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aloni 2019_Fuori Salone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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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1, 2019

글 고성연



이탈리아의 수도 밀라노를 진정한 글로벌 창조 도시로 꽃피게 한 데는 패션보다 해마다 춘삼월 무렵 찾아오는 ‘디자인 위크’의 공이 훨씬 크다.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만인이 즐길 수 있는, 도시 곳곳에서 벌어지는 커다란 축제여서다. 올해 58회를 맞이한 주 전시회 ‘살로네 델 모빌레’가 열린 지난 4월 디자인 주간(8~14일)에 감성과 감각을 자극한 장외(Fuori Salone) 전시 하이라이트를 나름대로 추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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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밀라노 디자인 주간에는 글로벌 IT 공룡, 구글이 처음 등장했다. 알파고를 내세운 게임으로 참여한 게 아니라 ‘Softwear’라는 재치 있는 제목의 전시를 꾸렸다. 기술을 라이프스타일에 잘 융합시킨 미래상을 보여주는 디자인 전시였다. 올해는 미학적 체험이 인간의 몸과 웰빙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A Space for Being>을 선보였다. 구글 전시가 열린 스파치오 마이오키(Spazio Maiocchi)에서 명품 캐리어 브랜드 리모와와 창작 스튜디오 칼레이도스코프는 스페인 아티스트 기예르모 산토마(Guillermo Santoma´)와 손잡고 전시를 열었다. 온라인, 인쇄물, 라이브의 멀티플랫폼에서 전개된 프로젝트 ‘가스(Gas)’. 그 자체로 강력한 브랜드인 ‘살로네’의 위력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그저 가구와 소품 등의 인테리어 요소를 보는 게 아니라 문화 예술 산업을 둘러싼 기술과 아이디어, 트렌드를 폭넓게 꿰뚫어보고 ‘체험’도 가능한 창조적 플랫폼이기에 관람객은 열광한다(순환 경제, 로봇 시대의 인간, 디자이너가 만든 레스토랑 등 다학제적 사고를 하는 ‘디자인 씽커’답게 주제가 정말로 다채롭다). 주 전시장인 로 피에라에 ‘입성’한 전문 가구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구글, 삼성, 소니, 현대차, 3M 같은 글로벌 기업, 그리고 내로라하는 럭셔리 패션 하우스들이 장외 전시장에 앞다퉈 흥미로운 창조물을 내놓는 이유다.
개성 있는 대형 설치물로 늘 화제를 모으는 COS의 전시는 올해도 인기 만점이었다. 건축가 아서 마무- 마니(Arthur Mamou-Mani)와 바이오 플라스틱 조각으로 이뤄진 매력적인 구조물로 발길을 이끌었다. 매혹적인 자태와 화려한 위용을 논하자면 유서 깊은 팔라초 세르벨로니(Palazzo Serbelloni)에서 오브제 노마드(Objets Nomades) 컬렉션을 선보인 루이 비통을 빼놓을 수 없다. 캄파냐 형제, 마르셀 반더르스 같은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으로 탄생하는 이 컬렉션은 공간의 미를 한껏 살린 무대에서 장인 정신이 깃든 ‘아트 퍼니처’의 존재감을 뽐냈고, 이 중에는 새로 합류한 디자인 듀오 자넬라토/보르토토의 데뷔작 ‘만달라(Mandala)’를 비롯해 여러 디자이너의 신작 10점도 포함됐다. 또 다른 명품 패션 브랜드 펜디와 펜디 카사는 밀라노 시내의 자사 쇼룸에서 건축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 크리스티나 첼레스티노(Christina Celestino)와 함께 신제품을 위한 전시 공간 ‘Back Home’을 마련했다. 1970년대 로마 가정집을 연상시키는 공간에 소재와 색채의 흥미로운 조합이 절로 시선을 고정시키는 새 컬렉션은 로 피에라 전시장에서도 선보여 호평받았다. 아르마니는 최근 한국에서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의 주인공이기도 한 건축가 안도 다다오(Tadao Ando)의 회고전 <The Challenge>로 화제몰이를 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공들여 빚어낸 미니멀한 전시 공간인 아르마니/사일로에서 열린 이 회고전의 개막에 맞춰 안도 다다오가 몸소 기자회견과 강연에 참석해 왕성한 에너지와 특유의 솔직한 입담을 발휘했다. 밀라노 디자인·건축계의 ‘핵인싸’로 여겨지는 니나 야사르(Nina Yasaher)의 감각적인 닐루파 갤러리, 이 업계의 ‘여왕’으로 통하는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Patricia Urquiola)가 아트 디렉터로 활약 중인 카시나(Cassina)와 B&B 이탈리아 같은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들의 근사한 쇼룸도 놓칠 수 없다. 카시나는 20세기 건축 거장 르 코르뷔지에가 인도 신도시 계획 프로젝트 찬디가르를 위해 그린 드로잉으로 벽을 장식하는 등 쇼룸을 색다르게 꾸몄고, 프랑스의 여성 크리에이터 샤를로트 페리앙(Charlotte Perriand)의 가구를 재해석한 작품을 내놓는 등 풍부한 콘텐츠를 자랑했다. B&B 이탈리아는 쇼룸과 로 피에라 전시장 양쪽에 가에타노 페셰(Gaetano Pesce)의 명작 ‘업(Up)’ 소파의 50돌을 자축하는 등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쳤다. 이 밖에 정구호 디자이너가 예술감독으로 참여해 한국 전통 공예의 정수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전시 <수묵의 독백>도 은근히 ‘눈 호강’을 시키는 볼거리였다.


[2019 밀라노 디자인 위크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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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Saloni 2019_Ciao Ciao, Mendini 기사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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