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ive into the Heart of the Vacheron Constantin Arch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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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01, 2025

글 제롬 아노베르(Jérome Hanover)

완벽하고 폭넓은 시간대를 비추는 방대한 문서가 2백70년 동안 지속되어온 역사를 조명한다.

Editorial
탁월한 워치메이킹의 세계에서 바쉐론 콘스탄틴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로 설립 270주년을 맞이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워치메이킹 메종인 바쉐론 콘스탄틴은 거의 3세기에 걸쳐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언제나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내부 기록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먼 과거까지 거슬러 올라가보면, 워치메이커 장-마크 바쉐론(Jean-Marc Vacheron)과 그 뒤를 이은 후계자들, 그리고 파트너 프랑소아 콘스탄틴(François Constantin)이 명성을 쌓아 올린 방식은 두 가지 전문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하나는 정밀한 워치메이킹 기술, 그리고 다른 하나는 장식 예술이다. 이들은 인그레이빙, 에나멜, 기요셰 기법 등을 예술적 장인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오늘날에도 이 탁월한 장인 정신은 메티에 다르(Métiers d’Art) 컬렉션을 통해 계승되고 있으며, 메종의 컬렉션 전반에도 그 정신이 녹아 있다. 우리는 <피가로 레전드>를 위해 제네바 인근 플랑 레-와트(Plan-les-Ouates)에 위치한 바쉐론 콘스탄틴 매뉴팩처를 찾았다. 모든 것이 전통과 헤리티지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2004년에 건축가 베르나르 추미(Bernard Tschumi)가 설계한 건물이며, 1880년부터 메종의 상징인 말테 크로스 형태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 안에서 우리는 귀중한 아카이브와 함께, 모든 직원이 공유하는 깊은 열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덕트 & 이노베이션 디렉터 산드린 동기(Sandrine Donguy)와 스타일 & 헤리티지 디렉터 크리스티앙 셀모니(Christian Selmoni)는 바쉐론 콘스탄틴 역사뿐 아니라, 스위스 하이 워치메이킹 산업 전체에서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모든 기록을 경신한 ‘솔라리아’까지, 메종만이 지니고 있는 고유한 정체성과 특별함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이와 더불어 이번 기념비적인 해에 발표된 특별한 신제품들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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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쉐론 콘스탄틴 본사의 지하, 두꺼운 보안 문 뒤 일정한 온도와 습도 속에서 보존된 아카이브는 그 안에 함께 보관된 시계들만큼이나 귀중한 가치를 지닌다. 총 400m에 걸쳐 수백만 페이지에 이르는 문서가 정리되어 있다. 가족과 관련된 문서, 세례 증명서, 혼인 서류, 사망 증명서 등의 복사본도 포함되어 있는데, 가장 오래된 문서는 1711년에 작성한 것이다. 18세기 후반부터는 생산 기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했으며, 총 1천 권의 장부에는 1권당 약 4백 페이지, 페이지마다 6~12개의 모델이 빼곡히 기재되어 있다. 이 기록은 1773년부터 현재까지 판매된 모든 모델의 정보를 담고 있으며, 무브먼트와 케이스에 새겨진 시리얼 넘버로 식별된다. 일종의 체계적인 카탈로그이자, 인증의 기준이 되는 귀중한 자료인 셈이다. 설명서와 드로잉, 그리고 이후에는 사진까지 더해진 이 기록물은 단순한 문서를 넘어 문화적 보물이라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보물은 서신 기록이다. 자크-바텔레미 바쉐론(Jacques-Barthélémi Vacheron)과 그의 아버지 아브라함 바쉐론(Abraham Vacheron), 비즈니스 파트너 프랑소아 콘스탄틴(François Constantin)은 물론, 고객과 소매업자와 나눈 편지들이 보관되어 있어, 메종의 성장 과정부터 시대의 변화와 고객의 기대까지 생생히 담겨 있다. 이 아카이브가 특별한 이유는 온전함에 있다. 많은 브랜드들이 겪은 화재, 전쟁, 점령 등 수많은 역사적 위기를 피해온 덕분에, 아우르는 범위와 보존 상태 모두에서 유례없는 수준을 자랑한다. 이 기록들은 단순히 시간을 담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시간을 만들어온 흔적이다. 1819년 7월 5일, 프랑소아 콘스탄틴이 자크-바텔레미 바쉐론에게 보낸 한 통의 편지에는 메종의 정신을 집약한 문장이 담겨 있다. ‘가능한 한 더욱 잘하라, 그것은 언제나 가능하다.’ 바로 이 문장이야말로 바쉐론 콘스탄틴이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제조사로 자리매김하게 된 진짜 이유일지도 모른다.

“다이얼이나 케이스 같은 전문 분야에서 외부 공방과의 협업을 이어가면서도, 주요 기술을 점차 내부화하기 시작했다.”

1906년 밀라노 세계박람회에서 바쉐론 콘스탄틴은 스위스 워치메이킹의 정수를 보여달라는 요청을 받고, 최초로 헤리티지 시계 컬렉션을 구성했다. 고객들로부터 회수한 아이코닉하고 정교한 모델들을 선보인 메종은 그해 박람회에서 최고상을 거머쥐었다. 이를 계기로 ‘프라이빗 컬렉션’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았고, 현재는 약 1천7백 점의 시계와 8백 점의 도구가 보관되어 있다. 그중 3백여 점은 세계 각지에서 계속 전시하며, 올해처럼 특별한 해에는 더욱 많은 작품을 공개한다. 1755년, 시계 장인들이 과학과 문화에 대한 열정을 지닌 학자이자 예술가로 여겨졌던 계몽주의 시대에 장-마크 바쉐론은 제네바에 자신의 워치메이킹 워크숍인 ‘캐비닛’을 설립한다. 당시 ‘아틀리에’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 명칭은 훨씬 뒤에 등장한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스타일 & 헤리티지 디렉터 크리스티앙 셀모니(Christian Selmoni)는 당시의 제작 환경을 이렇게 설명한다. “제작 과정에는 하이 워치메이킹이 발전하기 이전, 스위스 시계 워치메이킹 산업 환경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무브먼트, 다이얼, 핸즈, 케이스 등 각 분야 장인들이 분업하는 구조였죠. 장-마크 바쉐론의 캐비닛은 부품을 조립하고 조율하며, 최종 완성하는 작업을 담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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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5년에 제작된 최초의 바쉐론 시계 이후, 1785년 아브라함이 워크숍 운영을 이어받으며 모델들은 기술적으로나 미학적으로 복잡해졌다. “1790년경에는 메종 최초의 캘린더 시계가 제작되었고, 1810년 자크-바텔레미 바쉐론이 경영을 맡은 이후에는 쿼터 리피터, 미닛 리피터, 그랑 소네리 같은 고도화된 차임 시계로 진화했습니다”라고 셀모니는 설명한다. 같은 시기, 에나멜링, 인그레이빙, 젬 세팅, 기요셰 같은 장식 기술도 점차 정교해졌다. 이를 증명하는 예가 바로 1829년 제작된 점핑 아워 포켓 워치다. 인그레이빙으로 섬세하게 장식하고 젬 세팅한 이 시계는 현재 메종의 아카이브에 보관되어 있다. 이 두 가지 측면은 다음 페이지에서 다시 다룰 예정이다.


1819년, 프랑소아 콘스탄틴이 회사 지분을 인수하며 ‘바쉐론 & 콘스탄틴(Vacheron & Constantin)’이라는 명칭이 공식화된다. 헤리티지 부서 책임자 시그리드 오펜슈타인(Sigrid Offenstein)은 이렇게 설명한다. “자크-바텔레미 바쉐론은 시계 장인이던 할아버지와 아버지처럼 박람회에 참가했고, 이탈리아 각지를 돌며 시계를 수리하고 자신이 만든 모델을 소개했습니다. 당시 그의 아버지 아브라함은 제네바에 남아 생산을 맡았죠. 하지만 곧 자크-바텔레미 바쉐론은 상업 활동을 위임하고, 브랜드를 제네바 밖으로 넓혀줄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가 만난 인물이 바로 파리 귀족 사회에 깊이 연결되어 있던 프랑소아 콘스탄틴이었다. 콘스탄틴의 폭넓은 네트워크는 바쉐론 콘스탄틴을 국제 무대에 등장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설립 이후 바쉐론 콘스탄틴은 기계식 기술과 수공예 기법 측면에서 독립 장인들과 긴밀히 협력해왔으며, 이 전통은 쿼츠 위기 전까지 이어졌다. 이후 메종은 다이얼이나 케이스 같은 전문 분야에서 외부 전문가와의 협업을 이어가면서도, 주요 기술을 점차 내부화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메종은 단순한 투 핸즈 무브먼트부터 가장 복잡한 컴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무브먼트를 자체적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에나멜링, 기요셰, 젬 세팅, 인그레이빙 등 네 가지 전통적인 장인 기술 역시 모두 자체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1996년 방돔 그룹(현 리치몬트)에 인수되기 전부터 시작되었고, 이후 더욱 가속화되었다. 2백70년에 걸친 역사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이 진화는 결국 “가능한 한 더욱 잘하라, 그것은 언제나 가능하다”라는 프랑소아 콘스탄틴의 말 한마디로 귀결된다. 수백만 페이지에 달하는 아카이브 문서가 이를 뒷받침한다.



1755 | 장-마크 바쉐론이 최초의 시계 제작 아틀리에를 열고 견습생을 고용함
1785 | 아브라함 바쉐론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가업을 승계
1810 | 설립자의 손자 자크-바텔레미 바쉐론이 경영을 이어받음
1819 | 프랑소아 콘스탄틴이 동업자로 합류해 시계 및 손목시계 부문의 개발을 총괄, ‘가능한 한 더욱 잘하라, 그것은 언제나 가능하다’라는 메종의 모토 탄생
1880 | 메종의 상징인 말테 크로스 등장
1889 | 최초의 여성용 손목시계 출시
1906 | 제네바 뚜르 드 릴 건물 1층에 첫 부티크 오픈
1955 | 패트리모니 컬렉션에 영감을 준 울트라-씬 칼리버 1003 제작
1977 | 설립 222주년을 기념해 222 모델 출시
1996 | 오버시즈 컬렉션 탄생
2004 | 건축가 베르나르 추미(Bernard Tschumi)가 설계한 새로운 건물을 플랑-레-와트(Plan-les-Ouates) 에 준공
2025 | 설립 270주년을 맞아 기념 모델 ‘캐비노티에 솔라리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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