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04, 2015
에디터 배미진 | photographed by park gun zoo
신제품이 탄생할 때마다 이슈를 몰고 다니는 예거 르쿨트르. 최근에 내놓은 야심작은 1958년 모델에서 영감을 받은 새로운 ‘지오피직’ 컬렉션이다. 이 시계의 하이라이트는 밸런스 휠 운동을 통해 힘을 모았다가 1초가 되었을 때 초침을 튕겨주는 메커니즘을 통해 진정한 1초를 재탄생시킨 ‘트루 세컨드 시스템’이 선사하는 기계식 워치의 진정한 가치.
1 (왼쪽) 정교한 매력을 지닌 ‘지오피직 트루 세컨드’ 핑크 골드 모델. (오른쪽) 전 세계 시간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는 ‘지오피직 유니버설 타임’. 다이얼 직경이 41.66mm이며 스틸과 핑크 골드 버전으로 선보인다.
2 골드 소재와 블루 다이얼의 조화가 클래식한 ‘지오피직 유니버셜 타임’ 핑크 골드 소재 모델.
2 골드 소재와 블루 다이얼의 조화가 클래식한 ‘지오피직 유니버셜 타임’ 핑크 골드 소재 모델.
1958년 모델에서 영감을 받은, 새로운 지오피직
예거 르쿨트르를 최상의 워치메이킹 브랜드로 언급하는 데 논란의 여지는 없다. 그만큼 시계 애호가를 비롯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인정한다는 의미다. 그도 그럴 것이 무브먼트 제조사로 시작해 지금은 부품부터 조립, 완성에 이르기까지 100% 인하우스 시스템을 갖춘 전 세계 몇 안 되는 시계 브랜드인 데다가, 1백80여 년 동안 창조해온 기계식 무브먼트 수만도 1천2백49개, 그 중 4백13개 이상은 시계 제조 특허까지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시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제품이 셀 수도 없을 정도다. 최근에 워치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시계는 새로운 ‘지오피직(Geophysic)’ 컬렉션이다. 국제지구물리관측년인 1958년, 지구의 환경을 연구 중인 과학자들을 위해 발명한 크로노미터 ‘지오피직’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했다. 오리지널 지오피직 모델의 향수를 자극하는 심플한 디자인의 ‘지오피직 트루 세컨드’와 다이얼에서 24개 타임 존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월드 타이머 버전의 ‘지오피직 유니버설 타임’이 그것. 예거 르쿨트르의 시계들이 그러한 것처럼 클래식함과 절제미, 균형미는 물론 순수한 시계 본연의 모습으로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여기에 ‘자이로랩’으로 명명된 새로운 밸런스 휠을 개발해 탑재하고, 1초에 한 눈금씩 딱딱 끊어지듯 초침이 진행하는 메커니즘인 ‘트루 세컨드 시스템’을 구현함으로써 여타의 브랜드보다 한발 앞서나가는, 차별화된 매뉴팩처 브랜드의 위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39.6mm 사이즈의 ‘지오피직 트루 세컨드’는 시계의 유연한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 다이얼 위에서 초침의 흐름을 기분 좋은 리듬감으로 읽을 수 있도록 1초에 한 눈금씩 초침이 진행하는 시계다. 사실 대부분의 시계 애호가들은 기계식 시계에 적용하는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초침인 ‘스윕 세컨즈’에 매료되어 있다. 초침이 뚝뚝 끊겨 흘러가는 방식은 쿼츠 무브먼트에서나 쉽게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방식은 기계식 시계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예거 르쿨트르는 브랜드가 보유한 고도의 메커니즘을 적용해 ‘트루 세컨드 시스템’을 완성해냈다. ‘지오피직 트루 세컨드’에 탑재한 칼리버 770에서 눈여겨봐야 할 또 하나의 특징은 무브먼트에 동력을 공급하는 회전추(로터)가 부품 조립 없이 하나의 단위체로 완성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칼리버 770은 최상의 성능을 보장하는 슈퍼카의 엔진처럼 그 존재만으로도 상당한 오라를 발산한다. 1958년 오리지널 모델이 그러했듯 다이버 워치에 사용하는 스크루로 케이스 백을 고정한 덕에 방수 기능 또한 뛰어나니 완벽한 시계의 조건에서 어느 것 하나 빠질 게 없다.
3 공기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발·적용한 비구형 밸런스 휠 ‘자이로랩’.
4, 5 골드 소재의 싱글 블록(부품의 조립 없이 하나로 이루어진 회전추)으로 완성한 로터.
4, 5 골드 소재의 싱글 블록(부품의 조립 없이 하나로 이루어진 회전추)으로 완성한 로터.
시계 컬렉터를 위한 지오피직 유니버설 타임
예거 르쿨트르가 선보인 또 하나의 시계는 ‘지오피직 유니버설 타임’이다. 여기에 장착한 칼리버 772 무브먼트 또한 트루 세컨즈 메커니즘이 적용되었다. 시계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다이얼에 세계지도가 그려진 시계를 보고 설레지 않을 수 없을 터. 대륙은 인그레이빙 기법으로 표면보다 볼록 올라와 있으며 바다는 짙고 옅은 블루 컬러로 처리했다. 안쪽에 회전하는 링을 통해 세계 24개 도시의 표준 시간대를 읽을 수 있는데, 푸시 버튼이 아닌 하나의 크라운을 통해 전 세계 시간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게다가 한 번 세팅하면 사용자가 세계를 누비는 동안 시간대별로 새롭게 세팅할 필요가 전혀 없다. 여행자는 자신의 시간만 조정하면 된다. 현지 시간은 분과 초가 정확성을 잃지 않도록 독립적으로 시침이 자동으로 앞뒤로 움직여 맞춰지니,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정교하고 똑똑한 기능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전통을 계승하는 단순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창의적 정신을 이어가며 하이엔드 워치메이킹의 정수를 보여주는 예거 르쿨트르. 1천 시간 자체 검수 시스템으로 전하는 신뢰, 변치 않는 가치와 미학은 수많은 워치 마니아와 컬렉터가 예거 르쿨트르를 고집하는 이유일 것이다.
문의 02-6905-3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