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ical Heri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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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 2018

에디터 권유진

바젤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한 스위스의 작은 마을, 상티미에(St.lmier). 이곳은 1백86년 동안 오랜 워치메이킹 역사와 노하우를 창조해온 론진이 뿌리내린 곳이자, 지금까지도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는, 론진의 본류다. 론진 본사는 물론 팩토리, 뮤지엄까지 함께 자리해 말 그대로 론진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이 역사적인 현장에 <스타일 조선일보>가 직접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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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함, 역사, 그리고 품질로 이어온 1백86년
1832년 무브먼트 회사로 시작해 스위스 상티미에에서 1백86년 동안 오랜 워치메이킹 역사와 노하우를 창조해온 론진. 스위스 상티미에를 언급하지 않고서는 브랜드 스토리를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론진은 이곳에서 모든 순간을 함께해왔다. 창립자 오귀스트 아가시즈는 상티미에 골짜기를 가로지르는 수체(Suze) 강 우측에 인접한, 과거 지명으로 ‘에스 론진(Es Longines)’이라 불리는 땅을 매입해 이 지명을 딴 시계 공장을 설립하고, 이곳에서 비즈니스를 확장했다. 사실 그의 목적은 그 당시 각자 집에서 작업하던 시계 장인들을 한 지붕 아래 모아 시계의 정확성을 향상시키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함이었고, 이런 그의 판단은 맞아떨어졌다. 이것이 바로 론진 브랜드명의 기원이자 브랜드 역사의 시작점이다. 론진은 클래식한 전통과 우아함을 더한 품질 높은 시계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고, 나아가 역대 만국 박람회에서 10개의 그랑프리와 28개의 금메달을 획득하기에 이른다. 전 세계적으로 10개의 그랑프리를 수상한 시계 브랜드는 론진이 유일하다. 1878년에는 최초로 1/15초까지 측정 가능한 크로노그래프를 만들기도 했으며, 1986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100m 경주 공식 타임 계측기 공급사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런 론진 시계의 명성은 이내 화제가 되어 미국의 조종사 찰스 린드버그의 대서양 단독 횡단 무착륙 비행을 위한 시계인 ‘린드버그 아워 앵글 워치’가 탄생했고, 그 후 론진 워치는 많은 탐험가들이 사랑한 시계로 유명세를 타면서 미 해군 아카데미 소속의 캡틴 필립 반 혼 윔즈에게 헌사하는 ‘윔즈 세컨드 세팅 워치’와 스위스 항공 조종사를 위해 고안한 ‘투웬티 포 아워’, 전문가용 다이버 워치인 ‘레전드 다이버’ 등 론진을 대표하는 많은 역동적인 워치 컬렉션이 론진 역사에 기록을 남겼다. 이 밖에 1894년에 탄생한 초정밀 V.H.P. 쿼츠 무브먼트를 내장한 ‘콘퀘스트’와 함께 ‘Elegance is an Attitude(우아함은 태도에서 비롯된다)’라는 슬로건 아래 탄생한 수많은 론진의 헤리티지 워치는 론진의 불멸한 가치와 우수성을 대변하는 마스터피스다.


체계적인 프로세스로 완성하는 마스터피스
상티미에에 위치한 론진 본사는 1832년부터 지금까지 규모를 점차 확장하며 매뉴팩처와 뮤지엄까지 한자리에 있는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1932년 당시 지은 최초의 론진 건물은 브랜드의 역사를 담은 뮤지엄으로 사용하고 있고, 그 옆과 뒤로 본사와 공장이 위치한다. 론진이 상티미에에서 탄생해 줄곧 이곳을 떠나지 않았다는 사실은 시계 역사를 함께한 이 역사적인 건물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상티미에 마을 사람들 중 대다수가 론진에서 근무할 정도로, 론진은 상티미에 사람들에게 삶 자체이자 일상이다. 본사를 방문하기 전에 들른 레스토랑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서로가 가족이거나 동료, 이웃이라는 점이 눈에 띄었는데, 론진 직원들은 서로를 ‘My People(내 사람)’이라고 칭하며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는 1백8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같은 자리에서, 가족과도 같은 구성원과 함께 오로지 워치메이킹에만 전념해왔기에 가능한 것으로, 이는 론진이 1백8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변함없이 그들의 철학과 가치를 유지하고 발전시켜나가는 데 큰 자산이자 원동력이 되었다. 론진은 1983년에 스와치 그룹에 합류하면서 T0-T1(무브먼트)은 스와치에서 공급받고, T2(시계 조립), T3(브레이슬릿 연결), T4(발송) 과정을 인하우스에서 진행하고 있다. <스타일 조선일보> 팀은 그중 론진 매뉴팩처에서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T2 파트를 방문했는데, 이곳은 채광이 좋은 새하얀 공간으로, 공장이라는 느낌보단 먼지 하나 없는 아주 깨끗한 연구실을 연상시킬 정도로 흐트러짐 없이 잘 정돈되어 있었다. 공장 내부는 모두 사진 촬영이 금지되었으며 방문객은 전용 신발 커버와 헤어 캡, 팩토리 가운을 입어야만 출입이 가능할 정도로 청결과 보안에 완벽하고 철저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시계를 제작하는 공간과 과정 역시 완벽함을 추구하는 론진의 룰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론진의 시계는 오토매틱, 쿼츠 구분 없이 정확하기로 유명하다. 오랫동안 세계 스포츠 대회의 타임키핑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제 스포츠 연맹의 협력자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렇듯 워치메이킹의 정확성을 추구하는 론진의 신념과 노하우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현존하는 쿼츠 시계 중 가장 정확한 시계’라는 론진 콘퀘스트 V.H.P.의 명성과 이 워치가 이토록 정확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론진 매뉴팩처에서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총 1백여 명의 인원이 일하고 있는 T2 파트에서는 V.H.P.를 포함해 클래식 메캐니컬 무브먼트, 80%의 크로노그래프 워치가 이곳에서 조립을 통해 완성된다. 하루에 약 6백 개의 시계를 제작하는데, 시계 조립 과정의 99%가 오직 사람의 손을 거쳐 이루어진다. 이 매뉴팩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워치메이커들의 작업대마다 놓인 조립 매뉴얼이다. 론진은 일관된 조립 매뉴얼과 체계화한 작업 솔루션을 바탕으로 동일한 프로세스를 유지하고 있다. 그 때문에 론진에서 생산한 모든 시계는 일관된 정확성과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것. 또 단계별로 한 팀당 1명의 프로덕트 매니저와 1~2명의 워치메이커로 구성되어 있고, 단계마다 워치메이커가 지속적으로 퀄리티를 체크한다. 아주 작은 핸즈를 조립할 때도 마찬가지다. 즉, 수백 가지에 달하는 과정마다 일일이 사람이 퀄리티를 체크하면서 론진의 시계는 더욱 정교하고 정확해지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조립을 끝낸 시계는 특수 기계를 통해 퀄리티를 한 번 더 체크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24시간 동안 시계에 물, 온도, 압력 등 각종 충격을 가한 후 V.H.P.의 경우에는 ±1초의 오차를, 다른 론진 워치의 경우에는 ±1분의 오차를 체크해 어떤 상황에서도 시계가 정확한 시간을 측정할 수 있도록 수백 번의 테스트를 거친다. 이처럼 완벽한 퀄리티를 구현하기 위한 론진의 끝없는 집념은 론진 시계에 늘 따라붙는 ‘가장 정확한’, ‘가장 완벽한’이라는 자신감 넘치는 수식어를 수긍하게 만든다.


생동하는 론진의 역사를 담다, 론진 뮤지엄
1832년에 지은 첫 번째 론진 공장 건물은 역사적인 의미를 살려 현재 론진의 역사적인 타임피스와 기록물을 담은 뮤지엄으로 사용되고 있다. 1992년에 오픈해 일반인도 예약을 통해 방문할 수 있는 이 뮤지엄은 총 네 가지 테마로 큐레이팅해 론진의 역사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먼저 오래된 뮤지엄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마주하는 ‘워치메이킹 히스토리 룸’에서는 1867년에 만든 론진의 첫 번째 시계부터 1957년 플래그십 워치, 1984년 V.H.P. 워치, 1960년 레일로드 워치, 그리고 다양한 포켓 워치까지, 론진 워치의 모티브가 되고 영감을 주는 다양한 워치가 전시되어 있다. 특히 빨간색 커버를 단 책이 빼곡히 꽂혀 있는 공간이 가장 눈에 띄는데, 이 책에는 놀랍게도 1867년부터 1969년까지 제작된 론진 워치에 대한 모든 정보가 기록되어 있다. 이는 8백여 개에 달하는 기록으로, 시계를 언제 누가 만들었고, 누구한테 판매되었는지는 물론 워치 시리얼 넘버까지 수기로 빼곡하게 적혀 있어 그저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이와 함께 두 번째 테마인 ‘어드벤처 룸’에서는 대서양 단독 횡단 무착륙 비행에 성공한 미국 조종사 찰스 린드버그, 미 해군 아카데미 소속의 캡틴 필립 반 혼 윔즈, 인류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한 탐험가 로알 아문센, 여성 비행사로는 최초로 대서양을 건넌 여류 비행사 아멜리아 에어하트 등 많은 탐험가와 함께한 론진 워치의 활약을 보여준다. 이들의 생명을 책임졌다 해도 과언이 아닌 론진 워치의 위상은 이들이 남긴 일지가 뒷받침한다. “우리가 기록적인 비행을 하는 동안 론진 워치는 완벽하고 정확하게 작동했다. 나는 이 워치의 정확성을 신뢰한다.”_조종사 루셀 보드먼(1930년 미국에서부터 이스탄불까지 무착륙 비행), “나는 그라프 체펠린(독일 항공모함)의 세계 일주 항해를 위해 론진 시계를 착용했는데, 항해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이 바로 론진 시계였다.”_한스 본 쉴러(1929년, 그라프 체펠린의 핵심 선원) 이런 론진의 명성은 1878년 이래 스포츠 분야까지 이어져 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고유 기술력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는데, 이는 뮤지엄의 세 번째 테마인 ‘스포츠맨십 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론진’ 하면 떠오르는 승마부터 테니스, 스키, 모터 레이싱 등은 물론 올림픽 경기에서의 활약까지, 다방면의 스포츠와 관계가 깊은 론진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1878년 아메리칸 레이스 코스에서 사용한 최초의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20H, 1954년 선보인 최초의 쿼츠 시계 장비인 크로노시네진스(결승선을 지나는 순간 선수의 움직임에 따라 1/100초 단위로 기록) 등의 발명품은 스포츠 역사에 론진의 이름을 확실히 새기는 데 중요한 공헌을 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테마의 룸은 그간의 광고 비주얼과 함께 론진을 대표하는 앰배서더와 그의 워치를 전시한 ‘엘레강스 룸’이다. 론진은 ‘Elegance is an Attitude’라는 슬로건을 철학으로 이를 대변하는 앰배서더와의 활동 또한 활발히 했다. 여성 테니스계의 아이콘인 스테파니 그라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테니스 선수로 꼽히는 안드레 애거시, 지금까지도 론진을 대표하는 얼굴로 활동 중인 배우 케이트 윈즐릿과 사이먼 베이커까지,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론진의 글로벌 앰배서더는 론진의 철학과 가치를 전하는 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매력적인 스토리를 지닌 론진은 보석과도 같은 풍부한 유산을 보존하고 발전시켜나가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론진 뮤지엄은 론진 홈페이지(www.longines.com/company/museum/virtual-visit)를 통해서도 가상 투어를 할 수 있으니 지금 바로 홈페이지에 접속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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