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고 론디노네 < nuns and monks by the sea >展_국제갤러리 서울 &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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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 2022

글 고성연

Exhibition in Focus

완연한 봄기운이 물씬한 요즈음, ‘발품’ 파는 게 아깝지 않은 세계적인 작가들의 전시가 앞다퉈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확장 이전한 리만머핀 서울의 래리 피트먼(Lari Pittman) 개인전과 탕 컨템포러리 아트 서울 스페이스의 자오자오(Zhao Zhao) 개인전 등에 이어 얼마 전 아모레퍼시픽미술관(APMA)에서는 현대 사진의 거장 안드레아스 거스키(Andreas Gursky)의 대규모 개인전이 신작까지 앞세워 국내 최초로 막을 올렸고, 국제갤러리에서는 동시대 미술계에서 각광받는 예술가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개인전이 서울과 부산, 두 지점에서 동시에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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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고 론디노네 <nuns and monks by the sea>展_국제갤러리 서울 & 부산

‘돌’이라는 소재가 지닌 힘은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의 손길을 만나면 특별한 미학적 오라를 품는 듯하다. 2013년 뉴욕 록펠러 센터 광장에서 ‘human nature’라는 이름으로 처음 우고 론디노네의 기념비적 청석 조각 작업이 소개된 이래 2016년 네바다 사막 위에 설치한 돌탑 형상의 거대한 작품 ‘Seven Magic Mountains’는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올봄, 국제갤러리 서울에서 그의 돌 조각이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냈다. 국제갤러리 K3관의 6m 정도 되는 높은 층고를 활용한 5점의 ‘nuns and monks’ 연작은 언뜻 커다란 돌덩어리처럼 보이지만 안이 비어 있는 청동 조각이다(본래 작은 크기의 석회암 모형으로 제작된 작품을 스캔하고 확대해 청동 주물로 다시 탄생시킨 것이다). 제목이 말하듯, 성인(聖人)의 신비한 모습을 띠고 있지만 우상적 상징성으로 짓누르기보다는 관람객을 환영하는 ‘열린’ 존재를 의도했다고 한다. 작가는 언제든 일정한 색조의 작품을 보여주기 위해 차분한 조명만이 작품을 비추도록 전면 유리창을 필터로 감싸 빛을 되도록 차단했다. 그리고 모래 자국 같은 무늬를 띤 진회색의 시멘트를 전시 공간 전체에 발라 바닥과 벽이 단일한 콘크리트처럼 보이도록 했다. 이는 마치 구름 덕분에 그늘이 살짝 진 느낌을 들게 한다. 그리고 이 같은 날씨에 대한 암시는 부산의 전시 공간에서도 이어진다. 역시 유리창에 자외선 차단 필터를 씌운 공간에 작은 ‘mattituck’ 회화 시리즈 17점이 잔잔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작가의 스튜디오가 있는 뉴욕 롱아일랜드 매티턱에서 본 노을을 묘사한 이 앙증맞은 소품 시리즈는 지역명을 그대로 차용한 섬세한 수채화 연작으로 각각의 작품은 오로지 세 가지 색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전시명 우고 론디노네 개인전, <nuns and monks by the sea>  전시 기간 5월 15일까지  홈페이지 www.kukjegall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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