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플래빈, 위대한 빛(Dan Flavin, Light: 1963-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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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07, 2018

에디터 고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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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조적인 무의 추구, 순수한 형태의 존재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 미니멀 아트는 1960년대부터 1970년 전반까지가 최전성기였지만, 지금까지도 그 미학적, 철학적 오라의 영향력은 크다. 산업 소재인 ‘형광등’을 예술로 끌어들인 미니멀리즘의 거장 중 한 명인 댄 플래빈(1933~1996)의 전시를 만날 수 있다는 건 미술 애호가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서울에 들어선 1백23층짜리 랜드마크, 롯데월드타워 7층에 자리 잡은 롯데뮤지엄의 개관전으로 선택된 댄 플래빈 전시에서는 시대적 변화를 자각하고 새로운 시각 문화의 토대를 마련한 작가의 예술적 궤적을 보여주는 초기 작품 14점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형광등 3백48개로 이뤄진 초록색 장벽이 있는 마지막 전시장은 ‘빛의 미학’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의 백미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문화 예술의 중심지로 거듭난 뉴욕에서 활동하면서 도널드 저드, 로버트 모리스 등과 함께 미니멀리즘 작가로 부상했다. 그는 공장에서 제작한 규격화된 재료를 사용해 작가의 흔적을 제거해 모듈화하고 미학적 유희를 거의 배제한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추구하면서도 자신만의 새로운 조형 언어를 만들어냈다. 그 차별성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형광등을 공간에 설치해 관람자로 하여금 그 공간을 몸소 체험하도록 만든다는 점에 있다. 댄 플래빈은 1963년부터 벽면에 단독으로 2.4m 형광등을 설치하고, 하나의 오브제이자 회화적 효과를 내는 색채로서 형광등의 가능성을 실험했고, 이후 여러 개의 형광등을 반복적으로 배치해 빛에 의해 공간이 생성되고 소멸되는 환영을 빚어냈다. 흥미로운 사실은 작품 제목을 ‘무제’로 하면서도 자신에게 영감을 준 예술가나 철학자, 주변 사람들의 이름을 넣음으로써 관람자들에게 내러티브를 생성하는 해석 과정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홈페이지 www.lottemuse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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