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her
이번 시즌 여성 패션 트렌드의 가장 큰 핵심은 평범함에서 벗어나 화려할수록 빛을 더하는 맥시멀리즘이다. 러플, 자수처럼 장식적인 요소가 눈에 띄는 빅토리안 룩부터 드라마틱하게 반짝이는 메탈릭 룩의 향연까지. 이제 다채롭고 풍요로워진 2015 F/W 트렌드를 맞이할 차례.
Trend 1_Genderless suit 지난 시즌 허리선을 살린 재킷, 타이트한 팬츠, 거기에 스틸레토 힐과 스카프로 여성스러운 스타일링을 보여준 디올의 룩이 여성 수트의 모범 답안이었다면, 이번 시즌에는 지극히 중성적인 무드의 ‘젠더리스’ 스타일이 강세다. 젠더리스 룩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싶다면 구찌의 스타일링을 눈여겨보자. 살짝 들어간 허리선이 특징인 재킷과 와이드 팬츠, 이너로 매치한 부드러운 실크 블라우스는 남성 컬렉션과 쌍둥이처럼 동일한 것은 물론, 스타일리시한 젠더리스 룩을 완성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Trend 2_Good night wear 가느다란 끈으로만 이뤄진 슬립 드레스가 지난 S/S 시즌에도 런웨이를 점령하더니 이번 시즌 더욱 매혹적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지난해 화이트, 블랙처럼 모던한 컬러의 슬립 드레스가 사랑받았다면, 올가을은 컬러 블로킹 패턴과 더욱 다양해진 라인이 이목을 집중시킬 예정. 특히 여성들이 사랑해마지않는 셀린느는 네이비, 오렌지, 크림처럼 대비되는 컬러로 이루어진 슬립 드레스를, 페라가모는 걸을때 마다 펄럭이는 패치워크 스타일의 슬립 드레스를 선보여 슬립 드레스가 더 이상 이브닝 웨어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하지만 여전히 언더웨어처럼 보이지 않을까 시도하기가 망설여진다면 슬립 드레스 안에 티셔츠를 매치하면 좀 더 캐주얼하고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빳빳하게 다린 셔츠를 레이어드하면 속옷 느낌을 덜어낸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Trend 3_Candy shop 지난 시즌 따뜻하고 미니멀한 뉴트럴 컬러의 강세에 힘입어서일까. 겨울이면 블랙으로 도배되던 런웨이가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이번 시즌 레드에 이어 키 컬러로 선보인 핑크는 우리가 알고 있던 유치하고 뻔한 컬러가 아니다. 톤 다운된 인디언 핑크부터 은은한 베이비 핑크, 청순한 페일 핑크까지. 다채로운 컬러만큼이나 입는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8부 길이 팬츠에 더블 재킷으로 경쾌한 룩을 선보인 프라다, 스웨이드 오버올에 실크 블라우스를 매치한 끌로에, 자수 장식 원피스로 우아한 핑크 룩을 선보인 돌체앤가바나까지. 혹 핑크 의상이 부담스럽다면, 슈즈와 백처럼 액세서리를 적극 활용할 것. 특히 이번 시즌 가장 효과적인 액세서리인 브로치라면 더욱 좋다. 입는 이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로 변신 가능한 핑크 룩에 정답은 없으니까.
Trend 4_Luxe bohemian 사랑과 평화, 자유를 떠올리게 하는 보헤미안 룩은 페스티벌 룩으로 각광받고 있기도 하다.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보헤미안 무드가 가득한 1970년대로 추억 여행을 떠났다. 하늘거리는 프린지 디테일의 판초, 화려한 프린트를 더한 집시풍 드레스가 그 예. 대표적으로 버버리 컬렉션에서 보헤미안 룩을 대거 선보였는데, 특히 바람에 로맨틱하게 날리는 드레스는 재킷을 걸쳐 입으면 일상에서도 더욱 멋스럽게 소화할 수 있을 것. 자카드, 벨벳, 시퀸, 실크 등 여러 소재를 패치워크한 재킷이 눈에 띈 에트로 역시 럭셔리한 보헤미안 룩의 정석을 보여줬다.
Trend 5_Dark Victorian 실용성을 바탕으로 한 미니멀 룩이 지배하던 지난 시즌과 달리 이번 시즌에는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 여성들의 옷차림에서 영감을 받은 빅토리안 룩이 트렌드로 등극했다. 로맨틱하고 장식성이 짙은 이전의 빅토리안 룩과 다른 점이 있다면 미스터리하고 어두운 고스(goth) 스타일이 첨가되었다는 것. 십자가 자수를 새긴 벨벳 드레스부터 코르셋과 매치한 재킷, 러플 드레스, 하이넥 블라우스는 음산하면서도 로맨틱한 분위기를 완성해 마치 빅토리아 시대의 초상화 속 여인을 연상케 한다. 이러한 빅토리안 룩을 일상생활에 적용한다면? 무릎 위 기장의 원피스와 앵클부츠로 우아한 스타일링을 보여준 발렌티노의 룩을 참고할 것.
Trend 6_Billow padding 몽클레어부터 파라점퍼스, 무스너클까지. 지난해 겨울은 프리미엄 패딩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패셔너블하진 않지만 보온성이 뛰어나 필수 아이템이 된 패딩이 이번 시즌 풍선처럼 부풀어오른 듯 과감한 디자인으로 나타났다. “안 그래도 부해 보이는 디자인을 더 부풀렸다고?”라고 의아해할 수 있다. 하지만 하의에 타이트한 미니스커트를 매치한 펜디의 룩을 참고한다면 슬림한 스타일로 연출 가능하다. 좀 더 새로운 스타일의 패딩을 선호하는 이들이라면 단추를 이용해 소매를 탈착할 수 있는 셀린느의 패딩을 놓치지 말도록.
Trend 7_The shining 일상적인 패션의 상징인 놈코어 룩에 싫증 난 이들이 반길 만한 트렌드가 찾아왔다. 시선을 압도하며 반짝이는 메탈릭 아이템이 그것. 기존보다 세련된 반짝임으로 ‘드레스업’해 다시금 돌아온 글리터 룩, 어떻게 하면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까. 실버 시퀸 니트에 메탈릭한 미니스커트를 매치해 섹시한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루이 비통과 알루미늄 금속사의 일종인 루렉스 소재의 플리츠스커트로 빈티지하면서 소녀스러운 무드를 연출한 의상은 다가오는 연말 파티 룩으로 제격이다. 화려할수록 이번 시즌 트렌드에 가까우니 커다란 네크리스와 이어링을 적극 활용하자.
for him
컬러, 실루엣, 소재, 패턴 등으로 나눠 이번 시즌 남성 스타일에 방점을 찍어줄 일곱 가지 트렌드를 2015 F/W 맨즈 컬렉션에서 골랐다.
Trend 1_Cold Grey 이번 시즌 남성 컬렉션의 중심에 선 컬러는 바로 그레이다. 프라다, 브리오니, 펜디, 보테가 베네타,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다수의 브랜드들이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그레이 컬러로 단장한 수트 룩을 캣워크 위에서 선보이며 그레이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으니! 다크한 톤부터 라이트한 톤까지, 따뜻해 보이는 색감부터 차가워 보이는 색감까지 다양한 그레이 컬러가 무대 위에 올랐지만 그중에서도 블루 톤이 도는 차가운 느낌의 색감에 주목해야 한다. 런던의 회색빛 가을 하늘을 연상케 하는, 세계적인 컬러 연구소 팬톤(Pantone)이 ‘스토미 웨더(Stomy Weather)’색이라고 칭한 콜드 그레이 컬러는 고급스러우면서도 도시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제격이기 때문. 지금, 당신의 옷장 안을 체크해보라. 만약 블랙이나 네이비 수트 일색이라면 이번에야말로 그레이 수트를 마련할 최적의 타이밍이 될 것이다.
Trend 2_Oversize Vibe 복고풍 바람과 함께 자신의 사이즈보다 한 치수 크게 입은 듯한 1980년대 박시 스타일이 돌아왔다. 부드러운 어깨 라인을 타고 내려오다가 어깨 아래부터 소매가 시작되는 오버사이즈 아우터웨어는 날 선 칼처럼 정확하게 재단한 아우터보다 한결 부드럽고 여유로운 인상을 심어준다. 박시한 상의에 슬림한 팬츠를 매치하면 오랜 시간 공들인 역삼각형 체형으로 연출해줘 은근하게 남성성을 뽐내기에도 그만이다. 싱글브레스트 혹은 더블브레스트 포멀 코트부터 데일리 룩이나 스포츠를 위한 워크 웨어 재킷, 공군 비행사들이 입는 아우터에서 착안한 보머 재킷에 이르기까지 스타일도 각양각색이다. 특히 다양한 길이와 소재로 선보이는 피코트의 향연은 오버사이즈 스타일 가운데 가장 눈여겨봐야 할 아이템이다.
Trend 3_Bold Plaid Suit 나비부터 플라워 패턴까지 수많은 패턴이 캣워크를 가로질렀지만 왕좌의 주인공은 바로 스퀘어 패턴. 볼드한 컬러 블록으로 모던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발산하기도 하고, 잔잔한 체크무늬가 만들어내는 작은 스퀘어로 밋밋한 룩에 경쾌함을 불어넣기도 하는 등 아우터웨어, 셔츠, 팬츠, 재킷 등 어떤 패션 아이템에서나 쉽게 사각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올해는 상·하의를 모두 같은 패턴으로 매치하는, 한 벌의 수트로 연출하는 스타일링법이 두드러진다. 사각 패턴에 속한 컬러 중 하나를 골라 같은 색의 터틀넥이나 폴로 셔츠를 입으면 남부럽지 않은 비즈니스 캐주얼 룩으로 마무리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Trend 4_Warm Material 다소 올드하다는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벨벳과 코듀로이의 변신은 그저 놀랍기만 하다. 벨벳과 코듀로이 소재의 수트를 대거 선보이며 실용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어번 수트’의 본보기를 보여준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 마치 금가루를 뿌린 듯 매혹적인 광택의 벨벳 수트로 댄디한 이브닝 룩을 제안한 것으로도 모자라 코듀로이 소재를 매치한 선글라스와 벨벳 패치워크 백 등의 액세서리를 대거 선보인 에트로가 돋보였다. 펜디의 코듀로이 팬츠와 니트 웨어의 조우, 버버리 프로섬의 슬림한 코듀로이 트렌치코트, 보테가 베네타의 얇고 가벼운 코듀로이 피코트와 트레이닝 웨어의 매치 등은 데일리 룩의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며 소재의 매력을 배가시켰음은 물론이다. 엘레강스한 느낌을 내면서도 가장 관능적인 소재인 벨벳, 보온성과 더불어 트렌디한 스타일로 거듭난 코듀로이, 그 어떤 쪽을 선택한다 해도 당신을 가장 따뜻하고 스타일리시하게 변신시켜줄 것이라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Trend 5_Shearing with Everything 사실 시어링(양털)은 고전적인 남성복 소재다. 여성들이 즐기는 화려한 각종 모피가 부담스러웠던 남성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어링과 친밀감을 쌓아왔던 것. 그리고 이번 시즌 1970년대 분위기로 회귀한 트렌드와 함께 시어링 소재가 귀환을 알렸다. 물론 양털의 등장 자체가 그다지 새롭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놀라운 것은 매치 방법과 활용도다. 단지 코트의 라이닝뿐만 아니라 에르메스의 운동화, 루이 비통의 가방 등 각양각색의 아이템으로 거의 모든 쇼에 등장하며 한층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었다. 곱슬곱슬한 양털의 특성을 살린 것부터 벨벳처럼 짧게 깎은 텍스처까지, 자연스러운 양모 컬러 그대로인 것부터 염색한 컬러 혹은 패치워크 스타일까지, 전체 또는 부분적인 디테일로 활용한 시어링은 가죽을 벗기지 않고 털만 깎아 만든 유일한 모피이니만큼 양심의 가책 없이 마음껏 즐겨도 좋다.
Trend 6_Olive Green 그레이가 컬렉션 전반에서 커다란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동안, 그린 컬러는 오렌지, 핑크, 블루 등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이번 시즌 세컨드 컬러로 입지를 굳혔다.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다른 컬러들보다 익숙함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그린색은 런던, 밀라노, 파리 할 것 없이 모든 컬렉션에서 등장하며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색감은 마른 허브 잎이나 올리브에 가까운 컬러가 주를 이루었는데, 사실 남성들은 군대를 연상시키는 이 ‘국방색’에 손사래를 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이 풀어낸 다양한 방식을 체크한다면 그 생각이 분명 달라질 것이다. 벨루티, 던힐, 보테가 베네타는 간결하게 딱 떨어지는 한 벌의 근사한 수트로 시선을 집중시키는가 하면, 토즈는 실용적이고 멋스러운 캐주얼 룩으로 주말 여행을 부추겼고, 버버리 프로섬은 트렌치코트와 팬츠, 트렌디한 보머 재킷과 스웨터 등으로 그린의 변주를 뽐냈다.
Trend 7_Layer-up, knits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가장 우선적으로 언급되는 스타일링 노하우가 레이어링이지만 그 방법이 점차 진화하고 있다. 짜임이 굵은 청키한 니트를 활용하는 것이 이번 시즌 레이어링의 키워드. 가장 쉬운 방법으로 트렌디한 물결에 동참하겠다면 질 샌더나 발리처럼 메리노 울 터틀넥에 투자하고 그보다 두툼한 니트 아래 받쳐 입을 것. 시크하면서도 스마트한 감성을 자아내는 데 최적의 아이템이 되어줄 것이다. 숄칼라 니트 카디건을 활용하는 것 또한 단조로운 룩에서 벗어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에트로처럼 셔츠 위에 아우터로 입어 포근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도 좋고, 살바토레 페라가모처럼 가죽 재킷 안에 레이어드해 자유분방함을 뽐내도 좋다. 겉옷 위에 또 겉옷을 입는 방식이 어색하지 않은 요즘, 레이어드 룩에 정해진 룰 따윈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