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ail in the Wo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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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05, 2014

에디터 고성연(파리 현지 취재)

건축학자들은 도시란 점진적으로 형성되지만 변화를 통해 성장하는 거대한 인공물이기도 하다고 설명한다. 도시를 형성하는 건축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 맥락에서 특유의 아름다움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새로운 랜드마크가 들어서기 유난히 까다로운 파리의 도시 풍경에 참신한 변화의 요소가 생겼다는 사실이 반갑다. 파리 서쪽 불로뉴 숲의 아름다운 정원에 터를 잡은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 현대미술이 자유롭게 뛰노는 실험의 장이자 소통의 공간이 될 이 미술관은 해체주의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을 만큼 파격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작품이다. 파리라는 도시와 자연, 그리고 예술에 대한 애정이 배어 있는 듯한 이 공간은 그가 소망하는 대로 충분히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건축’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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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곡을 시도하기에 유난히 까다로운 곡이 있다. 완성도를 떠나 원곡의 이미지 자체가 본전도 건지기 힘들 만큼 워낙 단단해 쉽사리 손대기 힘든 경우다. 담대하면서도 섬세하게 ‘계획된’ 근대 도시의 상징인 파리는 그런 성격이 짙은 도시가 아닐까. 19세기 중반 나폴레옹 3세의 야심찬 지휘 아래 개선문을 중심으로 12개 대로가 방사선 모양으로 뻗은 지금의 정돈된 골격을 갖추게 된 이 찬란한 도시는 우리가 현재 느끼는 ‘고색창연함’을 유지하도록 엄격한 보호를 받아왔다. 물론 원도심을 함부로 개발하지 못하도록 규제의 날을 날카롭게 세워온 정부가 뒤에 버티고 있기도 하지만, 자칫 건드렸다간 ‘도시 미관을 망친다’라는 세인의 비판을 각오해야 할 정도로 보수적인 정서도 깔려 있다.
그런데 파리 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불로뉴 숲, 나폴레옹 3세가 역시 무척이나 공을 들였다는 아름다운 도시 숲에 모두의 시선을 잡아끌 만한 ‘새로운 랜드마크’가 등장했으니 유럽이 나름 들썩일 만도 하다. 수백 년의 정기를 품은 떡갈나무와 너도밤나무가 우거진 불로뉴 숲의 아클리마타시옹 공원 안. 눈부신 녹음(綠陰)을 배경으로 호젓하게 구름 속을 떠다니는 하얀 돛단배를 연상케 하는 인상적인 건축물의 정체는 루이 비통 재단에서 예술의 소통 공간으로 마련한 현대미술관. 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꿈의 실현(a dream comes true)’이라고 표현할 만큼 오랫동안 애정을 쏟아온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Fondation Louis Vuitton)이다. 미술관 설립에 대한 꿈이 싹튼 건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한 시기도 2006년이므로 그야말로 숙원 사업이다. 많은 이들이 그토록 애지중지해온 파리의 풍경에 의미심장한 변화의 한 조각을 빚어낸 화제의 주인공은 아마도 세계적으로 이름값과 몸값이 가장 높지 않을까 싶은 캐나다 출신의 스타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O. Gehry).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일컬어지는 프리츠커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잘 지은 미술관 하나로 도시 부흥을 일궈낸 사례로 지겨울 정도로 자주 언급돼온 빌바오의 구겐하임을 디자인한 거장이다. 루이 비통의 브랜드 파워에 잘 어울리는 인물이 아닐 수 없다.

프랭크 게리라는 브랜드와 루이 비통의 조우는?

그러나 ‘예술을 위한 교류의 장’이라는 의도가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프랭크 게리와 루이 비통의 만남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팽팽하게 공존해온 것도 사실이다. 20세기 후반부터 ‘스타키텍트(starchitect)’라는 단어가 생겨났을 정도로 엄청난 스타 건축가들의 권력, 그리고 그들이 지구촌 곳곳에 흩뿌린 듯한 자기 복제식 작업에 대해 결코 곱지만은 않은 시선이 엄연히 존재해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탈리아 건축가이자 이론가 알도 로시의 말처럼 건축 작품이란 도시 속에서 저마다 개별성을 띠긴 하지만 사회나 문명 생활에서 분리될 수 없는 집단적인 성격도 지닌 오묘한 창조물이 아니던가. 건축가의 창조적인 자율성에 지나치게 무게가 실리면 자칫 도시의 영혼을 오롯이 담아내야 할 건축물 자체는 ‘주권’을 잃게 된다는 근심 섞인 주장도 이런 맥락에서 나오는 것일 터다. 현대 건축의 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겨온 거목임에는 분명하지만 관습에서 벗어난 파격적인 비정형의 조각 같은 작품 세계로 유명한 프랭크 게리 역시 때때로 이런 비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했다. 그러므로 그가 과연 파리의 역사적, 문화적 맥락을 해치지 않고 브랜드의 자존심을 세워주면서도 자신의 창의적 오라까지 투영한 작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증을 쏟아낸 건 어쩌면 당연했다. 아마도 이러한 우려 섞인 관심의 농도를 충분히 인식하고 고민했기 때문일까? 2014년 10월 말, 드디어 불로뉴 숲에서 겉과 속살을 모두 드러낸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의 개관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프랭크 게리는 살짝 미소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난 이 장소를 둘러싼 진지한 무게감을 잘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결코 이 프로젝트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어요. 꽤나 겁나는 일이었지요.” 그의 목소리는 자못 진지했다.
아르노 LVMH 회장은 프랭크 게리를 만나기 전에 몸소 빌바오 구겐하임을 찾아가 마력적인 위용을 자랑하는 거대한 티타늄 건축물을 마주하고는 “도대체 어떻게 이런 건물을 상상하고, 실제로 지을 수 있을까?”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연간 관람객 수 1백만 명이라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 빌바오 구겐하임의 무게감, 그리고 파리의 존재감은 게리가 아무리 과거를 의식하지 않는 성향이라 하더라도 은근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하지만 게리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건 다행히도 항상 그에게 동기를 불어넣는 ‘건강한 불안감(healthy insecurity)’이었던 듯하다. 자신의 작업은 언제나 건축주와의 ‘협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그는 루이 비통이라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공간의 미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이 평생에 걸쳐 쏟아온 예술에 대한 사랑까지 담아낸 듯 보였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건축 언어를 과하지 않게 나름대로 잘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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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역동적이면서 속은 단순미가 느껴지는 공간의 미학

일단 부드러운 곡선미가 특징인 12개의 유리 돛을 지붕처럼 두른 이 미술관은 겉에서 보기에는 힘차면서도 우아하다.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를 떠올리게도 하지만 건물의 ‘뼈대’를 드러내는 특유의 방식이나 남성적인 느낌이 게리의 창조적 영혼을 담아내고 있는 듯하다. 바람을 맞으며 항해하는 유리 배로 보이든, 숲에 내려앉은 커다란 구름으로 보이든, 혹은 한 마리 헤엄치는 고래처럼 보이든 울창한 수풀에 40m 높이(지상 3층, 지하 1층, 테라스 2층)로 불거져 있는 이 건물이 ‘튄다’는 평가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위압적이지는 않다. 잡지 <배니티 페어>에 실린 폴 골드버거의 글에도 설명돼 있듯이 주변 지형을 바꾸고 시선을 확장시키면서도 아이들이 뛰노는 숲 속 공원이라는 맥락을 마구 침해한다는 느낌은 주지 않는다.
‘게리표 건축 디자인’답게 이 미술관은 각도에 따라 다른 맵시가 드러나는데, 개인적으로는 물이 흐르는 계단이 보이는 입구 쪽에서 건물을 바라보는 것이 가장 멋졌다. 물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유리 범선 같다는 느낌이 확연히 들어서일까. 여기에 환한 햇빛마저 가세하면 마치 네버랜드로 향하는 피터 팬이 된 듯, 절로 동심이 솟구친다. 항상 ‘움직임(movement)’를 표현하는 데 관심이 있지만 차갑지 않은 인간적인 느낌을 창출해내고 싶었다는 게리의 설명이 와 닿는 순간이다. 이 기분 좋은 길은 건물 내부의 지하 전시장으로 이어지는데, 여기에서 만나는 설치 작품 ‘인사이드 더 호라이즌(Inside the Horizon)’ 역시 매력적이다. 온통 노랑으로 덮인 배경 속에서 천장까지 닿은 세로로 긴 거울들이 LED 조명을 받은 채 주르르 늘어서 있는데, 이리저리 열심히 움직이다 보면 수십 개 거울에 자신의 모습이 비치는 ‘스위트 스폿’을 찾을 수도 있다. 요즘 가장 ‘핫한’ 작가 중 한 명인 올라퍼 엘리아손(Olafur Eliasson)의 작품으로, 시각적인 즐거움과 함께 톡톡한 체험의 재미까지 준다. 흥미로운 건 안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분위기의 공간이 펼쳐진다는 점이다. 마치 겉과 속이 구분된 2개의 공간이 존재하는 느낌이다. 로비에는 커다란 물고기 설치물이 달려 있지만 공간 자체가 널찍한 데다 어디에서든 하늘이 시야에 들어오고 빛이 훈훈하게 잘 들어오는 만큼 전반적으로 해사하고 정갈한 분위기다. 또 건물 전체에 걸쳐 11개의 갤러리가 들어서 있지만 개성이 두드러지지 않고 다소 비어 있다는 느낌이 들 만큼 여유롭고, 깔끔하게 정제돼 있다. 프랭크 게리는 회화나 가구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화가를 비롯한 크리에이터들을 몹시 사랑하는 그가 각종 예술 작품이 공간을 채우고 완성할 수 있도록 ‘여백’을 선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살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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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를 사랑하는 노장들의 진지하고도 개방된 열정

아티스트들에 대한 존경과 더불어 이 예술 공간에는 파리에 대한 애정도 은근히 묻어난다는 점이 매력을 자아낸다. “내가 프랑스를 사랑하는 건 비밀이 아니지요. 이 나라에서 산 적도 있고요. 와인과 프루스트 문학, 아티스트들, 많은 것을 사랑합니다.” 그렇다. 게리는 짧지만 ‘파리지앵’으로 산 적도 있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지만 하버드대 대학원에 진학해 도시계획을 공부했고, LA에서 잠시 일하다가 1961년에는 파리로 건너가 한 설계 사무소에서 1년 동안 근무한 경험이 있다. 당시 그의 나이 서른둘. 이때 주말이면 프랑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로마네스크 양식을 비롯해 프랑스의 건축에 강하게 매료됐다고 한다. 사실 프랑스는 20세기 초 근대 건축에 큰 획을 그은 르 코르뷔지에의 활동 무대이기도 하지 않은가.
“롱샴 성당(르 코르뷔지에가 세운 조소적인 느낌의 예배당)에 갈 때마다 저는 감동한 나머지 눈물을 흘린답니다.” 그는 초기에는 르 코르뷔지에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고백한 적도 있지만, 나중에는 ‘팬’이 됐음을 인정했다. 캐나다 토론토 출신으로 자유분방한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했지만 본디 폴란드계 유대인 이민자의 후손으로 <탈무드>를 읽으며 자랐고, 그런데도 무신론자로 알려진 독특한 배경을 지닌 프랭크 게리. 솔직한 입담과 돌출적인 행동도 가끔 보이는 ‘아웃사이더’인지라 “파리에서 이런 작업을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라는 게리의 말에 진정성이 묻어났다. 그리고 최근 작품들에 비해 이번 미술관 프로젝트에서는 ‘힘을 뺀 듯한’ 느낌이 다분히 ‘배려’와 ‘이해’로 느껴졌다. 파리라는 도시와 예술에 대한 농도 짙은 애정. 아마도 프랑스를 대표하는 기업인인 건축주와 파리를 사랑하는 건축가는 바로 이 점에서 가장 크게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았을까. 미술관 꼭대기의 오픈 테라스로 올라가면 그런 면모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곳에서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파리 시내의 면면을 감상할 수 있다. 반짝이는 돛들이 시야를 일부 가린다는 불만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경치가 일품이다. 파리의 이미지를 그대로 담고 있다는 아클리마타시옹 정원의 비둘기탑은 물론이고 도시의 상징과도 같은 에펠탑, 시원하게 뻗은 라데팡스의 마천루. 게다가 한국인들에게는 뜻밖의 선물이 될 ‘보너스’도 기다리고 있다. 바로 불로뉴 숲 속에 조성된 ‘서울 정원(Le Jardin de Seoul)’이 눈에 쏙 들어온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도시의 경관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은 50년 뒤에는 파리 시민들의 소유가 될 예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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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미지수’인 컬렉션, 백지에 펼쳐질 향연이 궁금하다

먼 훗날 파리 시에 넘겨지기에 앞서, 세계적인 컬렉터로 손꼽히는 아르노 회장을 배경에 둔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에서 과연 어떤 컬렉션을 보여줄지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물론 아직은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의 ‘콘텐츠’인 소장 컬렉션에는 아직 이렇다 할 점수를 줄 단계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10월 27일 공식적으로 문을 연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의 개관 전시는 내년 3월까지 3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인데, 현재 1부에서 공개된 타린 사이몬, 엘스워스 켈리, 게르하르트 리히터 같은 작가들의 작품 구성이 다소 심심한 ‘맛보기’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1부에서는 ‘건축’ 자체에 대해 집중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한정된 범위에서 작품을 선정했다고 한다. 실제로 프랭크 게리가 파리에 대한 오마주의 손길을 펼쳐 보인 데 대한 답례라도 하듯 개관 전시의 핵심 축은 이 85세의 노장에게 헌정됐다. 게리가 불로뉴 숲을 보고 LA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처음 탄생시켰다는 스케치부터 3차원(3D) 소프트웨어로 이를 실현해낸 각종 모형까지, 재단 미술관을 디자인한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다. 마침 퐁피두에서도 그의 건축적 업적을 살펴보는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호의적이든 아니든 파리에서는 나름 ‘게리 효과’가 일어나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쿨한 반응이다. ‘내 손을 떠난 작품에는 어떤 변화라도 입힐 수 있다’는 태도다. 그는 과거 작품들의 영광에 안착하지 않기에 심지어는 사진도 찍어놓지 않는다고 했다.
“내가 바이올린을 만들었으니 이젠 그녀가 연주해야 하겠지요(웃음). 그녀를 믿어요.” 여기서 프랭크 게리가 언급한 ‘그녀’란 이 미술관의 큐레이팅을 총괄하는 수잔 파제인데, 언뜻 보기에도 카리스마가 뚝뚝 묻어나는 ‘그녀’에 대한 믿음이 다들 엄청난 모양새다. 특히 앞으로 진행될 개관 전시의 레퍼토리를 보니 궁금증이 절로 샘솟는다. 이 미술관에는 또 다른 묘미로 꼽히는 3백50석 규모의 오디토리엄이 있는데, 이 공간의 특정한 공명을 활용한 ‘복합 장르’의 작품이 대기하고 있다니 관심의 촉수가 절로 뻗칠 수밖에. 이를테면 에밀리 브론테 같은 19세기와 20세기 작가들의 문학과 영화 속 인물을 다루면서 안무와 목소리까지 결합한 ‘이종교배’의 시도라는 것이다.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프랭크 게리의 건축 철학처럼 이 아름다운 숲 속의 미술관도 현대미술이 자유롭게 뛰노는 놀이터가 될지 자못 기대된다.

A Sail in the Woods”에 대한 1개의 생각

  1. 파리를 사랑하는 노장들의 열정이 느껴지는 인상적인 기사였어요. 추운 서울에 있지만 파리16구로 여행다녀온 기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 ^^
  2. 멋있는 미술관인데 얼마전에 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봤던 이불의 새벽의 노래3와 비슷한 느낌이네요. 태양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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