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는 크지만 은근한 귀여움을 내뿜는 ‘우주 몬스터’라 불리는 7개의 초대형 캐릭터가 서울 잠실 석촌호수 가운데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색다른 광경이 펼쳐지고 있어 화제다. 키가 무려 16m에 이르는 파란색 지구몬, 보랏빛 자태가 인상적인 루나몬, 지구 토양을 지키는 지렁이 세이버 등의 몬스터를 형상화한 초대형 벌룬 작품이 빚어내는 흔치 않은 풍경이다. 국내 창작 스튜디오 스티키몬스터랩(SML)이 롯데문화재단, 송파구청, 롯데월드타워와 손잡고 진행한 ‘루나 프로젝트(The Luna Project)’의 거대하지만 깜찍한 결과물로, 특히 2014년 큰 인기몰이를 한 노란색 ‘러버덕’을 시작으로 ‘슈퍼문’, ‘컴패니언’ 등으로 이어져 내려온 석촌호수의 공공 미술 역사에서 처음으로 한국 작가 그룹이 맡은 사례여서 더 의미가 있다. 스티키몬스터랩은 반세기 전 이루어진 달 착륙을 기념해 그 순간을 함께한 글로벌 인기 캐릭터 스누피의 꿈과 사랑을 담은 메시지와 지구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우주 몬스터들의 정감 가는 모습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다고. 찰스 슐츠의 연재 만화 <피너츠>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은 절정의 인기를 바탕으로 1969년 아폴로 10호의 사령선과 달 착륙선의 이름이 된 바 있다. 현재 석촌호수를 수놓고 있는 우주 괴물 패밀리의 육중하고도 발랄한 모습은 10월 27일까지 볼 수 있다. 이와 별도로, 롯데뮤지엄에서는 올해로 탄생 70주년을 맞이하기도 한 스누피를 매개체로 삼아 우주를 주제로 한 <To the Moon with Snoopy>전을 열 예정이다. 국내외 현대미술계에서 활약하는 34명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이 전시는 10월 17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