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door C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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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06, 2013

에디터 이예진

하이 패션을 점령한 아웃도어 룩부터 봇물 터지듯 이어지는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의 국내 론칭까지. 지금은 그야말로 그 끝을 모르고 고공 행진 중인 아웃도어 패션 전성기다.


에르메스의 2013 F/W 광고 비주얼.

캐나다 프리미엄 패딩브랜드, 노비스.

에르메스의 트레킹 슈즈.

루이 비통의 트레킹 슈즈.

캠퍼의 고어텍스 슈즈.

하이 패션을 점령한 아웃도어 룩
승마용품을 만들면서 브랜드의 역사를 시작한 에르메스와 구찌, 여행에서 비롯된 루이 비통, 스키복이 시초인 에밀리오 푸치, 쿠튀르급 아웃도어 룩을 지향하는 몽클레르…. 아웃도어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패션 하우스는 그들의 훌륭한 유산을 바탕으로 매 시즌 모던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엔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받은 실루엣이나 신소재를 적극 활용하며 전문 스포츠 브랜드 못지 않게 기능성을 강화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1930년대 여성용 스키복을 재해석한 에르메스가 대표적. 소재와 디자인에 따라 6백만원대부터 1천2백만원대를 호가하는 럭셔리 스키복은 송아지가죽을 특수 가공 처리하거나 울과 앙고라를 섞은 더블 울 소재로 보온성은 기본, 비와 바람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물론이고 땀 배출이 잘되도록 하이테크 기술을 접목했다. 남성 컬렉션에서 대부분의 룩에 매치한 트레킹 부츠는 미끄럼 방지 고무 밑창을 2중으로 덧대 실제 등산용 부츠로 고안했다는 사실. 이전에는 투박한 굽 모양이나 신발 끈 등 아웃도어적인 모티브만 가져왔다면, 지금은 스타일과 기능성을 두루 갖춘 아이템이 대세를 이룬다. 매 시즌 여행을 떠나는 루이 비통 역시 시즌별로 선보이던 트레킹 슈즈나 백팩, 트래블 백 등을 좀 더 기능적으로 강화했다. 곱게 깎은 양털에 캐러비너 모티브를 버클로 사용하거나 매트가 돌돌 말려 있는 백팩을 보고 있으면 보다 적극적으로 아웃도어 모티브를 끌어들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네오프렌이라는 신소재를 내세웠는데, 트레이닝 팬츠나 블루종 스타일의 점퍼 등에 적용해 미래지향적으로 응용한 점이 돋보였다. 가볍고 신축성이 좋아 잠수복과 운동복에 주로 쓰이던 이 소재가 아르마니의 완벽한 패턴을 만나 당당히 하이 패션에 이름을 올린 순간. 몽클레르 감므 블루는 스코틀랜드를 상징하는 하이랜드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타탄체크 패턴의 패딩 아우터와 가죽, 양털을 믹스한 몽크 스트랩 슈즈 등으로 예술성까지 곁들인 아웃도어 룩을 탄생시켰으며, 랑방은 포켓이 달린 커다란 아노락 점퍼에 스포티한 백팩으로 에너제틱한 남자의 모습을 완성했다.

체크가 포인트인 몽클레르 감므 블루.

루이 비통의 모던한 아웃도어 룩.

미래적인 무드가 느껴지는 엠포리오 아르마니.

손목에 모피를 덧댄 에르노의 패딩.

캐나다 구스의 하이브리드 라이트 점퍼.

바버의 게이터.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의 국내 론칭
일상에서도 멋지게 아웃도어 룩을 즐기고 싶은 20~30대는 감각적인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몽클레르와 캐나다 구스의 국내 진출이 성공을 거두면서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가 물밀듯이 들어오는 추세. 먼저 캐나다 구스를 위협하는 캐나다 태생의 프리미엄 아우터를 주목해보자. 무스너클(Moose Knuckles)은 울룩불룩한 부피 때문에 패딩을 꺼리는 여성들이 두 팔 벌려 환영할 브랜드. 보디라인을 타고 흐르는 타이트한 실루엣과 착용감이 특징으로, 기능성과 소재를 강조하는 북미 지역 패딩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를 내세운다. 반대로 노비스(Nobis)는 독자적인 멤브레인 라미네이팅 패브릭과 디테일로 기능성에 좀 더 초점을 둔 브랜드다. 수분이 침투하는 것은 차단하고 내부 습기와 땀은 즉각적으로 내보내는 특수 소재와 다운 프루프 라이닝, 밀리터리 포켓 등 기능을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수납공간이 세분화되어 있다. 이에 맞서는 2개의 이탈리아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편집 매장을 중심으로 선보였던 에르노(Herno)는 갤러리아 명품관에 안착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했다. 테크니컬 소재의 레인코트 전문 브랜드에서 시작한 브랜드인 만큼 초경량 충전재에 고어텍스나 윈드 스토퍼 같은 기능성 소재로 마치 캐시미어 카디건 한 장을 걸친 듯 가벼운 착용감을 자랑한다. 파라점퍼스(Parajumpers) 역시 가장 척박하고 외진 곳에서 혹독하게 훈련받은 210 알래스카 구조대에서 영감을 받은 메탈 버클 장식과 다양한 포켓 장식, 노란색 밴드 디테일 등 독특한 요소가 포인트다. 해외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가 국내에 앞다퉈 들어오는 데는 해를 거듭할수록 심해지는 한파도 한몫하겠지만 최고급 소재와 감각적인 디자인, 완성도 높은 디테일 등 저마다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로 남다른 충족감을 안겨주기 때문일 것이다. 새롭게 합세한 이들이 활화산처럼 뜨겁게 타오르는 국내 프리미엄 패딩 마켓을 얼마나 잠식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루이 비통의 백팩.

210 알래스카 구조대에서 영감을얻은 파라점퍼스.

무스너클의 2013 F/W 광고 비주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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