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03, 2014
에디터 이예진 | photographed by yum jung hoon
남성 옥스퍼드화를 연상시키는 중성적인 디테일, 건축물처럼 견고한 굽, 미니멀한 형태로 사랑받는 프랑스 슈즈 브랜드 로베르 끌레제리. 국내에서는 일부 편집 숍과 해외 사이트에서만 만날 수 있어 아쉬움을 남겼던 이 브랜드가 지난 8월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아시아 최초로 공식 매장을 오픈했다. 세련된 디자인과 편안한 착용감으로 대변되는 로베르 끌레제리의 매력을 파헤쳐본다.
로베르 끌레제리, 아시아 최초 단독 스토어 오픈
첫째, 여성스러운 디테일의 클리퍼 슈즈로 사랑받았다. 둘째, 남성 옥스퍼드 슈즈를 연상시키는 중성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셋째, 몇 시간을 걸어도 끄떡없을 법한 안정감 있는 형태와 건축적인 굽이 매력적이다. 넷째, 알렉사 청을 비롯해 케이트 블란쳇, 샤를리즈 테론, 리한나 등 자신만의 패션 스타일이 확고한 이들의 스트리트 컷에 자주 등장하며 셀러브리티의 슈즈로 불리곤 한다. 정답은? 바로 프랑스 슈즈 브랜드 로베르 끌레제리(Robert Clergerie)에 대한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대중적인 브랜드라고는 할 수 없지만, 패션업계는 물론 유행에 민감한 멋쟁이 여성들 사이에서 일찍이 표적이 된 브랜드. 현재 미국, 스위스, 벨기에, 영국, 스페인, 프랑스 지역에 25개 매장이 있는데, 국내에서는 멀티숍을 비롯해 신세계백화점 슈즈 편집매장인 ‘슈 컬렉션’에서 선별한 일부 제품만 선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견고한 마니아층을 유지하던 로베르 끌레제리의 인기에 반응한 듯, 지난 8월 아시아 최초로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단독 스토어를 오픈했다(이는 홍콩에 오픈하는 매장보다 일주일 앞선 시점!). 클리퍼의 인기가 계속되며 두각을 나타낸 로베르 끌레제리는 유행 따라 태어난 신생 브랜드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1백19년의 오랜 역사는 물론 장인 정신이 뒷받침된 탄탄한 브랜드라는 것을 알게 된다.
1, 2, 3 1백여 년의 전통과 역사를 지닌 로베르 끌레제리는 슈즈 공장의 노하우를 전달하는 디자인 스쿨을 운영한다. 신발 제조 기술을 배우기 위해 많은 이들이 전 세계에서 모여드는데, 그들만의 창의성을 발전시키고 장인을 양성하기 위해 모든 과정을 섬세하게 가르친다.
4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롤랑 뮤레. 중성적인 디자인과 건축적인 라인을 중시하는 기본 콘셉트에 그의 모던한 감성을 담은 감각적인 스타일을 선보인다.
4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롤랑 뮤레. 중성적인 디자인과 건축적인 라인을 중시하는 기본 콘셉트에 그의 모던한 감성을 담은 감각적인 스타일을 선보인다.
건축물처럼 견고한 형태와 편안한 착용감이 강점
로베르 끌레제리의 탄생 배경을 살펴보자. 1895년 프랑스 남부 지역인 로만에서 탄생한 슈즈 공방을 로베르 끌레제리가 사들여 구두 제조 기술 노하우를 축적한 후, 1905년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든 것이 공식적인 론칭의 시작이다. 파리에 첫 부티크를 오픈하며 1981년과 1990년에 미국 <풋웨어 뉴스> 매거진이 선정한 올해의 디자이너로 꼽혀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2005년에는 ‘Hall of Fame: 명예의 전당’ 어워드에 올라 존재감을 드러냈다. 로베르 끌레제리는 구두를 신는 사람은 물론 구두를 만드는 사람에게도 공을 들인다. 1백여 년의 역사를 지닌 구두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구두 장인을 양성하기 위해 디자인 스쿨을 운영하는 것. 전 세계에서 그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의 창의성을 발전시키기 위해 모든 과정을 세심하게 가르치는 장인 정신은 로베르 끌레제리가 프랑스를 대표하는 슈즈 브랜드의 반열에 오르는 계기가 되었다. 전통을 이어가던 슈즈 하우스의 변화는 2011년부터 시작되었다. 갤럭시 드레스로 유명한 여성복 디자이너 롤랑 뮤레(Roland Mouret)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한 것. 2012 F/W 시즌 처음 선보인 롤랑 뮤레식 슈즈는 당장 발을 넣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형태로 할리우드 스타는 물론 프레스에게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올겨울 컬렉션은 특유의 건축적인 라인, 미니멀한 그래픽, 중성적인 디자인이라는 기본을 충실히 지킨 옥스퍼드 형태의 클리퍼 슈즈와 미니멀한 레이스업 슈즈, 볼드한 앵클 웨지힐 등 반드시 필요한 에센셜 아이템으로 구성되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시즌부터 남성 슈즈 라인이 처음으로 소개된다는 것이다. 건축적인 형태와 여성스러운 라인으로 신었을 때의 안정감과 편안함을 중시한다는 비전은 이어가며, 로베르 끌레제리만의 감성을 담은 남성 컬렉션도 벌써부터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화려한 장식이나 색상에 의존하지 않고 견고한 형태와 완성도 높은 품질로 승부하는 로베르 끌레제리의 아시아 최초 단독 매장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2층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 02-310-5286
5 로베르 끌레제리의 클래식한 옥스퍼드 슈즈를 신은 샤를리즈 테론.
6 로베르 끌레제리의 전신인 슈즈 공방의 역사와 기술력을 보여주는 아카이브 피스 중 ‘Paradis’.
6 로베르 끌레제리의 전신인 슈즈 공방의 역사와 기술력을 보여주는 아카이브 피스 중 ‘Parad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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