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of Prec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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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05, 2019

에디터 장라윤

예거 르쿨트르가 새롭게 선보인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미닛 리피터 퍼페추얼에는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과 기술력, 그리고 장인 정신을 반영했다.
행사를 위해 교토를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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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이 살아 있는 도시
키 작은 기와지붕 사이사이로 간간이 모던하고 반듯한 빌딩이 보인다. 좁게 굽이진 돌바닥 골목과 잘 닦인 4차선 대로가 어우러진 교토는 아직도 과거 어느 시대에 머물러 있는 듯한 느낌. 이런 특별한 분위기 속에서 몇십 년 혹은 대를 이어 몇백 년째 도자기를 굽고 부챗살을 다듬는 장인은 교토의 상징이 되었다. 자연과 건축, 문화, 풍습에 큰 의미를 두고 기꺼이 느린 변화를 택한 교토의 매력은 1백8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정밀하고 정교한 기술력과 뛰어난 예술적 비전의 완벽한 하모니를 증명해온 예거 르쿨트르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시간을 표시하는 작은 부품들의 섬세한 조합, 정교한 인디케이터를 포함한 무브먼트의 정밀성, 그리고 장인들에 의해 엄격히 계승되고 있는 1백80가지 워치메이킹 기술과 메티에 라르ⓡ(Me´tiers Raresⓡ) 등 끊임없는 노력과 소명, 그리고 도전을 통해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17일, 일본의 옛 수도 교토와 그랑 워치 메종 예거 르쿨트르의 강력한 유대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시계 애호가들을 또 한번 놀라게 한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미닛 리피터 퍼페추얼’을 소개했다.

최고의 정밀성을 담은 아름다운 시계
세계에서 가장 멋진 포시즌스 호텔 중 하나로 꼽히는 포시즌스 호텔 교토. 일본식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만난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미닛 리피터 퍼페추얼은 탁월한 정밀성으로 완성한 리미티드 에디션 시계다. 예거 르쿨트르 그랑 메종은 현재 2백 개가 넘는 차임 시계 칼리버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 1월 스위스 고급 시계 박람회(SIHH)에서 선보인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자이로투르비옹 웨스트민스터 퍼페추얼’의 성공에 이어 5월에 새롭게 선보인 시계다. 오직 30피스만 제작하는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미닛 리피터 퍼페추얼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컬렉션의 미학적 코드에서 영감을 받았다. 혁신적인 공 시스템으로 그랑 컴플리케이션 시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앤티크 소네리 포켓 워치의 이상적인 차임을 부활시켰다. 일반적으로 미닛 리피터 워치는 중첩된 코일에 공을 평평하게 놓는 방식을 택한다. 하지만 이 시계는 베이스에 용접된 2개의 공이 무브먼트를 가로지르며 위쪽으로 급격히 휘기 전까지 한 바퀴 정도 회전하며 무브먼트 주변을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도록 고안했다. 그런 후 다른 방향으로 갈라진 공들이 무브먼트의 다른 면을 따라 반원 형태를 그리며 이동하다 각 공의 끝부분이 만나기 직전에 멈춘다. 이런 움직임은 진동을 만들어내는 요소인 공이 최대한의 공간을 차지해 또렷한 사운드를 만들어내게 한다. 높은 음을 내는 공은 소리굽쇠의 갈래처럼 뒤로 꺾어 방향을 전환하고, 낮은 음을 내는 공은 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 나선형으로 움직이며 균형 잡힌 소리를 선사한다. 최적화된 차임 음향과 음질을 구현하는 이러한 새로운 조합을 통해 예거 르쿨트르는 소네리 시계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는 중이라 할 수 있다.
또 이 시계는 오토매틱 와인딩 시스템을 통해 시계를 따로 조작하지 않아도 윤년을 포함해 일수가 다른 달에도 정확한 캘린더 정보를 표시하도록 했다. 주목해야 할 다른 특징으로는 아워 및 미닛 핸드 축에 가깝게 자리한 직관적인 시큐리티 존. 해당 인디케이터는 10시와 1시 방향 사이에 자리한다. 정교한 마감 기법이 돋보이는 무브먼트의 움직임은 시계 뒷면에서 볼 수 있는데, 무브먼트 내부에 숨겨진 칼리버 950의 와인딩 로터도 관찰할 수 있도록 퍼페추얼 캘린더와 미닛 리피터 사이에 배치했다. 챕터링과 새틴 마감, 코트 드 주네브 장식과 같은 무브먼트의 섬세한 마감 요소들은 놓치면 아쉬울 관전 포인트.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미닛 리피터 퍼페추얼은 메티에 라르 아틀리에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네오클래식 스타일의 그레인 처리 실버 다이얼과 반투명한 딥 블루 기요셰 에나멜 다이얼,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된다. 그야말로 기술적 혁신을 바탕으로 쌓아온 브랜드의 유산과 미니어처 장식 기법의 탁월한 예술을 결합해 소네리 타임피스를 제작해온 그랑 메종의 1백49년 전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시계라 할 수 있다.

예술과 전통이 조화를 이루는 시간
예술과 역사의 도시 교토의 밤을 비추는 밝은 조명 아래, 예거 르쿨트르는 1833년부터 계승되어온 마스터 워치메이커와 장인들의 다양한 기술을 소개하고, 이에 경의를 표현하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아시아 주요 지역의 VIP 고객 및 프레스 등 행사에 초대받은 1백여 명의 게스트들이 신뇨도 사원(Shinnyodo Temple)에 모였는데, 정밀한 워치메이킹 기술뿐 아니라 에나멜링 기법과 일본 특유의 자수 장식 및 상감 세공 기술과의 공통점을 보여주는 진귀한 오브제들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되었기 때문. 이날 사원에는 우리나라의 무형문화재와 같은 의미인 일본 인간국보 예술가 3인(자수 장인 후쿠다 기주(Kiju Fukuda), 목공 장인 스다 겐지(Kenji Suda), 래커 장인 야마기시 가즈오(Kazuo Yamagishi))가 모였고, 그중 자수 장인인 후쿠다 기주 팀은 현장에서 직접 수를 놓아 시선을 끌었다. 그 옆에는 이번 행사를 위해 발레 드 주에서 특별히 방문한 2명의 예거 르쿨트르 워치메이커 및 에나멜 장인이 함께해 세계에서 가장 높이 평가받는 워치메이킹 기술과 예술 기법도 선보였다. 게스트들은 예거 르쿨트르 시계처럼 제작에 수시간 혹은 수개월 소요되는 진귀한 작품에 대해 이해하는 좋은 기회를 가졌고, 일본 전통극 노와 갈라 디너를 즐기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문의 02-75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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