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1921, Forever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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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5, 2011

에디터 배미진

아름다운 유산을 지닌 이탈리아 브랜드에 대한 찬사는 멈출 줄을 모른다. 그중에서도 올해 창립 90주년을 맞은 구찌는 장인 정신의 본고장인 피렌체에 구찌의 모든 이야기를 담은 박물관을 선보이고 ‘Made in Italy’의 진정성을 담은 기념 도서를 출간한다. 1921 컬렉션을 선보이며 시작된 구찌의 90주년 이야기.


     

 

90주년, 그리고 1921 컬렉션

1921년 구찌오 구찌(Guccio Gucci)가 창립한 브랜드인 구찌가 올해로 90주년을 맞았다. 피혁 제품을 전문으로 하는 첫 번째 스토어를 오픈한 뒤로 상류층 스포츠인 승마에서 영감을 받은 홀스빗 장식은 구찌의 시그너처가 되었고 ‘장인 정신’이라는 말은구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이렇게 구찌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이유는 여전히 모든 제품을 100% 이탈리아에서 제작하며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그레이스 켈리,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수많은 셀러브리티의 사랑을 받은 브랜드의 가치를 그대로 담아 창립 90주년의 성대한 포문을 연 것은 바로 1921 컬렉션이다. 올해 초부터 꾸준히 선보인 구찌의 1921 컬렉션은 구찌 창립 9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새로운 라인으로, 가방은 물론 레디 투 웨어, 액세서리 라인으로도 선보인 바 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뉴 뱀부와 뉴 재키, 체인 핸드백 등 클래식한 라인의 재현이다. 지금까지 구찌에서 선보인 디자인 중 가장 핵심적인 디자인만 모아 송아지가죽과 악어가죽 등으로 재해석한 클래식한 백은 이그조틱 레더 등 다루기 어려운 하이엔드 소재를 사용해 구찌의 장인 정신을 대변한다. 또 태슬과 뱀부 디테일로 구찌의 클래식을, 화려한 체인으로 구찌의 현대적인 면모를 형상화했다. 1921 컬렉션의 트레이드 마크는 ‘G.GUCCI Firenze 1921’ 로고다. 1921 컬렉션의 모든 액세서리, 벨트, 메탈 트래블 태그에 새겨진 이 마크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구찌의 얼굴이다. 이 로고와 함께 가장 고전적인 구찌의 시그너처인 디아망떼 패턴을 사용하며 클래식과 현대의 조화를 완성했다.

구찌의 고향, 피렌체에서 만나는 구찌 뮤제오

구찌는 창립 90주년을 더욱 성대하게 기념하기 위해 구찌의 고향인 피렌체에 오는 9월 28일 90주년 기념 뮤지엄을 오픈한다. 피렌체 시뇨리아광장에 위치한 유서 깊은 팔라초 델라 메르칸치아(Mercanzia)에 마련될 구찌 뮤제오(Gucci Museo)는 1921년 구찌오 구찌가 처음으로 브랜드를 설립할 때 가지고 있던 꿈과 비전이 9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대로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장소다. 1337년에 세운 유서 깊은 건물로, 지금까지도 피렌체의 오랜 전통인 장인 정신을 상징한다. 구찌의 크리 에이티브 디렉터인 프리다 지아니니가 오리지널 건축물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소재를 사용해 리모델링한 공간으로 건물이 지닌 역사를 존중하는 구찌의 정신이 담겨 있다. 구찌의 ‘Forever Now’ 철학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 뮤지엄은 구찌 디자인의 영감이 원천이 되는 아카이브를 보여주는 영구 전시실과 프랑스의 기업가, PPR 그룹의 오너인 프랑수아 피노가 설립한 피노 파운데이션(Pinault Foundation)의 지원을 받아 예술품을 전시하는 상설 전시실로 나뉘어 있다. 아이콘 스토어, 북 스토어, 기프트 숍을 통해 구찌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뮤지엄의 입장 수익의 50%는 피렌체 예술품 보존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구찌가 이 뮤지엄에서 선보일 구찌의 제품을 모으기 위해 지난 2010년 크리스티 경매와 함께 진짜 구찌의 빈티지를 찾아 나선것은 유명한 일화다. 구찌는 크리스티와 함께 공인 온라인 감정평가 사이트인 ‘Gucci Collector: Presented by Christie’s’를 오픈하고 9개월 동안 25개 국가에서 6백 점이 넘는 빈티지 제품 감정 의뢰를 받았다. 전 세계 구찌 컬렉터들이 이 사이트에 업로드한 빈티지 제품 사진들에 대해 크리스티 전문가들과 구찌 아카이브 팀의 협력 아래 정기적으로 감정이 진행되었다. 이를 통해 1950년대 후반에 생산된 화이트 레더 소재 뱀부 핸들 백, 1970년대 후반에 만든 뷰티 케이스 등 지금까지 쉽게 볼 수 없었던 구찌의 제품들을 찾을 수 있었다. 구찌는 이 빈티지 제품들을 구입해 구찌 뮤제오에서 선보이는데, 90주년을 위해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구찌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뮤지엄과 새로운 1921 컬렉션, 그리고 구찌의 팩토리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을 담은 90주년 기념 도서 <메이킹 오브(Making of)>는 단순히 창립 90주년을 기념한다는 의미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영광을 과시하려는 것을 넘어, 앞으로 나아갈 미래에 대한 다짐이다. 장인 정신과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뚝심, 현대적인 것에 대한 끊임 없는 도전이 만들어낸 구찌의 90주년 프로젝트야말로 이탤리언 브랜드의 자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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