khaki
작년 런웨이를 점령했던 강렬한 레드 컬러와 대조적으로 올해는 차분하고 단정한 무드의 카키 컬러가 빅 패션 하우스의 런웨이를 물들였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카키 컬러의 레더 재킷에 톤온톤 팬츠를 매치해 모던하면서도 영국 스트리트 문화에서 비롯된 펑키한 분위기를 전개한 버버리, 깨끗한 셔츠에 상·하의 모두 카키 컬러로 물들인 올 카키 룩을 선보이며 단정하고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자랑한 발리 등 많은 브랜드에서 선보인 카키 룩은 스타일링에 따라 제각기 다른 색으로 보일 만큼 다채로운 매력을 선사했다.

Trend 7
Cool Leather Pants
레더 아이템이 루이 비통, 베르사체, 보테가 베네타, 에르메스 같은 빅 브랜드의 쇼에 심심찮게 등장한 가운데, 트렌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그 중심에 ‘레더 팬츠’가 있음을 눈치챘을 것이다. 특히 루이 비통 쇼에서는 화려한 재킷에 버건디 레더 팬츠를 매치해 색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베르사체는 전과 다르게 핏이 넉넉한 레더 팬츠에 톤온톤 상의를 매치해 펑키한 느낌을 덜어내고 댄디하면서도 스마트한 무드를 더했다. 가죽 바지를 소화하기 부담스러웠다면 이번 시즌 룩들을 참고해볼 것.
Trend 8
Longer is Better
올가을, 꼭 기억해야 할 코트 키워드는 길이. 이번 시즌 트렌드 키워드가 심플함과 일상성인 만큼 겨울 코트는 디테일로 기교를 부리는 것보다는 길이에 변화를 주어 트렌드 최전선을 지키고 있다. 슬림해 보이면서도 클래식한 스타일을 보여준 발렌티노의 그레이 컬러 롱 코트는 여자가 봐도 탐날 만큼 우아하고 아름답다. 보다 경쾌한 무드로 영한 감성을 부각한 이자벨 마랑의 코트는 캐주얼하지만 넉넉한 실루엣으로 시크함을 돋보이게 한다.

Trend 9
The Men’s Bag
한 팔에 쏙 안기는 크기의 클러치 백이나 포켓 여러 개로 기능성을 강조한 유틸리티 디테일을 갖춘 백팩이 주가 된 작년과 달리, 이번 시즌 남성 백 트렌드는 한 손에 들 수 있는 큰 사이즈의 토트백이다. 이번 시즌 가방 쇼핑을 계획하고 있다면 손목을 감는 장식이 특징인 발렌티노의 백, 장인 정신으로 완성한 토즈의 백, 퍼렐의 터치로 완성한 루이 비통의 다채로운 빅 백을 추천한다.
Trend 10
1980’s Power Dressing
생 로랑 맨즈 쇼는 이브 생 로랑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슬림하고 다소 피곤한 모습에 큼직한 안경을 걸친 모델이 걸어 나오며 시작됐다. 쇼장의 모든 이들은 이브 생 로랑을 만난 듯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가 1980년대 파워 드레싱과 포멀하고 클래식한 테일러링을 가미한 룩을 완벽하게 매칭한 탓. 어깨 구조감이 부드러운 오버사이즈 헌팅 재킷을 선보인 프라다, 모델보다 곱절이나 큰 오버사이즈 코트를 선보인 마르니 등 이번 시즌 맨즈 룩은 파워 드레싱을 강조해, 보다 드라마틱한 재킷 스타일의 열풍을 예감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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