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시계들이 화려하게 귀환했다. 올해 바젤월드에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시계보단, 과거의 빈티지 워치를 오마주하고 브랜드의 역사적인 아이콘에 집중하는 경향이 두드러진 것.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점이 다소 소극적인 변화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하이엔드 워치 시장에서 바젤월드는 기계식 시계를 선보이는 역사적인 현장이라는 점에서 브랜드의 오랜 전통과 유산을 존중하고, 그것에 집중하는 것은 그 어떠한 획기적인 도전보다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올해 브랜드 창립 2백25주년을 맞이한 지라드 페리고는 하이엔드 워치 매뉴팩처의 기술력과 워치메이킹의 미학을 상징하는 ‘라 에스메랄다 투르비용’을 주력 시계로 소개했다. 유니크하고 미래 지향적인 이 시계의 가장 돋보이는 특징인 3개의 골드 브리지 투르비용은 무려 1백56년 전, 1860년 브랜드 창립자가 처음 개발한 기술이자 1889년 파리국제박람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쓰리 골드 브릿지 포켓 크로노미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이를 보다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신제품 ‘라 에스메랄다 투르비용’은 2016년 더욱 강력해진 지라드 페리고의 기술력과 만나 60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을 지닌 ‘쓰리 골드 브릿지 투르비용 오토매틱 칼리버 GP09400-0004’를 탑재했다. 스위스 시계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명의 워치 메이커이자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 파텍 필립은 브랜드의 베스트셀러이자 성공적인 역사를 쓴 ‘애뉴얼 캘린더 워치’의 출시 20주년을 기념한 특별한 시계를 선보인다. 1996년에 첫선을 보인 ‘애뉴얼 캘린더 5035’ 모델은 그 당시 ‘올해의 시계’로 선정된 파텍 필립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타임피스다. 1년에 단 한 번, 2월에서 3월로 넘어갈 때 케이스 밴드에 있는 코렉터를 작동시켜 단 몇 초 만에 요일을 수정하는 독보적인 특허 기술을 담았다. ‘2016 파텍 필립 애뉴얼 캘린더 5396’은 칼라트라바 컬렉션의 클래식 라운드 형태의 독창적인 케이스 디자인에서 모티브를 얻었고, 다이얼 디자인은 옥션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낙찰되었던 1940년대 파텍 필립의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을 회상하게 한다. ‘롤렉스’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마니아라면, 역사적인 항공 워치인 오리지널 롤렉스 오이스터의 유산을 계승하는 ‘오이스터 퍼페츄얼 에어-킹’에 열광할 것이다. 오이스터 워치는 1933년에 휴스턴 등반대와 함께 극한의 기후 조건에서 에베레스트 산 위를 최초로 비행했는데, 이번에 새로 출시한 에어-킹은 비행 역사에서 오이스터가 담당한 역할과 비행 선구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기념비적인 시계다. 40mm 케이스의 새로운 에어-킹은 운항 시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대형 사이즈의 3시, 6시, 9시 숫자 표식과 또렷한 눈금 인덱스를 더한 블랙 다이얼이 돋보인다. 1950년대 모델과 동일한 디자인의 ‘Air-King’ 레터링을 새겨 이 전설적인 워치의 위상을 한껏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