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에 빠져들다 the ryok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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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01, 2011

글·사진 김범수(라이프스타일 객원 에디터, http://pat2bach.blog.me)

일본 열도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지진과 화산은, 역설적이게도 반대급부로 일본인에게 온천을 선물해주었다. 꽃샘추위 속, 더욱 그 유혹이 강렬해지는 온천 여행의 매력.



정신없이 돌아가는 바쁜 일상 속에 지쳐 있는 현대인에게, 추운 겨울 부단히 돌아다녀야 하는 여행은 휴식이 아닌 고행일 뿐이다. 삶이 고단할 때면 머릿속의 상념을 잊고 세상과의 소통을 단절한 채 칩거하고 싶은 법. 이런 사람을 위해 추천하고 싶은 것이 바로 료칸 여행이다. 조용한 시골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자연의 소리를 경청하고, 극진한 서비스와 맛있는 음식에 감동하며, 따뜻한 온천에 몸을 담그고 나면 대자연의 청정한 공기가 몸속 깊숙이 들어와 일상의 피로는 물론 정신까지 맑아진다. 언젠가는 실행하고 싶은 꿈같은 휴식, 료칸 여행을 떠나보자.



horai
호라이는 1849년에 창업하여 일본의 3대 온천(古泉, 오래된 온천)으로 인정받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명 료칸이다. 객실과 온천이 해안 절벽을 따라 자리 잡고 있는데, 수령이 3백 년은 족히 된 고목 사이로 펼쳐지는 그림 같은 절경이 절로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아름답다. 시원하게 탁 트인 노천 온천과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대욕장에서 경치를 감상하며,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와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 소리를 들으며 온천물에 몸을 담그노라 면, 일상의 피로가 한순간에 사라진다. 특히 이른 아침 해 뜰 무렵이나 해 질 무렵의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하는 온천욕은 더할 나위 없는 행복감을 안겨준다. 신선한 해산물을 위주로 정성껏 차려내는 가이세키 요리 또한 수준급이며, 여종업원인 나카이 상의 섬세한 서비스 역시 역사가 오래된 료칸답게 마치 서비스의 정석을 보여주는 듯 훌륭하다. 도쿄 역에서 신칸센으로 40분 정도 떨어져 있는 이즈 반도 아타미에 위치. www.izusan-horai.com



Villa Del Sol
빌라 델 솔은 호라이 료칸의 별관으로 사용되는 곳이다. 메이지 시대에 지어진 일본 최초의 서양식 건물을 호텔로 레노베이션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건물 옆 절벽을 따라 나 있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중턱에 온천이 있고, 꼭대기에는 료칸 객실이 자리하고 있는 매우 독특한 구조이다. 빌라 델 솔은 룸이 8개뿐인 아주 작은 부티크 호텔인데, 시설이나 서비스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 바다를 향해 나 있는 선베드에 누우면 사가미 만의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햇볕이 워낙 강해 한겨울에도 따뜻한 기운을 느낄 수 있어 ‘태양의 집(Villa Del Sol)’이라는 이름을 실감할 수 있다. 또한 레스토랑에서 클래식한 프렌치 요리를 맛볼 수 있는데, 인근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과 조개류, 생선 등으로 조리해 무척 신선하고 맛있다. 호라이와 빌라 델 솔에서 하루씩 묵으면, 마치 두 곳의 여행지를 방문한 것과 같은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www.izusan-horai.com/hotel




Idumisou
시즈오카 현의 이토시는 일본 내에서도 풍부한 양과 효과 좋은 양질의 온천수로 유명한 지역이다. 이곳 이토에 위치한 료칸 이즈미소는 4개의 원천에서 흘러나오는 온천수를 맘껏 즐길 수 있는데, 히노키 대욕장, 정원을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 온천, 가족끼리 함께 빌려서 한 자리에서 쓸 수 있는 가시키리 온천, 온천 풀장, 족욕탕, 방에 딸린 로텐부로 등 다양한 타입의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심지어 객실에서 사용하는 물조차 100% 온천수다. 객실은 고급스러운 일본 전통미가 물씬 풍기는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는데, 가장 인기 있는 로텐부로 객실은 정원에 노천 온천이 자리 잡고 있어서 여름철에는 온천욕을 하며 하나비(불꽃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이토는 바다와 산을 끼고 있는 지역이어서 바다의 신선한 어패류와 산에서 햇빛을 풍부하게 받으며 자란 차를 이용한 조리법이 발달했다. 신선한 바다 요리에서 향긋한 차향을 느낄 수 있는 ‘이토 차호 요리’라는 독특한 가이세키 요리를 맛볼 수 있다. www. idumisou.co.jp



Angine
2008년 3월에 리뉴얼 오픈한 안진은 일본의 유명 건축 디자이너 아즈마가 프로듀스한 모던 재패니스 스타일의 고급 료칸이다. 다다미 객실뿐 아니라 트윈 베드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객실로 구성되어 있어, 특히 젊은 고객층과 허니문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다른 료칸과는 달리 숙박과 식사를 분리해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적인 부담도 적다. 하지만 안진의 레스토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이즈 반도의 풍부한 해산물과 어패류로 만들어내는 재패니스 프렌치 요리와 퓨전 가이세키 요리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정도로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바닷가에 위치해 있는 료칸인 만큼 객실에서 바라다보이는 오션 뷰가 일품인데, 큰 창 너머로 푸르게 빛나는 바다를 마음껏 즐길 수 있고, 특히 여름에는 객실에서 바다 위를 수놓는 불꽃놀이를 바라볼 수 있어 더욱 인기가 있다. 온천 시설로는 대욕장과 노천 온천이 있으며, 일본식 정원을 감싸듯 자리 잡은 히나레(별채) 객실에는 히노키 로텐부로가 설치되어 있다. www.angine.jp



Hoshinoya, Karuizawa
‘만약 일본이 고유의 문화를 그대로 지키면서 근대화의 길을 걸었다면, 지금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런 상상력을 기반으로 해발 1천 미터 고원지대의 산과 산 사이 계곡 골짜기에 만들어진 호시노야는, 바라만 보고 있어도 눈이 맑아질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 자체가 더할 수 없이 매력적이다. 또한 호시노야에는 예로부터 피부를 아름답게 해주는 온천탕으로 유명한 카루이자와의 원천에서 흘러나오는 100% 천연 온천이 두 군데 있다. 온천뿐만 아니라 명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고요하고 평온한 메디테이션 베스, 계곡에서 새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자연 그대로의 노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톰보노유. 호시노야가 제안하는 7가지 입욕법과 호흡법을 따라 하다 보면, 어느덧 일상의 피로가 씻겨지는 것은 물론 어지러진 정신이 치유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일식 레스토랑 가스케에서는 지미진수(地味眞髓, 이 지역에서 자란 식재료를 전통적인 기법으로 만든 요리)의 철학을 바탕으로 만든 가이세키 요리를 서브하는데, 먹기 아까울 정도로 아름다운 데커레이션과 함께 정성스런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www.hoshinoy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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