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04, 2013
에디터 권유진
이번 시즌은 ‘팬츠의 전성시대’라 할 만큼 다양한 형태의 팬츠가 강세를 이뤘다. 한동안 스키니 진만 선호하던 패션 트렌드를 뒤로하고 실루엣이 유연한 와이드 팬츠부터 꾸미지 않아도 과감한 멋을 즐길 수 있는 프린트 팬츠, 경쾌한 길이의 크롭트 팬츠까지 길이, 실루엣, 소재 등에 변화를 준 다채로운 팬츠 룩을 선보인 것. 활동성과 세련된 감각을 모두 겸비한 S/S 팬츠 트렌드를 소개한다.
Soft Wide Pants
‘와이드 팬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1980년대 복고 무드다. 어느 순간 스키니 팬츠가 대중화되면서 옷장 깊숙이 숨어버린 와이드 팬츠는 일상복으로 소화하기 어려운 스타일로 간주되거나 촌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 사실. 하지만 작년부터 컬렉션과 해외 스트리트 패션에서부터 전파된 와이드 팬츠 스타일링은 그동안의 편견을 무너뜨릴 만큼 실용적이고 클래식하다. 아직까지 스키니 진의 열기가 식지 않은 한국에서도 와이드 팬츠를 입은 여성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이는 많은 국내 연예인이 공식석상이나 결혼식 하객 복장으로 와이드 팬츠를 선택하면서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층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실루엣과 페미닌한 소재로 선보이고 있는 와이드 팬츠의 변화 역시 여심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번 시즌엔 실크 파자마 팬츠를 연상케 하는 부드러운 실루엣의 와이드 팬츠가 강세인데, 몸을 구속하지 않는 유연한 디자인과 움직일 때마다 몸에 감기며 찰랑이는 가볍고 부드러운 소재를 적용해 한층 여성스러운 느낌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여성스러운 블라우스와 함께 스타일링해 포멀하면서도 클래식한 룩을 완성하거나 니트 웨어나 루스한 면 티셔츠와 매치하면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데이 웨어를 연출할 수 있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소재보다는 실크, 새틴처럼 실루엣이 아래로 툭 떨어지는 부드러운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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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ing Print Pants
요즘 백화점 여성 의류 코너에 가면 여자들의 스타일이 점점 과감해지는 것을 실감한다. 핑크, 오렌지, 옐로 등 비비드한 컬러를 넘어 플라워, 도트, 별, 체크, 스트라이프 등의 과감하고 화려한 프린트 아이템을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 특히 작년부터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프린트 팬츠의 인기는 이번 시즌까지 이어진다. 스텔라 매카트니, 이자벨 마랑, 발망, 루이 비통 등 하이 패션 브랜드에서 선보인 과감한 프린트 팬츠는 자라, H&M 등의 SPA 브랜드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을 만큼 대중화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는 베이식한 무채색 상의와 매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만, 그렇다고 소심하게 매번 똑같은 상의만 매치할 수 없는 법. 초보적인 발상에서 벗어나 프린트 컬러와 반대되는 컬러의 상의로 포인트를 주거나 소재감이 좋은 니트, 구조적인 재킷과 매치하거나 패턴과 패턴을 믹스해 스타일에 위트를 주는 것이 세련된 스타일링 방법이다. 색채가 강하고 프린트가 과감한 팬츠에는 블랙이나 화이트 상의로 화려함을 차분하게 눌러주고, 프린트 팬츠에 프린트 상의를 매치할 땐 은은한 패턴을 선택하는 것이 멋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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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ilored Pants
팬츠 수트를 입은 여자는 매우 특별하다. 무심한 듯 쿨한 애티튜드, 그리고 남성적인 카리스마와 부드러운 여성미를 동시에 갖춘 스타일은 그 어떠한 룩보다 파워풀하고 섹시한 느낌을 준다. 다리 라인에 똑 떨어지게 맞춤 재단한 남성복 느낌의 테일러드 팬츠는 이번 시즌 절제된 정장 재킷과의 단조로운 매치를 넘어서 뷔스티에, 시스루 톱 등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요소와의 믹스 매치를 통해 다채로운 모습으로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에디 슬리먼의 생 로랑 파리 컬렉션에서는 1960년대 입생로랑의 아카이브에, 여태껏 그가 선보인 슬림하고 샤프한 스타일을 더해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라인의 테일러드 스키니 팬츠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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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eet Cropped Pants
날이 더워지는 봄여름 시즌에 접어들면서 발목 선이 드러나는 크롭트 팬츠가 인기다. 엉덩이와 다리 라인에 꼭 맞는 디자인보단 스트리트 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이 프렌드 팬츠나 배기팬츠처럼 엉덩이 부분이 헐렁하고 여유 있는 실루엣이 강세. 길이는 5부부터 7부, 9부까지 다양하다. 다리가 짧거나 종아리가 굵은 체형이라면 밑단으로 갈수록 퍼지는 부츠 컷 라인의 크롭트 팬츠를 선택할 것. 블루마린은 부드러운 실크 소재의 크롭트 팬츠로 우아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룩을 선보였으며, 스텔라 매카트니는 여성스러운 페플럼 톱이나 엉덩이를 덮는 길이의 베이스 볼 점퍼를 믹스 매치해 크롭트 팬츠의 다양한 스타일링을 보여준 대표적인 컬렉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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