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Time in G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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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02, 2014

에디터 배미진

겐트는 벨기에 중앙에 위치한 교육과 전통의 도시다. 유럽 문화가 활발하게 교류되는 이곳은 덕분에 산업과 예술이 발달해 오래전부터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예술가와 학자, 사업가가 머물다 가는 곳이다 보니 도시 곳곳은 매력적인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현대적인 것과 아름답고 실용적인 사상이 조화를 이루어 골목골목 이어진 풍경은 보물을 구경하는 기분마저 들게 한다. 햇살 가득한 수로, 또각또각 구두 소리 나는 돌길. 그리고 그 고풍스러움 안에 가득한 새로움, 골목 사이에 숨어 있는 비밀스러운 장소가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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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트의 노블 하우스 호텔 _  호텔 베르하에겐

벨기에의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마크 베르고베(Marc Vergouwe)와 얀 로젤(Jan Rossel)이 디자인하고 운영하는 호텔 베르하에겐은 겐트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텔로 손꼽히는 곳이다. 현대적인 가구와 전 세계의 골동품을 사 모아 공간을 장식하고, 그 안에서 특별한 디자인 스토리를 펼쳐내는 이들은 살롱 네오라는 인테리어 건축 사무실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들은 오래된 18세기 저택을 구입해 디자인을 시작했다. 건물 고유의 매력적인 요소와 새로운 시도를 결합하고, 여행지에서 만날 수 있는 이국적인 물건을 한곳에 모아 호텔을 열었다. 호텔 곳곳은 실제로 디자이너들이 여행지에서 사 모은 귀한 골동품과 고가구, 접시, 예술 작품으로 꾸며져 있으며 호텔의 로비이자 리셉션 데스크가 위치한 1층은 디자이너들의 사무실이기도 하다. 이곳에 묵는 투숙객들은 디자이너의 멋진 저택에서 머무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또 정원은 아름다운 나무와 꽃을 이용해 귀족적인 디자인으로 꾸며놓았다. 벨기에에서 정원은 최상의 문화를 누리는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져왔는데,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곳은 투숙객들에게 격조 있고 새로운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곳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식사와 차 한잔, 혹은 와인을 마시고 있노라면 세상 모든 걱정과 근심들이 잠시 사라지는 듯하다.
Hotel Verhaegen Oude Houtlei 110 9000 Gent Tel : 32(0)9 265 07 60
Info : @hotelverhaegen.com / www.neooselonne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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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으로 가득한 즐거운 식당 _  드 비트린

벨기에 최고의 레스토랑이라 일컬어지는 인 드 울프(In de Wulf)는 숲 속 한가운데 위치한 작은 레스토랑이다.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을 2개나 받은 코브 데스라몰츠(Kobe Desramaults)의 요리를 맛보기 위해 사람들은 산을 넘고 꼬불꼬불한 오솔길과 숲을 지나 이곳에 도착한다. 그래서 셰프는 사람들이 쉽게 맛있는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겐트 시내에 작은 레스토랑 드 비트린을 오픈했다. 그는 매일 아침 숲에서 얻은 버섯과 새싹 등 유기농 재료만 이용해 요리한다. 신선한 최상의 재료들은 매일 아침 겐트의 드 비트린으로 배달된다. 드 비트린은 ‘쇼윈도’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레스토랑이 들어서기 전 이곳은 정육점이었다. 정육점의 캐주얼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벽의 타일과 고기를 전시하던 쇼윈도를 이용했다고 한다. 정육점 타일을 그대로 살렸지만 더없이 아름답고 편안한 작은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은 환락가 주변에 위치해 있기도 한데, 환락가라고는 하지만 네덜란드나 벨기에의 환락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낸다. 코믹하거나 섹시한 복장을 한 여자들이 화려한 조명과 함께 쇼윈도를 장식하고 있다. 고기를 전시하던 정육점과 예쁜 여자들을 전시하는 쇼윈도. 요리사의 짓궂은 유머 감각이 엿보인다.
De Vitrine Brabantdam 134 9000 Gent
Tel : 32(0)9 336 28 08

Info : www.de-vitrine.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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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낭만을 찾아서 _  르 바칸티

겐트의 17세기 건축물 중 대부분은 나무와 흙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화재 발생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목조건물은 차츰 사라지고 벽돌과 시멘트 건물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한 건축가가 1714년 겐트의 옛 지도와 설계도를 들고 레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여전히 겐트의 거리에 서 있던 아름다운 17세기의 건물들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또 그 내부는 어떤 분위기를 풍기는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르 바칸티의 주인장은 이탈리아의 작은 유기농 와이너리만 찾아다니며 고급 와인들을 모았다. 대량생산 방식이 아닌 고급 퀄리티의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르 바칸티의 와인 셀러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아담한 1층과 2층은 겐트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오래된 목조 인테리어로 이루어 있으나 와인 셀러와 벽난로가 있는 지하 1층은 중세의 케이브를 그대로 재현한 근사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저녁 식사 전 기분 좋은 와인 한잔을 즐기려 한다면 르 바칸티의 지하 동굴을 추천한다.
Le Baccanti Waaistraat 14 9000 Gent

Tel : 32(0)9 224 20 55

Info : www.lebaccanti.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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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칵테일의 모든 것 _  지거스

1920년대는 미국에 내린 금주령 때문에 또 다른 알코올 문화가 꽃핀 시기이기도 하다. 당시 술을 마시려면 이발소 같은, 술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숍 지하에 위치한 비밀 통로로 들어가야만 했다. 그 통로를 거치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백 가지의 술병과 화려한 잔, 그리고 잘 차려입은 바텐더들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런 은밀하고도 재미있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은 이제 별로 없다. 모든 바와 술집은 그야말로 가장 화려하고도 눈에 띄는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꾸며져 있기 때문이다. 겐트에 위치한 지거스(바텐딩 도구로, 칵테일을 제조할 때 술의 양을 가늠하기 위한 도구)는 1920년대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 멋진 칵테일 바다. 바에 있는 두꺼운 다이어리에는 매일 다른 칵테일 메뉴를 손 글씨로 적어놓고, 바텐더들은 이 메뉴에 따라 직접 만든 각종 술과 과일 시럽을 가지고 정성 들여 칵테일을 제조한다. 색색의 아름다운 술병과 능숙하지만 화려한 기교를 자랑삼지 않는, 나비넥타이를 한 지거스의 바텐더들이 칵테일 만드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 소설 속 위대한 개츠비와 만나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글 지은경
Jiggers Oudburg 16 9000 Gent

Tel : 32(0)9 335 70 25

Info : www.jiggers.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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