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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03, 2014

에디터 권유진

우아한 프렌치 시크를 대변하는 프랑스 럭셔리 액세서리 브랜드 ‘로저 비비에(Roger Vivier)’. 지난 11월, 수많은 패션 아이콘을 창출한 천재 디자이너 로저 비비에의 발자취를 재조명한 <로저 비비에-아이콘스 커넥티드> 전시를 보기 위해 서울 화동에 위치한 송원아트센터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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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된 화려함이 가득한 로저 비비에의 세계

‘구두’를 빼놓고 여자의 인생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아름다운 구두 한 켤레는 때론 여자의 인생을 바꿀 만큼 매혹적인 무기다. 아이코닉한 구두 디자이너 로저 비비에에게도 여성 슈즈는 없어서는 안 될 매우 특별한 존재이자, 그의 명성을 전 세계에 알린 전설의 아이템이다. 크리스챤 디올, 코코 샤넬, 위베르 드 지방시와 동시대를 함께 보낸 로저 비비에는 그만의 독특하고 창조적인 감각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시그너처 디자인을 담은 구두를 제작해 여성들을 더욱 자유롭고 스타일리시하게 만든 주인공. 패션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네모난 크롬 버클 펌프스와 휜 듯 우아한 곡선을 이루는 하이힐은 모두 천재 디자이너인 그의 손에서 탄생한 것들이다. 이런 그의 아름답고 우아한 발자취를 담은 순회 전시 <로저 비비에-아이콘스 커넥티드>가 지난 11월, 고즈넉한 종로구 화동 골목에 자리 잡은 송원아트센터에서 열흘간 개최되었다. 2개 층과 12개의 테마로 나누어진 전시 공간은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로저 비비에의 절대적인 우아함과 모던함을 상징하듯 섬세하고 감각적으로 재탄생해 있었다. 아이코닉한 버클 장식을 연상케 하는 12개의 쇼케이스에는 역사 속 유명 인사를 상징하는 빈티지 아이템과 셀러브리티들의 사진, 로저 비비에의 히스토리 자료를 담아 그의 발자취를 생생하게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1967년 영화 <세브린느>의 여주인공 카트린느 드뇌브의 발을 아름답게 장식한 로저 비비에의 버클 로퍼부터 1963년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위해 디자인한 낮은 힐의 블랙 새틴 펌프스, 그리고 2003년부터 로저 비비에의 뒤를 이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브루노 프리소니가 발전시킨 아이코닉한 제품들까지, 시대별로 제작한 슈즈와 가방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고 감상할 수 있었다.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3D 증강현실 구현 시스템을 통해 이미지로만 전시되어 실제로 볼 수 없는 아카이브 슈즈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구성한 것. 전시장 곳곳에 흑백 드로잉 형태로 제작한 QR코드를 배치해, 이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가상 세계에 온 듯 작품을 한층 더 특별하고 실감 나게 관람할 수 있었다. 이처럼 현실과 가상이 공존하는 이번 전시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는 의미의 전시명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 이번 전시에서는 유서 깊은 로저 비비에 메종의 역사를 비롯해, 과거 로저 비비에가 부유층을 위한 구두 브랜드로 시작해 세련되고 현대적인 파리 스타일을 담은 럭셔리 액세서리 브랜드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기까지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서울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이번 전시는 서울을 기점으로 중국과 일본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여정을 시작했다. 비록 한국에서는 이제 전시를 볼 수 없지만 로저 비비에의 아름다운 액세서리 컬렉션을 감상하고 싶다면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을 방문해볼 것.


문의 02-3448-8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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