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게해를 배경으로 한 화이트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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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1, 2011

취재·글 주느비에브 도르티냑(Jeneviève Dortignac) | 번역 김미진 | photographed by 앙리 델 올모(Henri Del Olmo)

카보 타구 호텔의 흰색 건물들은 미코노스 섬의 전통 가옥 형태를 모던하고도 럭셔리하게 재해석한 것이다. 그리스의 섬들이 흩뿌려진, 끝이 보이지 않는 푸른 물결을 마주하고 있는 이곳에서라면 태양 아래 나른하게 늘어지는 달콤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언뜻 호텔 건물이 키클라데스제도의 마을 곳곳에 있는 옛날 전통 가옥의 원형과 다른 것은 없어 보인다. 늘 눈부신 햇빛과 어우러지도록 한 섬 지방의 전통 양식과 하모니를 이루고 있는 이 호텔은 절벽 꼭대기에 위치해 흰색 석회칠을 한 여러 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각 건물은 마치 미코노스의 골목길처럼 미로같이 복잡한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다. 택시가 당신을 호텔 입구에 내려놓는 순간, 이곳에서 지내는 날들이 특별할 것임을 예감하게 될 것이다. 호텔 리셉션 공간은 모두 흰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토록 이상적인 데커레이션 속에서 바다를 마주하고 서 있다 보면 눈은 하늘과 바다, 수영장이 만들어내는 넘치도록 풍부한 푸른빛으로 충만해진다.

고급스러움과 조용함, 풍요로움이 선사하는 뜻하지 않은 즐거움 덕분에 당신은 이 그림엽서 같은 곳에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이곳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마음은 즉각적으로 안정을 되찾는다. 또 도시의 복잡함에서 벗어나 빈둥거리며 지내기 위해 이곳으로 여행 오기로 결정한 것이 옳은 선택임을 확신하게 된다. 이곳에서 보내는 나날은 끝없이 이어지는 허니문 같다. 스파에서 정성스러운 마사지를 받으며 원기를 얻고, 그늘과 태양을 오가며 낮잠을 즐기고, 목이 마르면 언제든 과일 칵테일을 한잔하고, 저녁에는 흔들리는 촛불 아래서 디너를 즐기면 된다. 이 마법 같은 순간들은 절벽 아래쪽으로 해안을 따라 나 있는 도로에 스쿠터들이 복잡하게 줄지어 서 있다는 현실을 잊게 만든다. 미니멀리즘보다 더 순수한 데커레이션은 돌과 나무, 갈대, 회벽 같은 거친 자연 소재 덕에 더욱 돋보인다. 결점이란 찾아볼 수 없다. 이곳에 놓인 소파와 의자, 세라믹 화기는 파올라 나보네가 제르바소니를 위해 디자인한 것이고, 오일 담는 항아리는 이 지역 전통 제품이다. 침실에서는 지중해 특유의 컬러를 찾아볼 수 있다. 또 이곳저곳에 부분적으로 사용된 골드 컬러는 빛으로 가득한 공간에 악센트를 더한다. 모든 객실에는 바다를 향한 근사한 전망을 자랑하는 테라스가 딸려 있고 스위트룸에는 개인 풀이 따로 갖추어져 있다. 각 객실에서는 완벽한 프라이버시를 즐길 수 있다. 당신 옆방에 머물고 있는 이들은 막 결혼한 젊은 일본인 커플일 수도, 미국인 가족일 수도, 얼큰하게 취한 잘생긴 이탈리아 젊은이들일 수도, 주말을 즐기러 온 그리스 인일 수도 있다. 호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코즈모폴리턴적이며 우아하고 이곳의 구성은 진정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된 것이다. 호텔에서 600m 아래에 펼쳐지는 미코노스 섬의 풍경은 해변과 나란히 이어지는 골목길, 각 문에 달린 고급스러운 간판들로 아기자기하다. 이 소소한 것들만으로도 기분 전환하기에는 충분하지 않겠는가.


Cavo Tagoo, Mykonos

전화 30 22 890 20 100

홈페이지 www.cavotagoo.gr

가격 클래식 룸은 1박에 2백50유로부터, 골든 스위트룸은 1박에 1천2백50유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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