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and White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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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04, 2018

에디터 이지연

매년 몽블랑의 신제품을 한자리에 모아 소개하는 ‘블랙 앤드 화이트 위크’. 올해는 몽블랑 필기구 및
필기 문화 부문 디렉터 ‘린 세르파티(Lynn Serfaty)’의 특별한 발걸음까지 더해 더욱 의미 깊은 자리였다. 과거부터 이어온 필기 문화에 관한 몽블랑의 철학을 그녀와 함께 되짚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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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글로벌 뷰티 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던 이력이 있다. 화장품과 펜은 서로 매우 다른 영역처럼 보이는데, 몽블랑 필기구 및 필기 문화 부문 디렉터를 맡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몽블랑 필기구 부문 디렉터를 맡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아름다움’이요! 화장품과 필기구는 엄연히 다른 영역이긴 하지만, 두 분야 모두 소비자에게 아름다움에 대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는 비단 한 가지만이 아닌, 다양한 관점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또 제가 뷰티 산업에 종사했을 때 배운 점은 진정한 아름다움은 모든 사람의 경험에서 나온다는 것이었어요. 필기구 분야에서 일하는 건 물론 몽블랑이 처음이지만, 이전 뷰티 산업에서 담당한 일, 제 전공인 문학을 통해 배운 모든 경험을 결합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소재를 찾는 과정을 통해 몽블랑의 아름다움을 실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Q2 몽블랑의 만년필 컬렉션 중 가장 좋아하는 모델이 있다면 무엇인가? 저에게 너무 가혹한 질문인 것 같아요.(웃음) 모두 다 제 자식 같아 하나만 고르기 힘드네요. 각각의 몽블랑 제품은 기능 면에서는 똑같은 펜이라도 사용하는 상황과 무드에 따라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저도 매일 다른 펜을 가지고 다녀요. 각각의 펜은 크기(volume)와 필기감에 따라 매번 다른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죠.

Q3 필기구 및 필기 문화 부문 디렉터라는 직함을 보면 프로덕트 기획뿐 아니라, 필기 문화를 널리 알리려고 하는 브랜드의 노력이 드러나는 것 같다. 디렉터로서 현재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 말 그대로 필기에 관한 모든 것을 기획합니다. 만년필뿐 아니라 잉크, 그리고 종이까지도요. 오! 그러고 보니 이번 일정에서 한국의 전통 종이 ‘한지’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이러한 오브제를 만들어 사람들로 하여금 필기를 경험하게 하고, 이를 하나의 문화로 정착시켜 널리 알리는 것이 저의 역할 아닐까요? 몽블랑은 필기구, 즉 글을 쓰는 도구를 만들지만 사실 저희가 더욱 관심을 두는 것은 필기하는 행위에 대한 상징적인 가치입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글을 쓰게 하고, 그들만의 상상을 기록해 하나의 스토리를 만드는 데 주목하죠. 알파벳 자체가 아니라 알파벳이 모여 의미하는 내용을 담고, 곧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지죠. 결국 필기를 하는 행위는 자신에 대한 표현이 될 수도 있고, 삶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손으로 직접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 무형의 상상을 유형의 가치로 전달하는 것이 필기의 매력 아닐까요.

Q4 변화되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이라 할 수 있는 필기 문화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더불어, 몽블랑의 필기구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저는 오히려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맞춰 필기 문화가 좀 더 자유로워졌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글 쓰는 형식이 좀 더 포멀했다면, 최근에는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사람들이 글을 쓰는 행위와 더욱 친밀해졌죠. 그리고 디지털의 성장이 아날로그를 위협한다고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수기로 써야 하는 것들이 존재하니까요. 다만, 디지털 세계는 더욱 활동적이고 크리에이티브한 영역인 건 확실해요. 줄임말을 쓴다든지, 때로는 이모티콘과 이미지가 글을 대체하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몽블랑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어그멘티드 페이퍼(Augmented Paper)’를 선보이기도 했죠. 위에 몽블랑 펜으로 쓰고, 그림을 그리면 바로 디지털화하는 증강 종이와 같은 겁니다. 물론 손으로 직접 글을 쓰는 행위라는 핵심은 그대로 이어가면서요.

Q5 당신이 몽블랑의 일원이 된 후 진행한 프로젝트 중 가장 재미있게 기획하고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가 있는가? 아무래도 최근에 출시한 ‘마이스터스튁 르 쁘띠 프린스 컬렉션’에 가장 애착이 가네요.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마이스터스튁 컬렉션을 제가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동화 <어린 왕자> 스토리에 몽블랑만의 색을 담아 완성했기 때문이에요. 사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들이 <어린 왕자>란 유명한 책의 존재만 기억할 뿐 내용은 정확히 떠올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들로 하여금 평범하게 생각하던 작품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더군요. 그런 만큼 이 컬렉션은 저에게 굉장한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싶네요. 마이스터스튁 르 쁘띠 프린스 컬렉션은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쓰기’ 문화의 가치와 상상력에 대한 헌사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니까요.
문의 1670-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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