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개최 10주년을 맞이한 아시안 필름 어워즈(AFA)는 한, 중, 일이 사이좋게 손잡고 빚어낸 글로벌 영화 축제다. 지난 3월 17일 마카오에서 열린 2016년 시상식에 류승완 감독과 남우 주연상을 꿰찬 배우 이병헌,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은 배우 유아인 등 한국 영화인들의 존재감이 유난히 빛을 발했다. 영화 <한공주>로 독립영화계의 기수로 자리매김한 이수진 감독과 요즘 경력을 꽃피우고 있는 배우 천우희도 공식 후원사 프리미엄 샴페인 브랜드 모엣 & 샹동의 초청으로 AFA를 찾았다. 진정성 있는 문화 콘텐츠를 창조해내기 위한 진실의 순간들이 보답을 받는 그 현장에 가봤다.
2 세 번의 전시를 모두 기획한 큐레이터 장-루이프로망.
3 1924년 처음 선보인 발레 <푸른 기차>의 모습. 샤넬은 당시 남성 속옷 소재로 사용하던 저지를 이용해 무대의상을 디자인했다.
4 파리 캉봉가에 위치한부티크로 들어가고 있는 마드무아젤 샤넬의 모습.
영화제나 시상식 같은 대형 행사는 언뜻 짧은 순간 모습을 드러내는 꽃처럼 보인다. 길게 깔린 레드 카펫, 근사한 턱시도와 드레스 차림을 한 은막의 스타들, 쉴 새 없이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그리고 “파앙~” 터지는 경쾌한 소리의 미학과 알싸한 감각을 선사하는 샴페인으로 대미를 장식하는 피로연. 흔히 영화 행사라고 하면 연상되는 이미지들은 분명 실재하지만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광경이라 아름다운 허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토록 화려해 보이기만 하는 영화 시상식이라는 존재는 어떤 이들에게는 지난한 과정을 거치며 일궈낸 ‘창조적 협업’의 결실을 되새기는 가슴 벅찬 자리이며, 진실한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임한 순간들이 빚어낸 영광의 절정을 누리는 무대다.
그렇다고 허무하게 지나가는 도취의 순간만은 아니다. 영화제는 그 생태계를 이루는 다수의 이해관계자들이 모여드는 ‘만남의 장’이기에, 알게 모르게 다양한 교류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엮어낼 수 있는 도약의 플랫폼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로 개최 10주년을 맞이한 아시안 필름 어워즈(AFA). 지난 3월 중순 ‘불야성의 도시’ 마카오에 자리한 베네치안 호텔에서 열린 이 영화제는 독특하게도 아시아 주요 영화제들이 주축을 이뤄 탄생시킨 글로벌 행사다. 부산국제영화제, 홍콩영화제, 도쿄영화제가 그 삼각 구도를 담당하고 있다. 한류 열풍 속에서 K필름을 부각하고 있는 감독, 배우, 스태프 등 우리나라 관계자들도 다수 참석했고, 이병헌이 영화 <내부자들>로 남우 주연상까지 거머쥔 올해 AFA에는 특별한 한 쌍의 한국 남녀가 차례로 시상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2년 전인 2014년 봄 개봉한 영화 <한공주>로 국내외에서 각종 상을 휩쓴 이수진 감독과 배우 천우희였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샴페인 브랜드 모엣 & 샹동에서 주최하는 ‘제4회 모엣 라이징 스타 어워드(Moe··t Rising Star Award)’를 받은 이들은 그 특전으로 주어지는 AFA 시상자 자격으로 마카오를 찾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