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ssion of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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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03, 2015

문화와 예술은 패션을 꿈꾸게 만드는 영감의 원천이고 창고다. 옛것을 복원하는 일부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 내려가고 있는 동시대의 문화 예술 프로젝트까지. 그 중심에는 살바토레 페라가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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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패션과 문화의 자존심, 살바토레 페라가모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브랜드 스토리는 디자이너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인생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98년 이탈리아 남부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마땅히 신을 신발이 없었던 여동생을 위해 9세 때 처음으로 구두를 제작했고, 그 경험을 계기로 나폴리에 위치한 작은 구두점의 견습공으로 일하게 되었다. 1900년대 초에는 그 시절 많은 이탈리아 사람들이 그러했듯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1919년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에 구두 제조·수리점을 개점했다.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디자인과 섬세한 장식, 그리고 무엇보다도 편안한 착용감은 페라가모를 승승장구하게 만들었고, 영화 산업의 부흥과 더불어 독특한 맞춤 구두 제작으로 할리우드에서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1927년 페라가모는 자신의 꿈을 실현시켜준 미국이 아닌, 고향 이탈리아로 돌아가 피렌체에 정착했고, 본격적으로 본인의 이름을 딴 브랜드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매일 3백50켤레 이상의 구두를 생산하며 더 큰 꿈을 키웠고, 그를 만나기 위해 전 세계 유명 인사들과 당대 최고의 영화배우 그레타 가르보, 오드리 헵번, 메릴린 먼로 등이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1930년대와 1940년대는 제2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구두를 만들기 위한 재료 공급에 차질을 생겼다. 당연히 질 좋은 가죽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때 페라가모는 기지를 발휘했다. 코르크와 셀로판 등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료로 실험적이고 독특한 신발을 만든 것이다.
코르크 웨지와 나일론 낚싯줄로 만든 투명한 샌들 등 특이한 디자인으로 특허를 받았고, 구두 디자인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더욱 유명해진 그에게 맞춤 구두를 제작하기 위해 단골이었던 할리우드 스타는 물론 왕족과 국제적인 제트족이 피렌체에 있는 중세 빌딩인 팔라초 스피니 페로니의 페라가모 쇼룸에 줄을 서서 피팅을 했다. 1960년 살바토레 페라가모가 타계한 후 브랜드는 그의 아내 완다와 6명의 자녀들에 의해 제2막을 시작했다. 그들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뛰어난 사업 감각과 강인한 철학을 바탕으로 브랜드를 발전시켰고, 유통 네트워크와 제품 영역을 확장했다. 이처럼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이탈리아의 자존심을 지키는 몇 개 남지 않은 패밀리 기업으로 성장했고, 브랜드의 뿌리인 이탈리아의 문화유산을 널리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한다. 또 다양한 문화 예술 사업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후원과 참여를 아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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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예술에 대한 열정, 세계를 향하다

궁극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패션 디자이너들은 예술을 동경하고 거기서 영감을 얻는다. 오랜 문화유산의 땅 이탈리아, 그중에서도 피렌체에 뿌리를 둔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끊임없이 전 세계 문화 예술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왔다. 그중 의미 있는 몇 가지 프로젝트를 살펴보자. 먼저 2012년 2월에는 패션, 미술, 그리고 역사를 통합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3개월간 열리는 <성 안나,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걸작(The Saint Anne, Leonardo da Vinvi’s Ultimate Masterpiece)> 전시를 후원하는 것인데, 이 전시는 레오나드로 다빈치의 걸작 중 목판에 유화로 그린 작품, ‘성 안나와 성 모자(The Virgin and Child with Saint Anne)’ 초상화 복원을 기념하기 위한 전시이기도 했다. 브랜드의 창시자 살바토레 페라가모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예술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서 많은 영감을 받았던 만큼 큰 의미가 있는 후원이었다. 2013년에는 베벌리힐스의 월리스 아넨베르그 공연 예술 센터 오프닝 갈라 행사를 주최했다. 역사적인 베벌리힐스 우체국 건물이 문화의 중심지로 변하는 순간을 기념하는 행사였다. 그리고 그해는 ‘슈메이커 투 더 스타,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전설을 만든 미국 진출 1백 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의 문화적인 삶과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역사와 전설을 보여줄 이정표라는 의미를 되새긴 시간이었다. 2014년 5월에는 이탈리아 피렌체에 위치한 우피치 미술관의 8개 전시관 복원과 재개장을 위한 자금을 기부했다. 르네상스 회화 컬렉션으로 세계 최고로 꼽히는 이 미술관을 후원하면서 닫혀 있던 25번부터 32번까지의 전시관 복원 작업에 착수했다.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1928년 피렌체에서 설립된 이래 피렌치 시와 깊은 인연을 맺어오고 있으며 피렌체의 주요 광장 복원, 산타 트리니타 다리 복원 등을 위한 활발한 기부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그리고 올해,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피렌체와 교토의 자매결연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디자이너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1958년 일본을 처음 방문하고 천 년의 역사와 예술, 그리고 문화에 깊은 감흥을 느꼈다고 한다. 일본 특유의 절제미는 종종 그에게 영감의 근원이 되곤 했다. 1951년 그가 디자인한 기모 샌들, 이탈리아와 일본 문화의 활발하고 지속적인 교류, 그리고 피렌체와 교토의 자매결연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4월 15일 교토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개최된 기자회견은 두 도시의 행정부가 함께 준비했는데, 1603년 도쿠가와 쇼군의 거주지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바 있는 장엄한 이조 성 내의 니노마루 궁전 앞에서 진행되었다. 게스트들은 기자회견 후 이조 성의 고대 주방인 니노마루 궁전 주방에서 열린 프라이빗한 전시회를 감상했는데, 이 전시는 4월 16일부터 22일까지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받은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가장 유명한 세 가지 오리지널 창작품과 페라가모의 크리에이션 라인인 시그너처 슈즈, 그리고 아이코닉 슈즈를 재현한 럭셔리 펜던트 컬렉션인 페라가모 주얼 미니어처 프레지오스 라인을 볼 수 있는 전시였다. 전시회 관람 후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2015 16 F/W 시즌, 그리고 2016 프리 컬렉션 패션쇼를 호화로운 목조 사원인 청류전에서 선보였다. 일본 사원에서 열린 패션쇼는 동양과 서양이 만나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참석한 모든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쇼 내내 벽면을 장식한, 벚꽃과 일본의 정원 풍경이 교차하는 비디오 아트 역시 인상적이었다. 쇼를 마친 후 사원 내 파노라마 뷰를 즐길 수 있는 사당의 테라스에서 칵테일 파티가 개최되었으며 피렌체와 교토의 자매결연 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일본 예술가 요시오카 도쿠진이 제작한 작품, ‘Glass Tea House’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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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Ferrucio Ferragamo

교토에서 만난 페루치오 페라가모 회장과의 인터뷰. 완다 페라가모의 장남인 그는 현재 살바토레 페라가모 SPA 회장 직을 맡고 있다. 1963년 회사에 입사한 그는 파이낸스와 행정직을 담당하기 이전에 제품 생산과 매장 관리를 시작으로 가족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현재 페루치오 페라가모는 이탈리아 패션업계의 주요한 직책을 겸하고 있다. 그는 6명의 자녀들과 음악, 피아노를 함께하는 것을 특히나 사랑하며, 사냥, 스키, 축구 등 대중적인 스포츠를 즐긴다. 그 밖에 그는 와인 제조업체인 일 보로와 여가 시간에 주로 찾는 아레초(Arezzo) 주변 농장을 경영하는 와인 애호가이기도 하다.

Q1 얼마 전 MBC 다큐멘터리에서 가족과 같이 있는 따뜻한 모습을 봐서 그런지 처음 만났는데도 매우 친근하게 느껴진다.
나에게도 재밌고 편안하게 진행한 인상 깊은 촬영이었다. 게다가 한국 고객들에게 페라가모 가족들의 친근함을 보여줄 수 있어 더욱 즐거웠다.


Q2 이런 뜻깊은 행사에 초대해줘서 고맙다. 이번 행사는 배경이 좀 색다른 것 같은데 이 행사에 대해 설명해달라.
나의 아버지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미국에서 이탈리아로 돌아올 때 피렌체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피렌체가 예술의 도시이고 아버지의 창작욕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피렌체와 교토는 닮는 점이 많다. 게다가 이 두 도시는 50년째 특별한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이런 내용을 피렌체의 전 시장님께 전해 들었을 때 페라가모가 문화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있을 거라 생각했고,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다. 이것은 우리에게 매우 기쁘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Q3 문화재로 지정된 성에서 상업적인 패션쇼를 한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이며 이례적인 일이다. 게다가 자국의 브랜드도 아닌 이탈리아의 브랜드에 그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행사가 성사된 배경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아버지가 교토를 처음 방문했을 때 이곳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이에 우리는 페라가모의 본질이라고도 할 수 있는 창작의 진정성에 대한 존경심, 그리고 그것을 대중과 나누고 싶은 마음을 토대로 두 도시 시장님들과 만남을 가졌다. 그 만남에서 진심이 전해졌고, 이런 부분이 잘 전달되어 성사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전통과 예술, 그리고 패션이 만나는 이 프로젝트를 같이 추진할 수 있었다.


Q4 이탈리아의 브랜드인 페라가모는 이탈리아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메신저 역할을 중요시하는 것 같다. 이것은 어찌 보면 럭셔리 브랜드가 자국에 대해 수행해야 할 사회적 역할이라 생각한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
문화와 패션은 매우 가깝다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문화와 역사의 도시에 뿌리를 두신 것은 페라가모가 그것을 보존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믿는다. 일례로 페라가모는 작년에 우피치 박물관 8개의 전시실에 소장된 다수의 작품을 복원하는 것을 후원하기로 결정했는데, 그 결과 복원된 작품을 올가을에 선보이는 프로젝트를 박물관 측과 협업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들은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그 의무에 대해 항상 기꺼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Q5 교토와 피렌체는 모두 문화의 도시다. 당신은 문화와 럭셔리 브랜드의 공통분모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서로 매우 가까우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문화는 패션을 꿈꾸게 만드는 영감의 원천이고 창고이며 그것은 패션이 새로운 소재, 기술, 디자인 등의 새로운 해석을 통한 문화에서 탄생하기 때문이다.


Q6 마지막으로, 요즘 당신이 가장 몰두하고 있는 일은?
첫째는 페라가모에서 일하는 것. 매일 밤낮으로 열중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하고 있다. 둘째로는 폴리모다에서 후학을 가르치는 일. 많은 시간을 할애하진 못해도 참 보람된 일이다. 또 세 번째는 나의 취미 생활이자 사업인 와인 만들기. 토스카나 지역의 일 보로에서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게 벌써 22년의 세월이 흘렀다. 또 그때부터 모은 와인과 포도에 관한 컬렉션도 5백 점이 넘는다. 그것들을 와인 공장 위 갤러리에서 전시도 하고 있다. 이 컬렉션을 와인 한잔과 함께 감상하면 와인과 예술의 하모니에 푹 파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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