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인간도 섬으로 살 수 없다’는 유명한 기도문 구절이 새삼 와 닿는 요즘입니다. ‘초연결’ 사회에서 갑자기 상황이 반전되며 격리니 봉쇄니 하는 단어가 활개를 치자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나 소통할 수 있는 물리적 행보가 너무도 소중한 행복이었다고, ‘소확행’이 따로 없다고 많은 이들이 입이 아프도록 말합니다. 하지만 인류가 예기치 않게 맞닥뜨린 작금의 팬데믹 사태는 우리로 하여금 ‘고독’을 둘러싼 긍정적인 면면을 보다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만드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체면치레나 가식 같은 영혼의 거적데기를 벗어 던지고 나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즐기는 ‘홀로움의 미학’에 대해 말입니다. 실제로 홀로 지내기를 예찬하는 이들은 코로나19로 누리는 고독을 고마운 선물로 여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고독이 창의력 증진과 내적 치유를 가져다줄 수 있지만, 이러한 효용을 얻으려면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자신의 생각거리를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따른다고 합니다. 고독 속에서 ‘사유의 바다’를 헤엄칠 줄 알아야 한다는 거겠지요. 미술을 통한 사유도 괜찮은 치유책이 아닐까 합니다. 올해로 탄생 1백 주년을 맞이한 예술가 요제프 보이스는 “미술은 현재의 상처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이를 치유하는 것”이라고 했지요. 그래서 이번 ‘Art+Culture’ 스페셜호에서는 ‘사유 속의 치유, 치유 속의 사유’라는 주제로 여러 결의 예술 콘텐츠를 다뤄보았습니다. ‘인생은 느끼는 자에게는 비극, 생각하는 자에게는 희극’이라는 프랑스 사상가 라 브뤼에르의 명언을 되새기며, 본질에 집중하는 사색을 통한 치유의 여정을 떠나보시기를 추천합니다.
[ART + CULTURE 2021 Summer SPEC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