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less Charms of Dub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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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on=”profile” name=”에디터 고성연(두바이 현지 취재)”/]

척박한 사막에 피어난 한 떨기 꽃 같은 두바이. 이곳이 세계적인 ‘메트로폴리스’로 발돋움한 데는 막대한 자본과 기술만큼이나 ‘불가능은 없다’는 인간의 집요한 의지도 큰 몫을 했다. 그 행보를 이끈 주인공은 부친의 유지를 받들어 무한대의 상상력을 펼쳐놓은 두바이의 통치자 셰이크 무하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이다. 혹자는 그가 세계적인 작가 파올로 코엘료가 추천사를 써준 시집을 펴낸 시인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그 창의력의 근간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중양(中洋)이라는 세계관이 존재할 정도로 풍부한 아랍권의 문화적 자산도 두바이를 매력적인 창조 도시로 거듭나게 하는 토양이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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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편견, 완고함, 편협함에 치명타를 날린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단지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여행이 몹시 필요하다.” ‘모험’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작가 마크 트웨인은 일찍이 이런 명언을 남겼다. 중동 같은 아랍 문화권으로 떠나는 여행은 이 같은 맥락에서 뜻깊은 소득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많은 이들에게 중동이란 곳은 <아라비안나이트>처럼 신비한 이미지도 떠올리게 하지만 ‘석유 부자’나 ‘강한 종교’ 같은 고정관념을 불러일으키는 게 사실이다. 다수의 아랍 국가가 있지만 페르시아 만 남동쪽 귀퉁이에 자리한 두바이(Dubai)는 여러모로 편견을 부수고 무지를 일깨워주는 면모를 지닌, 그러면서도 ‘교류의 허브’답게 지나친 문화 충격에 빠지지는 않을 수 있는 국제적인 여행지로 손꼽히지 않을까 싶다. 일단 영어 소통이 자유로운 데다 외국인이 전체 인구의 8~9할을 차지하는 ‘세계 도시’다. 그래서 ‘중동의 뉴욕’이라고도 불리지만 사실 두바이는 엄격한 의미에서는 ‘도시’가 아니다. 아랍에미리트연방(UAE)을 구성하는 7개 토후국 중 하나로, 일종의 경제 수도이자 국제무역항 역할을 하고 있을 따름이다. 대대로 막대한 부를 누려온 산유국도 아니다. 19세기만 해도 영국의 보호령에 속해 있었고 진주조개잡이를 하는 어부와 사막의 유목인들이 근근이 연명하던 이 나라는 1966년에 처음 석유가 발견되면서 역사적인 전환점을 마주하게 됐다. 하지만 이웃 토후국인 아부다비에 비하면 원유 생산량이 10분의 1도 채 되지 않으며 그마나 수십 년도 못 가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바이의 지도자 가문이 척박했던 이곳을 환골탈태시키려고 무던히 투자를 했던 이유도 석유 없이도 경쟁력 있는 ‘크리에이티브 허브(hub)’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성장가도를 달리다가 한때 위기도 겪었지만 두바이는 요즘 전 세계에서 방문객이 몰려드는 ‘메트로폴리스’의 위상을 당당히 뽐내고 있다. 그것도 휘황찬란한 ‘하드웨어’의 구색만 갖춘 게 아니라 어엿한 ‘창조 도시’로서의 내실도 갖춰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건축과 디자인, 예술, 미식, 쇼핑, 스포츠 등 다채로운 콘텐츠가 촘촘하게 차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상상하는 대로 이뤄진다, 비할 데 없이 경이로운 랜드마크
각종 문화 콘텐츠가 여물어가고 있다지만, 두바이가 메마른 사막에 놀라운 건축적 상상을 투영한 중동 최고의 ‘랜드마크 도시’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파리에는 에펠탑, 시드니에는 오페라하우스가 있듯이 두바이에는 세계적인 마천루인 ‘부르즈 할리파’와 매혹적인 건축물인 ‘부르즈 알 아랍’ 호텔, 그리고 기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인공 섬 ‘팜 아일랜드’  같은 출중한 자산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 ‘사막의 기적’이라 불리는 이 극강의 경치를 감상하는 방식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파노라마식으로 도시 전경을 한눈에 담아낼 수 있는 투어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얼마 전 TV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 나온 스카이다이빙도 짜릿한 매력을 지녔지만 1만3천 피트(약 3.9km) 상공에서 뛰어내릴 만큼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라면 한결 여유로운 수상비행기 투어(http://seawings.ae)를 고려해봄직하다. 두바이 크릭(Dubai Creek)에서 떠오르는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솟아오르면 에메랄드빛으로 펼쳐진 바다부터 고층 빌딩들이 이루는 스카이라인, 그리고 모랫빛 사막까지 탁 트인 풍광을 볼 수 있다.  특히 팜 아일랜드 중 야자수를 닮은 근사한 자태를 자랑하는 인공 섬 팜 주메이라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볼거리다.  또 인공 섬 3백여 개로 세계지도 모양을 빚어내는 또 다른  매머드급 프로젝트 ‘더 월드(The World)’의 모습도 시야에 들어온다.좀 더 가까운 풍경을 만끽하고 싶다면 부르즈 할리파 전망대가 기다리고 있다.  2009년 말 완공된 이 빌딩은 높이 828m로, 현존하는 세계 최고층 건물. 국내 기업인 삼성물산이 건설사로 참여하기도 해 화제가 됐는데, 2010년 1백24층에 ‘앳더탑(At the Top)’(가격 1백25디르함)이라는 야외 전망대, 그리고 2년 전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야외 전망대(1백48층)인 ‘스카이 라운지’(4백 디르함)까지 만들어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시내 전경은 절로 감탄사를 자아낸다. 눈길을 밑으로 두면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는 두바이 몰의 미려한 지붕 디자인과 인공 호수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분수쇼’의 설계 장치도 보이는데, 묘한 오라를 뿜어내는 그 디자인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도시란 인간의 재능을 집약시킨 창조물’이라는 생각이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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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성찬’처럼 풍요롭고 다채로운 호텔 풍경
‘위치’를 좀 낮게 선정하더라도 도심의 풍경이나 분수쇼는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숙소로 삼거나 식사를 즐길 호텔을 잘 고르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다. 두바이는 ‘호텔 천국’이다. 호텔 수가 6백 개가 훌쩍 넘는 데다 오는 2020년 두바이 엑스포가 열리기 전까지 수백 개를 더 건설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하얀 돛단배를 연상케 하는 ‘7성 호텔’ 부르즈 알 아랍 말고도 저마다 특색을 자랑하는 럭셔리 호텔과 리조트가 즐비한데, 명성 높은 다국적 브랜드부터 현지색 강한 로컬 호텔 브랜드까지 두루 갖춰져 있다. 두바이 몰에 걸어서 갈 수 있는 팰리스 다운타운 두바이(The Palace Downtwon Dubai)는 부르즈 할리파를 배경으로 두바이 분수쇼를 최적의 위치에서 감상할 수 있는 호텔인데, 유명한 타이 레스토랑인 팁타라와 ‘월드 베스트’로 선정되기도 한 스파(spa) 시설을 갖추고 있다. 운치 있는 저녁 식사를 즐기다가 시간에 맞춰 테라스로 나가면 건물을 감싸며 옷을 갈아입는 색색의 부르즈 할리파가 ‘미디어 파사드’ 쇼를 펼치고, 분수 역시 음악에 맞춰 물줄기를 뿜어대면서 매혹적인 쇼를 선사한다.  ‘런치 뷔페’로 이름난 도심의 부티크 호텔 만질(Manzil)에서도 부르즈 할리파를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는데, 호텔에서 무료로 대여해주는 예쁜 자전거를 타고 주변을 돌아다닐 수도 있다. 초록빛 바다를 마음껏 보고 싶다면 팜 주메이라 근처나 주메이라 비치 레지던스(JBR)를 노려봄직하다. 경치만이 아니라 쇼핑, 미식 등으로 무장한 두바이의 리조트 환경이 워낙 풍요로운지라 요즘 들어 특히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많이 찾는데, 팜 주메이라 초입에 자리 잡은 아틀란티스(Altantis the Palm) 호텔은 그중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설의 대륙 아틀란티스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웅장한 외관 디자인이 인상적인 이곳은 1천5백39개 룸을 갖추었는데도 최성수기에는 6백만원대 스위트까지 가득 찬다고. 이 지역 최대 수족관인 ‘로스트 체임버스’를 비롯해 돌고래와 함께 놀 수 있는 돌핀베이,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는 낙하 슬라이드 등 등 박진감 넘치는 다양한 놀이기구를 거느린 ‘아쿠아벤처 워터파크(Aquaventure Waterpark)’가 이 호텔의 자랑이다. 현지 문화의 정서를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느껴보고 싶다면 ‘역사 지구’로 보존되고 있는 바스타키야(공식 명칭 알 파히디) 지역의 XVA 갤러리 호텔도 추천할 만하다. 저마다 다른 느낌으로, 지역색을 가미해 단장한 13개 룸을 보유하고 있으며 ‘웰빙 점심’이나 티타임을 갖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지역 아티스트들의 매력적인 작품도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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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스키부터 사막 사파리까지, 이색적인 ‘즐길 거리’의 천국
과연 이토록 많은 호텔을 다 수용할 수 있을까 싶지만 각종 행사와 관광을 아우르는 마이스(MICE) 산업이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노라면 기우인 듯싶다. 최근 관광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두바이를 찾은 방문객 수는 1천4백20만 명 수준으로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전년 대비 7.5% 성장세를 기록했다. 사람들이 찾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먹거리, 볼거리 말고도 즐길 거리 등 ‘알맹이’가 단단해졌을 뿐만 아니라 풍성해져서다. 당장 2월에는 ‘두바이 푸드’ 페스티벌이 열렸고, 3월에는 예술 축제인 ‘아트 두바이’가 개최되고 있다. 레포츠의 천국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승마나 사냥은 물론이고 고층 건물에서 와이어를 타고 이동하는 ‘지프라인(zipline)’ , 고난도 운전 기술을 선보이는 곡예 주행 같은 익스트림 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심지어 사막에서 생소한 ‘스키’도 가능하다. 에미리트 몰에 들어선 실내 스키 리조트 ‘스키 두바이(Ski Dubai)’는 축구장 3개 크기의 공간에 무려 6천 톤의 인공 눈을 뿌려 만든 서로 다른 난이도의 슬로프가 5개나 있고, 얼음 동굴 등을 갖춘 ‘스노파크’도 있어 계절에 상관없이 가족 단위 관광객이 즐겨 찾는다. 그래도 두바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야외 활동을 꼽는다면 아마도 ‘사막 사파리’가 1순위일 것이다. 끝없이 펼쳐진 금빛 모래벌판 위를 사륜구동 차량을 타고 ‘거침없는 질주’를 체험하는 이색 체험이다. 토요타 랜드크루저, 벤츠 G클래스 등 사륜구동 차량을 골라 탈 수 있다. 사막 초입에 ‘충격 방지’를 위해 타이어 바람을 뺀 뒤 본격적인 질주에 나서면 환호성이 절로 쏟아져 나온다. 요철이 심한 모래 언덕 위를 거칠게 오르내리노라면 그 외침은 절규로 바뀌기도 하지만, 매력은 만점이다. 운이 좋으면 하얀 오릭스의 기품 있는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이 밖에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널려 있다. 한약처럼 씁쓸한 아라비아 커피와 대추야자를 마신 뒤 물담배를 필 수도 있고, 아랍의 전통인 매사냥을 구경할 수도 있다. 별이 쏟아질 듯한 밤하늘이 고프다면 아라비안 스타일의 양탄자가 깔려 있는 사막 캠프장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다. 별빛 가득한 밤, 두바이의 맛난 양고기에 시원한 맥주를 한잔 곁들이면서 환상적인 벨리 댄스를 지켜보노라니 어째서 이 땅에서 시를 읊는 통치자가 탄생했는지 알 듯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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