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조회수: 1099
9월 15, 2021













나비넥타이, 스위스 아미 나이프, 텅 빈 여행 가방, 면도날과 셰이빙 크림…. 짙은 청색 계열의 일상용품이 큼지막하게 ‘과장된’ 크기로 벽면에 설치되어 있는 전시 풍경은 딱 봐도 ‘팝아트’ 느낌이다. 그런데 차분하게 가라앉은 색조가 어렴풋이 뿜어내는 느낌처럼, 이 친숙한 오브제 속에는 어두운 심리적 암류(暗流)가 숨어 있다. 미국 뉴욕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30대 닉 도일(Nick Doyle)은 은연중에 사물에 부여된 성별화된 이미지를 다뤄왔는데, 이번 전시에서도 남성적으로 편협하게 인식되는 일상의 도구를 숨 막히는 본질에 대한 메타포로 사용했다. 그가 즐겨 써온, 노동자들의 작업복이자 반문화 운동의 기표이기도 한 데님을 여전히 재료로 사용했고, 미국 카우보이의 허망한 신화와 연결 지을 수 있는 베지터블 가죽도 새로 도입했다. 전시명은 이지만 작가가 바라본 미국적 삶의 풍경은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갤러리 페로탕 서울에서 오는 10월 1일까지.
Photo by Guillaume Ziccarelli,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