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with_ Frédéric Grangié

조회수: 568
6월 05, 2024

에디터 장라윤(제네바 현지 취재)

워치스 & 원더스 기간에는 인터뷰이와 인터뷰어 모두가 바쁜 시간을 쪼개 수많은 인터뷰를 진행한다. 20~30분 남짓한 시간 동안 대화를 하다 보면 그 브랜드의 현재와 미래가 느껴지기도. 프레데릭 그랑지에 사장과의 대화에서 느낀 샤넬 워치 & 주얼리의 현재는 매우 단단했다. 그리고 미래는 아주 뚜렷하고 영리했다.




Stylechosun 샤넬의 워치와 화인 주얼리 각각의 2024년 미션은 무엇인가?

워치와 화인 주얼리는 전통적으로 소재, 제조사, 역사에 기반한 제품이다. 럭셔리 세계 측면에서 보자면 항상 피라미드의 정상에 군림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샤넬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미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를 실현하는 방법은 샤넬이 보유한 창의성을 완벽하게 조합하는 것이다. 그것은 샤넬 워치메이킹 크리에이션 스튜디오 디렉터인 아르노 샤스탱의 아름다운 작품과 샤넬 매뉴팩처 및 파트너가 보유한 높은 수준의 워치메이킹이 어우러진 조합이라 할 수 있다. 이 인터뷰에서는 주로 워치에 대해 이야기하겠지만, 샤넬 주얼리도 마찬가지다.



Stylechosun 명품업계에 20년 넘게 몸담아온 걸로 안다. 샤넬이 다른 브랜드와 확실히 차별화되는 지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주 좋은 질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첫 번째 요소는 샤넬은 가족 소유의 100% 비상장 독립 기업이라는 사실이다. 이 점에서 샤넬은 럭셔리업계 대부분과 차별화된다. 럭셔리업계에서 가족 소유의 완전히 독립된 100% 비상장 기업은 매우 드물다. 정말 극소수다. 물론 내가 얘기하는 건 대기업이다. 소기업은 몇 곳 있다. 하지만 대기업 규모라면 롤렉스 정도이고, 에르메스도 가족 경영에 독립성은 유지하고 있지만 비상장은 아니다. LVMH, 리치몬트, 케어링은 당연히 아니고. 내가 독립성을 언급하는 이유는, 크리에이터의 창의성을 최대로 이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터가 창작의 자유를 보장받고, 재정적 지원을 통해 초기의 창의성을 최대한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로,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인데, 이는 워치메이킹업계에서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워치메이킹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본질적으로 오랫동안 유지 가능한 제품으로 지금으로부터 30년, 50년 후에도 제대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워치를 디자인하고 제작할 때는 1년이나 5년 후가 아닌 20년, 30년 후를 생각해야 한다. 워치메이킹 분야에서 이 정도로 뛰어난 수준에 도달하려면 매우 대규모의 실질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워치메이킹업계에는 두 가지 카테고리가 있다. 순수한 워치메이킹 브랜드와 패션 라이선스에 의존하는 브랜드다. 샤넬의 선택은 처음부터 순수한 워치메이킹 브랜드였다. 향수, 패션에서도 그랬고, 워치도 마찬가지다. 내가 생각했을 때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우리는 20년, 30년 후를 생각하고 꿈꿀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20~30년 후 사람들이 워치스 & 원더스 2024 아카이브를 보면서 이런 차별점이 샤넬의 전설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또 그때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훌륭한 작품이라고 여겨지길 바란다. 이 점이 정말 중요하다.



Stylechosun 샤넬 워치에 입문하려는 20대 여성에게 조언한다면, 샤넬 워치를 어떤 단계에 따라 경험했으면 좋겠는지. 그리고 그 이유는?

샤넬 워치의 시작, 기원부터 접하길 추천한다. 그런 점에서 첫 샤넬 시계라면, 샤넬 프리미에르부터 시작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이 상징적인 형태야말로 샤넬 워치 여정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물론 1백 년이나 2백 년의 역사를 이어온 다른 워치 메종에 비한다면 1987년에 시작된 우리의 역사는 짧다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가장 아이코닉한 이 프리미에르 워치와 함께 시작했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20대가 착용한다면 프리미에르를 권한다. 내 딸도 20대인데, 프리미에르를 소장하고 있다. 가장 이치에 맞는 선택이다. 샤넬을 상징하는 모든 것이 담겨 있기 때문에 착용하는 순간 샤넬 여성이 될 수 있다. 방돔 광장도, N°5도 있고, 레더와 메탈이 섞인 스트랩이 달린 클래식 백에서 영감을 얻은 패션 요소도 담겨 있다. 샤넬의 매력이 느껴지면서도 인덱스도 없는 심플한, 솔직히 천재적인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시작은 프리미에르지만, 그다음부터는 다양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프리미에르 오리지널 에디션

Stylechosun 다음 질문은 J12에 대한 것이다. J12는 디자인 자체가 워낙 강렬하고 아이코닉해서 매해 디자인적으로 눈에 띄게 변화를 주지 않으면 그냥 작년과 비슷한, 지난번에도 본 것 같은 워치가 되어버린다는 평도 있다. 이런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2000년 블랙, 그리고 2003년 화이트 컬러로 출시된 J12의 오리지널 디자인은 워치메이킹업계에서 절대적인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상당히 빠른 시간 내에 자리 잡았다. 정말 흔치 않은 경우다. 지금은 케니시 무브먼트까지 장착한 이 오리지널 디자인은 38mm든 33mm든 사이즈에 상관없이 아이콘 스토리의 일부이며, 그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같은 디자인을 오랫동안 유지한다는 건 사실 좋은 것이다. 워치메이킹 세계의 아이콘을 생각해보면, 그것들이 성공하게 된 이유도 같은 모습을 유지해서다. 물론 이들도 우리처럼 약간의 변화는 주지만 여전히 한눈에 같은 디자인임을 알아볼 수 있도록 주요 요소를 지킨다. J12의 흥미로운 점은 아르노 샤스탱의 크리에이티브 관점에서 볼 때, 다양한 창작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는 놀이터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여기 있는 꾸뛰르 어클락 컬렉션에도 몇몇 J12 모델이 있다. 형태는 J12 고유의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유지하지만, 다이얼을 보면 샤넬만의 독특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이코닉한 형태는 그대로지만 완전히 다른 J12다. 매년 J12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때마다, J12 라인은 매우 빠르게 매진된다. 수집가들이 사들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오리지널 J12를 기반으로 하고, 따라서 같은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다.


꾸뛰르 어클락 컬렉션 중 ‘마드모아젤 J12 꾸뛰르’ 워치
꾸뛰르 어클락 컬렉션 중 ‘J12 꾸뛰르 워크샵 오토마톤 칼리버 6’

Stylechosun 남성 시계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 않을 수 없다. 2016년에 바젤에서 샤넬이 론칭한 워치를 취재했는데, 브랜드 최초로 자체 제작한 인하우스 무브먼트 칼리버 1을 탑재한 남성 워치였다. 레트로그레이드 미닛 카운터 등 미학적으로도 꽤 마음에 들어 원고를 쓰면서도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 뒤로 샤넬은 여성 워치에만 집중하는 느낌이 강했다. 남성 워치 컬렉션을 더 키우고 발전시킬 계획은 없나? 성장 여지가 많을 것 같은데.

내가 샤넬에 입사한 게 그 당시다. 오리지널 남성 워치인 무슈 드 샤넬, 그리고 그 후에 칼리버 1을 바탕으로 소개한 다양한 버전은 기능과 디자인도 뛰어났지만, 남성 시장을 키울 수 있었던 훌륭한 기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샤넬은 전체적으로 95%가 여성 아이템인 브랜드다. 패션은 여성용만 있고, 향수는 일부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여성용이다. 주얼리도 시계도 마찬가지로 95%가 여성용이고. 이것이 샤넬의 DNA이자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때로 디자인에 남성적 영향이 반영되기도 한다. 과거 가브리엘 샤넬도 마찬가지였다. 샤넬 스타일에 끌리는 남성들도 있다. 그리고 누가 알겠는가? 미래, 예를 들어 내년 워치스 & 원더스에서 유니섹스의 세계로 한발 더 나아간 모델들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샤넬은 남성이 아닌 여성 브랜드로 남을 것이며, 그것이 우리의 정체성이다. 물론 이제는 특별한 남성 워치를 제공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확실히 남성 수집가, 남성 시계 애호가에게 어필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무슈 드 샤넬 워치가 중요하고, 로멩 고티에(Romain Gauthier)의 도움으로 완성한 무슈 드 샤넬에 담긴 칼리버 1부터 시작된 그 이야기가 소중하다. 지금 내 손목에 있는 이 시계는 작년 모델인 뚜르비옹 메테오라이트(Tourbillon Meteorite)다. 샤넬이 선보인 가장 아름다운 워치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55개 한정판이었다. 워치메이킹과 남성 워치 애호가의 관점에서 봤을 때 중요한 워치다. 이것은 칼리버 5가 진화한 버전이다. 사실 이 두 가지를 이어주는 것이 지금 쇼룸에 전시되어 있는 칼리버 6을 장착한 오토마톤 워치다. 이 워치는 남성들도 착용할 수 있다. 오토마톤 기능은 보기 드문 기능인 데다 마감 처리 방식, 특히 세라믹 소재와 브레이슬릿의 세공이 독특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멋지지 않나. 우리가 관리를 잘해야 하겠지만, 남성용 시계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 본다.


무슈 드 샤넬 슈퍼레제라 인텐스 블랙 에디션

Stylechosun 다음 질문은 고객에 관한 것이다. 이 신제품들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그리고 샤넬 워치와 화인 주얼리를 통해 고객이 했으면 하는 경험은 무엇인가?

샤넬 워치의 창조에 쏟아부은 열정과 창작의 자유를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다. 오늘 아침 파이낸셜 타임스의 니콜라스 풀크스(Nicholas Foulkes)도 그런 말을 했는데, 우리의 목표는 창작의 자유와 높은 수준의 워치메이킹을 완벽하게 결합해, 오토마톤 같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복잡하고 어렵지만 제품만 보면 참 기발하다. 흥미롭고도 장난스럽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스스로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워치 그 자체는 매우 진지하다. 고객들이 이를 이해하고 느꼈으면 좋겠다. 우리 직원들이 이런 메시지를 잘 전해주겠지만, 이 메시지가 정말 중요하다. 솔직히 오늘날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서 또 다른 시계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없지 않나.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워치를 사는 이유는 욕망이고, 그것은 워치에 깃든 뛰어난 창작 과정에서 나온다. 어느 정도 수준의 시계를 착용해본다면, 완벽한 워치메이킹이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조합은 매우 강력하지만, 그 시작은 창작이다. 진심으로 고객들이 이를 느끼고 이해했으면 좋겠다. 꼭 하이엔드인 오트 오를로지일 필요는 없다. 쇼룸에서 있는 좀 더 저렴한 버전에도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다이얼에 가위와 바늘 모티브를 올린 J12에도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고, 줄자에서 영감을 얻은 ‘프리미에르 루반 꾸뛰르’도 마찬가지다. 앞서 이야기한 20대 고객이 프리미에르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다음 워치는 이것이 될 것이다. 정말 멋진 데다 샤넬이니까. 이처럼 다른 브랜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샤넬에만 있는 것을 경험했으면 좋겠다. 그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뮤지컬 클락 꾸뛰르 워크샵의 가격은 2백60만 유로다. 충분히 상상할 수 있겠지만 그 이면의 작업은 극도로 진지하다. 하지만 뮤직 박스 자체는 음악, 디자인, 움직임까지 모두 재미있다. 정말 재미있다. 고객이 평생 매일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뮤직 박스가 필요한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1시간도 안 되어 팔렸다.


줄자에서 영감을 얻은 ‘프리미에르 루반 꾸뛰르’

Stylechosun 마지막 질문이다. 올해 워치스 & 원더스에서 선보인 신제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은?

뮤지컬 클락 꾸뛰르 워크샵은 정말 특별하다. 하나뿐인 유니크 피스에다 독보적이다. 아르노 샤스탱의 작업이 정말 마음에 들고, 제작 과정에서 경험한 일도 즐거웠다. 하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은 오토마톤이다. 디자인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워치메이킹 측면에서도 이런 컴플리케이션 카테고리에 도달했다는 것은 최고 중의 최고라는 뜻이다. 어느 브랜드에나 투르비용은 있다. 투르비용은 클래식한 컴플리케이션 기능이고, 다들 갖추었기 때문에, 샤넬에서 투르비용을 만들기로 했을 때, 우리는 다이아몬드 투르비용을 원했고, 특별하길 원했다. 그래서 투르비용을 만들면서 다이아몬드의 주얼리 세공을 비롯해 이전에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오토마톤은 다른 이야기다. 경쟁사가 가지고 있는 오토마톤이든 샤넬의 미래에 등장할 오토마톤이든 모두 하나하나 다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움직임을 위해 매번 다른 디자인과 컴플리케이션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법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따라서 워치메이킹 여정에서 중요한 역사의 한 페이지라 할 수 있다. 투르비용 이상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 누구도 시계가 더 필요하지는 않지만 이런 워치는 대개 사람들이 봤을 때, ‘이걸 갖고 싶다. 아니, 필요하다’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단지 시간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 워치가 필요한 이유는 놀라운 작품이기 때문이다. 독보적이고 매우 샤넬스럽다. 게다가 그 안에 가브리엘 샤넬도 들어 있다. 그래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워치다.


뮤지컬 클락 꾸뛰르 워크샵


[Watches & Wonders 2024]

01. Watches & Wonders 2024 소개  보러 가기
02. 경이로운 미학과 기술의 향연  보러 가기
03. CHANEL Watches_Frédéric Grangié 인터뷰  보러 가기
04. ARTISTIC TIMEPIECE  보러 가기
05. EVOLUTION OF ICONICS  보러 가기
06. INNOVATIVE REPLACEMENT SYSTEM  보러 가기
07. HERMÈS_Guillaume de Seynes 인터뷰  보러 가기
08. SPIRIT OF SPORT  보러 가기
09. COLOR PLAY  보러 가기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