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un must g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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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1, 2020

글 고성연

지구촌을 강타한 ‘코로나 19’ 바이러스 위기 탓에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쉽사리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자동차업계라고 예외는 아니지만 ‘신차’를 내세운 브랜드들의 타개책이 눈에 띈다.
신차 발표회나 각종 홍보, 프로모션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홈페이지나 앱을 통한 구매를 활성화하는 방식의 비대면 마케팅이 활발한 가운데, 매혹적인 ‘뉴 페이스’들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자동차업계로서는 신차 랠리로 난관을 극복한다는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도 되도록 대면을 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줄 ‘자차(자기 소유 차량)’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측면이 있다. 게다가 유럽발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감안할 때 ‘어차피 사야 할 품목’이라면 구매하기에 나쁘지 않은 시기라는 계산도 나올 법하다. 특히 타깃 고객층이 상대적으로 훨씬 더 견고한 하이엔드 브랜드들의 질주는 여전히 ‘진행 중’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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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미학을 향한 인류의 열망으로 ‘끝없는 진화’가 이어져온 자동차 세상. 이 역동적인 생태계에서 수년째 꺼지지 않는 불꽃은 단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이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등의 키워드로 점철된 오늘날의 ‘레저 경제’에서 편리하면서도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SUV의 인기는 점점 더 높아져가는 추세다. 그러다 보니 소형, 중형, 대형을 가리지 않고 자동차 브랜드들이 저마다의 개성과 장점을 앞세운 SUV를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 람보르기니, 벤틀리, 롤스로이스, 마세라티 등 세단을 고집하던 슈퍼 럭셔리 브랜드들도 SUV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래서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도 어느덧 SUV 모델 수가 세단 수를 앞지르는 상황에 이르렀다. 좀처럼 시들지 않는 SUV 르네상스는 올해도 이어질 듯하다. 실용적이면서 현대적 감성을 놓치지 않는 콤팩트 스타일의 프리미엄 자동차도 여전히 수요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고 있다. 차체는 작더라도 내실 있고 똑똑해 보이는 브랜드의 콤팩트 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현상은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맥을 같이한다. 예기치 않은 외부 변수가 아무리 심술궂게 불거지더라도 하이엔드 자동차 브랜드들의 진화 자체는 계속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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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SUV 전성시대, ‘실속’에 ‘감성’ 얹어야
최근 수년 사이 심상치 않은 성장세를 탄 브랜드 볼보는 SUV 라인업으로도 톡톡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도심형 프리미엄 SUV를 표방하는 ‘XC60’을 비롯해 콤팩트 SUV 모델 ‘XC40’, 그리고 덩치가 가장 큰 모델로 대형 SUV 중 잔존 가치 1위로 평가받기도 한 ‘XC90’ 등으로 구색을 갖춘 볼보의 SUV 제품군이 꾸준한 반응을 얻고 있는 추세다. ‘안전성’이라는 프리미엄을 오랫동안 누려온 이 스웨덴 브랜드는 한때 노후한 이미지로 쇠퇴할 뻔했지만, 젊은 층에 통할 만한 감각적인 디자인을 과하지 않게 가미하면서 생기를 띠기 시작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지난해 처음으로 판매 대수 1만 대를 넘어서는 좋은 성적을 내면서 몇 년째 순항 중이다. 올해는 한층 고급스러운 라인업과 탄탄한 서비스로 상승세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작년 말께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XC90 T8 엑셀런스’ 같은 경우에는 마사지 기능을 비롯해 2열 냉장고에 크리스털 샴페인 잔 등 럭셔리 옵션까지 추가된 모델이다.
올 초 국내 SUV 시장에서는 제네시스와 애스턴마틴이 단연 화제가 됐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최초의 SUV를 공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고,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애스턴마틴 역시 1백6년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처음으로 고성능 SUV 모델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 수밖에 없었다. 현대차 그룹에서 야심 차게 내놓은 대형 SUV ‘제네시스 GV80’은 놀랄 정도로 다양한 옵션, 세련된 색상, 3열의 덩치에도 쿠페처럼 날렵하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 등으로 호평을 얻어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베일을 벗기까지 여러모로 궁금증을 유발했던 애스턴마틴 최초의 SUV ‘DBX’는 특유의 장인 정신이 깃든 럭셔리함이 돋보인다. 이 5인승 SUV는 최신 버전의 4L 트윈 터보 V8 엔진을 장착해 스포츠카 브랜드다운 역동성을 갖추었지만 풍요로움이 배어 있는 수작업 가죽 시트라든지 금속·유리·나무 등 적재적소에 걸맞은 다양한 고급 소재를 적용한 ‘디테일의 미학’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애스턴마틴 관계자는 “여성 고객에게 신경을 많이 쓴 가족 친화형 SUV로 세심하게 디자인해 반려동물 패키징 등도 포함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 상반기를 겨냥해 선보이는 ‘아메리칸 럭셔리’의 상징 같은 대형 SUV 모델들도 눈길을 끈다. ‘캐딜락 XT6’와 ‘링컨 올 뉴-에비에이터(All-New Aviator)’다. 먼저 캐딜락의 새 SUV는 촘촘한 메시 형태의 큼직한 프런트 그릴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뻗은 날렵한 헤드램프가 강인하면서도 품위 있는 이미지를 자아낸다. 링컨 올-뉴 에비에이터는 이름이 암시하듯 ‘고요한 비행’을 추구하는 야심작이다. 비행기 날개를 연상시키는 테일 램프를 반영해 우아하고도 역동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강력한 트윈 터보 차저 3.0L V6 엔진을 탑재하고 운전자 보조 기능인 코-파일럿 360 플러스(Co-Pilot 360 Plus)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녹아 있다. 올해 반격을 노리는 독일 브랜드 아우디는 이번 상반기 중 소형 SUV ‘Q2’와 중형 SUV인 ‘Q5’ 등을 통해 SUV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한편, 올 하반기에는 브랜드 최초의 양산형 SUV 전기차인 ‘아우디 e-트론’을 공개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펼칠 작정이다. 전기차 시대의 바람직한 기준이 될 만한 디자인 언어를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담은 e-트론은 아마존의 인공지능 음성인식 서비스인 ‘알렉사’를 탑재하는 등 여러모로 편의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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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세단은 세단! 쿠페형 모델도 주목
아우디의 움직임은 세단 영역에서도 두드러진다. 세단 특유의 안락함, 역동적인 주행 성능, 그리고 맵시 있는 디자인을 두루 갖춘 쿠페형 세단 ‘A7’ 시리즈가 대표 주자.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A7 시리즈 모델인 ‘더 뉴 아우디 A7 55 TFSI 콰트로’는 ‘멋’도 내고 ‘성능’도 누릴 수 있다는 4-도어 쿠페형 세단. 3.0L V6 가솔린 직분사 터보 차저(TFSI) 엔진과 7단 S 트로닉 변속기를 장착해 강력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발휘할 뿐 아니라 레이저 라이트와 다이내믹 턴 시그널을 포함한 HD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 등 편의와 안전을 위한 사양도 두루 갖췄다. BMW도 4-도어 쿠페형 세단을 내놓는다. 먼저 ‘뉴 2 시리즈 그란쿠페’는 BMW 콤팩트 세그먼트에서 처음 선보이는 4-도어 쿠페다. 유려하고 경쾌한 디자인에 실용성을 가미한 콤팩트 4-도어 쿠페인 ‘뉴 220d 그란쿠페’ 모델이 최근 나왔다. 역시 4-도어 쿠페로 고성능 럭셔리 스포츠카인 ‘뉴 M8 그란쿠페 컴페티션’도 사전 계약을 진행 중이다. 최고 출력 6백25마력, 최대 토크 76.5kg·m의 힘을 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3.2초가 소요된다는, BMW 4-도어 쿠페 모델 중 강력한 주행 성능을 자랑하는 모델이다. 외관상의 맵시와 주행의 재미를 까다롭게 따지는 자동차 애호가라면 매력적으로 느낄 법한 ‘뉴 M8’ 시리즈다. BMW는 올 하반기에는 자사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세단 ‘뉴 5 시리즈 LCI’도 공개할 예정이다.
단순미를 품고 있으면서도 강렬한 디자인 감성을 추구한다면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이탈리아 브랜드 마세라티의 한정판 스포츠 세단 모델 ‘기블리 리벨레’도 주목할 만하다. ‘리벨레(Ribelle)’는 이탈리아어로 ‘반항아’라는 뜻인데, 이름처럼 스포티한 면모를 지닌 기블리 고유의 캐릭터를 더욱 부각하기 위해 외관부터 도전적인 면모를 입혔다. 빨려 들어갈 듯한 몰입감을 주는 블랙 컬러와 풀 카본 키트, 강렬한 레드 컬러의 브레이크 캘리퍼가 절로 시선을 집중하게 한다. 내부 역시 마세라티 라인업 최초로 선보이는 최고급 천연 가죽의 레드/블랙 투톤 내장이 인상적이다. 이 매력적인 한정판 모델은 한국 시장에 15대가 배정됐다고. 세단의 명성으로 치자면 둘째 가라면 서러울 브랜드 파워를 뽐내는 메르세데스-벤츠는 중소형 모델로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중 하나는 지난 2월 발표한 A클래스 라인업 최초의 세단(‘더 뉴 A 220 세단’과 ‘더 뉴 A 250 4MATIC 세단’). A클래스가 기존에는 해치백으로만 나왔던 터라 자동차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뉴 A클래스 세단은 프런트와 리어 오버행이 짧은 스포티한 느낌의 세단으로, 다이내믹한 비율을 자랑할 뿐 아니라 선과 단차를 줄이고 표면을 강조한 디자인을 구현해, 브랜드에서 추구하는 ‘감각적 순수미(Sensual Purity)’를 완벽히 구현해냈다고 자평하는 라인업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와 함께 스포티한 매력과 운전자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다양한 면면을 품은 라이프스타일 쿠페 세단 ‘ 뉴 CLA 250 4MATIC 쿠페 세단’도 선보였다. 이 밖에 제네시스는 자사 대표 모델 G80 세단의 3세대 모델인 ‘신형 G80(The All-new G80)’을 공개했다.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이라는 제네시스의 디자인 정체성을 제대로 구현했다고 스스로 강조하는 신형 G80이 고급 세단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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