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07, 2026
글 고성연(타이베이 현지 취재)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Mandarin Oriental Taipei)
점잖은 분위기 속에서도 활기가 흐르는, ‘열려 있는 국제도시’의 면모를 지닌 타이베이. 대만의 메트로폴리스에서 가장 단단하게 여문 글로벌 호텔 브랜드를 꼽자면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2014년 봄 문을 연 이 호텔은 교통이 편리하고 타이베이 101, 타이베이 아레나, 고궁박물관 등 명소로 이동하기에도 수월한 동쪽 쑹산구(松山區)에 자리하면서 동서양을 아우르는 미식과 ‘웰니스의 오아시스’로 여겨지는 스파 시설 등을 내세워 두꺼운 팬층을 만들어왔다. 언뜻 화려한 듯하면서도 요란하지는 않은, 정제된 세련됨을 품은 디자인 감성도 꾸준한 인기에 한몫을 했을 터다.
짧게나마 그 매력의 진면목을 살펴봤다.
짧게나마 그 매력의 진면목을 살펴봤다.
주말을 틈탄 교외행으로 인해, 체크인 며칠 전에 미리 무거운 짐만 일부 떨구려고 잠깐 들르게 된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 마치 정중하게 호위하듯 가지런히 늘어선 키 큰 나무들을 지나 입구로 향하는 길에서 차창 밖 시야에 들어오는 호텔 외관은 유난스레 튀지는 않지만 브랜드 특유의 묵직한 존재감을 은은하게 뿜어냈다. 바깥에 대기하고 있던 컨시어지 담당에게 여행 가방만 건네고 바로 떠났지만, 순간 뇌리에 각인된 키워드를 꼽자면 ‘이국적’, ‘안정적’ 같은 형용사를 동원해야 할 것 같다. 물론 대만 자체가 이미 ‘타국’이지만, 유럽 스타일의 고전적인 건축 외관(WATG 디자인)은 지금도 그렇거니와 이 호텔이 문을 열었을 당시인 10여 년 전(2014년)엔 꽤 이색적으로 여겨졌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절로 신뢰감이 드는 유연하고 신속한 서비스를 대하니, 이틀쯤 뒤에 제대로 마주할 호텔의 면면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타이베이를 다시 찾은 날, 심신이 살짝 고단한 상황에서 체크인 시간 한참 전에 도착했다. 한국인 기준에서는 꽤 따뜻한 날씨지만, 현지인들은 쌀쌀하다고 엄살을 떠는 초겨울인 만큼, 호텔 로비로 들어서자 연말의 설렘을 전해주는 크리스마스 장식부터 반겨줬다. 그리고 공간을 유려하게 수놓고 있는 커다란 크리스털 샹들리에(높이 3.9m)가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영롱한 투명함 속 호박색을 섞은 레이스로 짠 듯 고운 자태가 인상적이었다. 체코 작가 타파나 드보라코바(Tafana Dvorakova)가 9개월에 걸쳐 빚어낸 작품으로 무려 5만 개의 크리스털 비즈를 엮어 완성했다. 로비에는 알루미늄 와이어를 소재로 활용한 금색 바이올린과 은색 호른 모양의 조각도 놓여 있는데, 알고 보니 한국 작가 박승모의 작업이었다. 지상 14층(실제 숫자 표기는 17층까지)에 이르는 호텔의 공간에 무려 1천7백 점이 넘는 다양한 예술 작품이 포진하고 있어, 내부에서도 일종의 ‘아트 산책’이 가능하다.
그리고 타이베이를 다시 찾은 날, 심신이 살짝 고단한 상황에서 체크인 시간 한참 전에 도착했다. 한국인 기준에서는 꽤 따뜻한 날씨지만, 현지인들은 쌀쌀하다고 엄살을 떠는 초겨울인 만큼, 호텔 로비로 들어서자 연말의 설렘을 전해주는 크리스마스 장식부터 반겨줬다. 그리고 공간을 유려하게 수놓고 있는 커다란 크리스털 샹들리에(높이 3.9m)가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영롱한 투명함 속 호박색을 섞은 레이스로 짠 듯 고운 자태가 인상적이었다. 체코 작가 타파나 드보라코바(Tafana Dvorakova)가 9개월에 걸쳐 빚어낸 작품으로 무려 5만 개의 크리스털 비즈를 엮어 완성했다. 로비에는 알루미늄 와이어를 소재로 활용한 금색 바이올린과 은색 호른 모양의 조각도 놓여 있는데, 알고 보니 한국 작가 박승모의 작업이었다. 지상 14층(실제 숫자 표기는 17층까지)에 이르는 호텔의 공간에 무려 1천7백 점이 넘는 다양한 예술 작품이 포진하고 있어, 내부에서도 일종의 ‘아트 산책’이 가능하다.
다채로운 글로벌 미식이 하나의 호텔 공간에
필자가 호텔에 체크인하러 돌아온 날, ‘하이 시즌’인지라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투숙객들 덕에 거의 만실인 상황이었는데, 이럴 때 클럽 라운지가 요긴하다. 6층에 자리한 ‘오리엔탈 라운지’는 운영 시간대(아침 7시부터 밤 9시까지) 언제든지 편안한 의자에 앉아 간단한 스낵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독서를 하거나 조용히 업무에 집중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애프터눈 티타임(오후 2시 30분~4시 30분)에는 맛난 다과를 즐길 수 있고, 해피 아워(오후 5시 30분~7시 30분)에는 거창한 끼니는 아니지만 저녁 식사로도 괜찮을 만한 요기를 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 해피 아워의 F & B 메뉴는 과일, 샐러드, 치즈, ‘단짠’ 스낵 메뉴가 고정적으로 나오고 ‘핫 디시’는 메뉴가 거의 매일 바뀌며(필자의 ‘최애’는 매콤한 순무 요리였다), 주류도 대만을 대표하는 싱글몰트 위스키 ‘카발란(Kavalan)’을 위시한 증류주, 와인, 샴페인 등의 구성이 알차다.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의 3백3개 객실 가운데 47개 스위트에는 ‘오리엔탈 라운지’ 혜택이 자동적으로 주어지며, 스위트 손님이 아니더라도 예약 시 ‘클럽 액세스’ 옵션을 별도로 추가하면 이 매력적인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물론 라운지 이용권이 있더라도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에서 며칠을 머물면서 호텔이 선사하는 미식 정찬을 건너뛰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우선 8년 연속 미슐랭 별을 따낸 광둥식 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솔 푸드’란 말이 절로 떠오르는 맑고도 진한 수프, 인기 만점 차슈, 바삭하면서도 기름지고 도톰한 오리고기 등 광둥식 요리의 진수를 보여준다. ‘좋은 집’이라는 뜻을 지닌 레스토랑답게 크고 작은 연회나 디너, 파티, 심지어 밀담에 안성맞춤일 듯한 앙증맞은 룸 등 다양한 분위기와 용도의 공간이 살뜰히 마련되어 있다. 항구도시 출신의 이탈리아 셰프가 이끄는 벤코토(Bencotto) 역시 미슐랭 추천 목록에 올라 있는 인기 레스토랑이다. 오픈 키친을 배경으로 요리 내공만이 아니라 이 나라의 음식 인심을 보여주듯 신선한 재료를 풍부하게 쓰는 넉넉함도 함께 선사한다. 이 밖에 아르데코 양식에서 영감받은 디자인과 탁월한 주류 셀렉션으로 유명한 M. O. 바, 티타임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로비층의 화사한 제이드 카페와 언뜻 보기에도 섬세한 솜씨가 깃든 페이스트리와 초콜릿 등을 접할 수 있는 귀여운 케이크 숍, 그리고 아침 뷔페부터 계절 메뉴를 바탕으로 한 런치도 제공하는 카페 엉 되 트루아(Café Un Deux Trois)까지, 저마다의 면면이 흥미롭고 상호 보완적이다.
레스토랑의 디자인에 흐르는 전반적인 감성도 그렇지만 호텔 공간은 웨딩으로 명성 높은 대연회장까지 갖춘 웅장미를 품고 있는데도 낯설거나 차갑게 다가오지 않고 세심하게 손질된 아늑한 저택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시간의 흔적이 전혀 ‘낡음’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도 견고한 소재와 적절한 색상의 디자인 감각도 한몫했을 터다. ‘행운’과 ‘부귀’를 상징하는 작약이 부조(relief) 형태로 벽을 수놓은 우아한 객실은 클래식과 컨템퍼러리 감성의 조화가 돋보이는데, 분위기만 편안한 게 아니라 욕조의 물이 차는 속도랄지, 굳이 사람을 거치지 않고도 세탁물이나 우편 등을 주고받을 수 있는 창구가 되는 발레 박스(valet box) 같은 장치가 머무름의 질을 높여준다. 그러면서도 호텔 내에서 누군가를 대면할 때는 늘 환한 미소를 마주하게 된다.
레스토랑의 디자인에 흐르는 전반적인 감성도 그렇지만 호텔 공간은 웨딩으로 명성 높은 대연회장까지 갖춘 웅장미를 품고 있는데도 낯설거나 차갑게 다가오지 않고 세심하게 손질된 아늑한 저택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시간의 흔적이 전혀 ‘낡음’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도 견고한 소재와 적절한 색상의 디자인 감각도 한몫했을 터다. ‘행운’과 ‘부귀’를 상징하는 작약이 부조(relief) 형태로 벽을 수놓은 우아한 객실은 클래식과 컨템퍼러리 감성의 조화가 돋보이는데, 분위기만 편안한 게 아니라 욕조의 물이 차는 속도랄지, 굳이 사람을 거치지 않고도 세탁물이나 우편 등을 주고받을 수 있는 창구가 되는 발레 박스(valet box) 같은 장치가 머무름의 질을 높여준다. 그러면서도 호텔 내에서 누군가를 대면할 때는 늘 환한 미소를 마주하게 된다.
1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의 야외 수영장. 한국인 기준으로는 연중 따뜻한 대만의 대표 럭셔리 호텔다운 도심형 웰니스 스파로도 유명하다.
2 타이베이 동쪽 중심가 쑹산구(松山區)에 2014년 봄 문을 연 이 호텔은 타이베이 101, 타이베이 아레나, 고궁박물관 등 명소로 이동하기에 편리하며 닝샤 야시장이 근처에 있다.
3 클래식과 컨템퍼러리 감성의 적절한 조화가 돋보이는 객실 디자인. 홍콩 기반의 차다 시엠비에다 & 어소시에이츠(Chhada Siembieda & Associates)가 인테리어를 맡았다.
4 체코 작가 타파나 드보라코바가 9개월에 걸쳐 빚어낸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공간에 화사함을 불어넣는 로비. 호텔 곳곳에 예술 작품과 감각적인 오브제가 많은데, 박승모, 이재효, 김찬일 등 한국 작가들의 작업도 눈에 띈다.
5 8년 연속 미슐랭 별을 따낸 광둥식 요리 전문 레스토랑 야거의 XO 소스를 곁들인 바닷가재 요리. 대만 펑후 청정 지역의 랍스터를 활용했다.
6 이탈리아 레스토랑 벤코토의 오징어 타코 요리.
※ 1~6 이미지 제공_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
※ 주소 158 Dunhua North Road 10548 Taipei, Taiwan
2 타이베이 동쪽 중심가 쑹산구(松山區)에 2014년 봄 문을 연 이 호텔은 타이베이 101, 타이베이 아레나, 고궁박물관 등 명소로 이동하기에 편리하며 닝샤 야시장이 근처에 있다.
3 클래식과 컨템퍼러리 감성의 적절한 조화가 돋보이는 객실 디자인. 홍콩 기반의 차다 시엠비에다 & 어소시에이츠(Chhada Siembieda & Associates)가 인테리어를 맡았다.
4 체코 작가 타파나 드보라코바가 9개월에 걸쳐 빚어낸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공간에 화사함을 불어넣는 로비. 호텔 곳곳에 예술 작품과 감각적인 오브제가 많은데, 박승모, 이재효, 김찬일 등 한국 작가들의 작업도 눈에 띈다.
5 8년 연속 미슐랭 별을 따낸 광둥식 요리 전문 레스토랑 야거의 XO 소스를 곁들인 바닷가재 요리. 대만 펑후 청정 지역의 랍스터를 활용했다.
6 이탈리아 레스토랑 벤코토의 오징어 타코 요리.
※ 1~6 이미지 제공_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
※ 주소 158 Dunhua North Road 10548 Taipei, Taiw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