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Journey of great mo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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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2, 2025

에디터 성정민

레전드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레전드. 이탈리아의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 로로피아나(Loro Piana)가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럭셔리 하우스로는 처음으로 상하이 푸동 미술관(Museum of Art Pudong in Shanghai)에서 첫 번째 전시회를 선보였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사실, 로로피아나의 우수성에 대한 열정(If You Know, You Know. Loro Piana’s Quest for Excellence)>이라는 이름의 이 전시는 메종의 역사와 유산, 귀중한 원재료부터 완제품에 이르는 장인 정신(savoir-faire), 6대째 이어져 내려온 특별한 패밀리 유산 등을 집대성해 로로피아나가 쌓아온 역사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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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로피아나, 찬란한 1백 년의 유산
럭셔리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로로피아나 제품의 탁월한 퀄리티와 우아한 품격은 매년 선보이는 컬렉션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지만 1백 년의 역사를 아우르는 기나긴 여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건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1백 년의 시간만으로도 놀랍지만 한결같은 퀄리티의 우수성과 원단을 생산하는 회사에서 세계적인 패션 메종으로 우뚝 서기까지의 히스토리는 로로피아나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새삼 돌아보게 만든다. 열정과 진정성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결코 쉽지 않은 결과가 아니었을까. 상하이 푸동 미술관이라는 공간이 갖는 의미와 함께 로로피아나 100주년 기념 전시는 스케일과 헌신적인 노력이 돋보이는 시간이었다. 로로피아나의 유산을 웅장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리고 때론 위트 있게 풀어낸 전시 기획자 주디스 클라크(Judith Clark)는 이 전시를 통해 방문자들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최고의 퀄리티를 추구하는 엄격한 노력과 섬유의 미묘한 부드러움 사이에서 끊임없는 대화를 하게 함으로써 기억에 남을 정서적인 유대감을 제공했다. 로로피아나 특유의 부드러움과 함께한 우아한 전시가 끝난 후 저녁에는 갈라 디너와 함께 캐시미어 어워드를 진행해 또 다른 특별한 시간을 선사했다. 지난 30년 동안 로로피아나는 중국의 캐시미어 품질 향상을 위한 주요 파트너로 자리매김했으며, 정직하며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해왔다. 가장 섬세한 캐시미어를 찾기 위한 메종의 노력은 존중과 열정으로 이루어진 문화적, 감각적, 그리고 촉각적 여정이었다. 이 노력을 통해 중국, 특히 내몽골의 1천 년 유산을 보호하고 있기도 하다. 1980년대부터 세르지오와 피에르 루이지 로로피아나 형제는 지속적인 우수성을 확보하기 위해 염소를 돌보는 목동들과 현장에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책임 있는 캐시미어 조달의 발판을 마련했다. 로로피아나의 이 시상식은 단순히 섬유를 더 가늘게 만들기 위한 수치와 기록의 경쟁이 아니라 생산자와 브랜드의 끈끈한 유대감과 존중심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자리이기도 하다. 2024년에는 12.8미크론이라는 세계신기록을 세웠으며, 2023년 수상 당시보다 13.2미크론에서 1미크론 이상 감소했다.
전시는 아카이브 문서, 소재, 세르지오와 루이자 로로피아나 형제의 컬렉션 및 피나코테카 디 바랄로(Pinacoteca di Varallo)의 작품을 포함한 예술 작품, 가보로 전해 내려오는 섬유와 패브릭, 그리고 소재와 완성품, 지역과 섬유 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33개의 특별 제작한 극적인 실루엣을 결합해 로로피아나의 장인 정신을 실험적이고 예술적인 역량으로 끌어올렸다. 1,000㎡가 넘는 면적의 3개 갤러리에 15개의 전시실이 들어선 이 공간은 브랜드의 DNA와 기원을 보여주기 위해 엄선된 소재, 텍스처, 컬러로 가득한 로로피아나의 세계로 방문객을 안내했다. 부드러운 카펫과 캐시퍼로 처리한 벽, 나무, 가죽, 황동, 그리고 ‘산피에트리니(Sanpietrini)’ 스톤 같은 천연 소재 등의 요소가 생생한 컬러, 밝은 톤, 베이지 색조의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모두가 알다시피 로로피아나의 우수성 추구는 최고의 원료를 찾기 위한 여행에 달려 있다. 쾌활함과 진지함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선택된 전시 타이틀인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사실, 로로피아나의 우수성에 대한 열정>은 메종의 서사와 진귀한 소재를 공급하는 지역에 대한 영감 넘치는 존중의 표현이다. 큐레이터 클라크는 1924년 회사를 창립하기 전부터 피에몬테의 발세시아(Val Sesia)에서 물려받은 가족 유산에 깊이 뿌리를 둔 이 놀라운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같은 계곡의 바랄로(Varallo)에 위치한 방대한 아르키비오 소티르코(Archivio Sotirco, 로로피아나의 아카이브)를 탐구했다고. 보존된 최초의 패브릭은 192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래된 사진, 초기 문서, 샘플 북, 직조 매뉴얼, 관리 기록은 섬유 혁신, 장인 정신, 디테일에 대한 집중력을 통해 선구적인 한 가족의 이야기를 연대순으로 기록하며, 작은 이탈리아 섬유 회사에서 오늘날의 메종으로 성장한 로로피아나의 발전사를 추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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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혁신을 결합한 고유한 세계
전시는 첫 번째 섹션인 ‘The Story of Loro Piana(로로피아나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곳은 미술관 안 미술관으로 만들어져 메종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턱 역할을 한다. 이 공간은 로로피아나의 유산 공예와 문화 교류에 대한 헌신을 강조하는 중요한 예술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닥은 산피에트리니 스톤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요한 예술 작품을 가져온 피나코테카 디 바랄로의 자갈길 안뜰을 연상시킨다. 그중에는 메종의 기원과 고향이 전하는 아름다움과 로로피아나에 깊은 영향을 준 지역의 전통을 보여주는 피에몬테와 발세시아 출신 예술가들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다. 아트 섹션을 지나면 바랄로에 있는 아르키비오 소티르코에서 발췌한, 로로피아나 가족과 사업의 기원을 살펴볼 수 있다. 이 공간에는 우아한 조명 아래 놓인 캐비닛들이 있는데 그 안에는 역사적인 사진과 중요한 문서가 담겨 있어 럭셔리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메종의 역사를 보여준다. 이어서 트래블러(Traveller), 로드스터(Roadster), 스파냐(Spagna), 홀시(Horsey), 아이서(Icer), 윈터 보야저(Winter Voyager), 디펜더 재킷(Defender jackets), 오픈워크 슈즈(Open Walk shoes), 안드레 셔츠(André Shirt) 같은 로로피아나 아이콘을 위한 전용 공간인 ‘Into Fashion(패션 속으로)’ 공간과 만나게 된다. 갤러리를 반쯤 지나면 흰색 타일을 붙인 연구실이 있는데, 거대한 현미경 밑에 조사 준비를 마친 베이비 캐시미어 더미를 두어 세심하고 정교한 품질관리 공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3만5천 배 확대된 섬유 이미지가 4개의 원형 화면에 영사되는데 이는 현미경 렌즈로 보이는 모습을 재현한 것이다. 로로피아나 고유의 섬유가 생산되는 지역을 다양한 규모와 높이로 확대하고 축소해 표현한 넓은 ‘Landscapes(풍경)’ 공간은 텍스타일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어지는 두 번째 전시실에 전시된 중국, 안데스, 일본, 뉴질랜드, 프랑스의 미니어처는 각각 캐시미어, 비쿠냐, 데님, 메리노 울, 리넨 같은 희귀한 섬유와 패브릭을 상징한다. 이곳의 부드러운 분위기와 푹신한 벽, 바닥의 카펫은 방문객들이 조각 같은 실루엣에서 보이는 부드러움을 상상하게 한다. 부드러움의 의미는 한쪽은 캐시미어로, 다른 쪽은 재킷 안감 소재로 된 푹신한 벽으로 이루어진 코쿠닝 룸에서 절정을 이루어 안팎으로 부드러움과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이어지는 3개의 룸은 캐시미어, 리넨, 레코드 베일(Record Bale) 전통을 지닌 메리노 울을 포함한 로로피아나의 헤리티지 직물에 대한 헌정이다. 첫 번째 갤러리와 두 번째 갤러리를 연결하는 복도는 캐시퍼로 풍성하게 덮여 있어 방문객들이 벽을 만지며 직접 그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전시의 두 번째 부분은 로로피아나 역사에서 중요한 도구이자 모티브 ‘엉겅퀴(thistle)’에 대한 헌정이다. 벽면은 엉겅퀴 꽃 스티칭 패턴이 특징인, 자카드 직조기로 제작된 매트한 퀼팅 패딩 실크를 포함한 귀중한 직물로 덮여 있다. 이탈리아에서 상하이로 운송된 오리지널 엉겅퀴 기계는 거친 직물을 부드럽게 하는 전통적인 기계로, 자연과 기계가 결합된 독특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엉겅퀴는 1951년부터 로로피아나의 문장에 사용되었다고. 전시회의 마지막 부분으로 넘어가면서, ‘Restaging Valsesia(발세시아의 재조명)’는 몰입감 넘치는 영화를 통해 방문객들을 로로피아나의 고향으로 데려가, 독창적인 장인 정신을 보여주며 하우스의 오랜 헌신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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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부분에서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치니 보에리(Cini Boeri)가 가구 회사 아르플렉스(Arflex)를 위해 디자인했으며, 로로피아나 인테리어의 귀중한 원료, 캐시미어 패브릭으로 덮은 거대한 소파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 소파는 중국과의 문화 교류의 역사를 반영하는 6m 길이의 가상 작품인 마파 문디(Mappa Mundi) 시리즈의 치우즈지에(Qiu Zhijie) 작품을 앉아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영상을 위해 유명한 중국 예술감독 궈원징(Guo Wenjing)과 작곡가 리우하오(Liu Hao), 대나무 플루티스트 당준교(Ta ng Junqiao), 피아니스트 팀 장(Tim Zhang)이 만든 사운드가 주위를 감싼다. 이 특별한 음악은 텍스타일 제조 공정, 전시 진행 과정과 구불구불한 길을 상상하게 하며 짧지만 의미 깊은 여정을 마무리한다. 상하이 현지 취재


“함께 개최된 로로피아나의 ‘올해의 캐시미어 시상식(Cashmere of The Year Award)’은 2015년에 설립되어 세계에서 가장 소중한 섬유를 생산하기 위한 목동들의 노력과 헌신에 대해 격려하고 보상하는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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