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 2011
취재·글 주느비에브 도츠티냑(Genevieve Dortignac) | 번역 김미진 | photographed by 앙리 델 오모(Henri Del Olmo)
‘라 스위트’ 빌라는 짙푸른 소나무 숲 아래 펼쳐진 흰색의 패브릭처럼 고요함과 풍요로운 햇살, 청명함을 가득 담고서 지중해풍 모더니티를 표현하고 있다.
– 수영장은 바다가 그리는 수평선과 나란히 놓인 듯 보인다.
1 마치 꿈처럼 몽환적인 공간인 테라스에서는 카나이유 곶이 바라다보인다.
2 욕실에는 데피 도크(Defi Doc) 제품인 블랙 대리석 세면 볼을 설치했고 거울은 이케아 제품이다.
3 욕실은 살짝 부식된 듯한 느낌의 청석돌 타일로 마감했고 SDA 제품인 대리석 세면 볼은 두꺼운 나무 판자 위에 설치했다.
4 마치 꿈처럼 몽환적인 공간인 테라스에서는 카나이유 곶이 바라다보인다.
5 테라스에는 리스 임포트(Lys Import) 제품인 낮은 테이블이 놓여 있고 그 주변에 1960년대 빈티지 의자들을 놓았다.
6 정면에서 바라본 수영장 전경.
7 심미적인 분위기의 침실은 아프리카산 카펫과 발리에서 구입한 의자, 인도에서 사 온 테이블, 앤티크 리넨 커튼으로 장식했다.
8 침대 헤드보드 대신 사용한 1940년대의 거울은 마르세유의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것이다. 블랭킷과 쿠션 커버는 오노레(Honoré) 제품, 해리 베르토이아 디자인의 다이아몬드 체어는 뇰 제품, 사진 작품은 피터 린드버그, 플로어 램프는 빈티지 제품이다.
9 캔버스 소재의 침대 헤드보드는 마르세유 출신 아티스트 분의 페인팅 작품이다. 침대 위에는 마라케시에서 사 온 쿠션과 오노레 제품인 강렬한 옐로 컬러의 울 소재 블랭킷을 덮었다.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1인용 의자는 모두 뮌헨의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것이고 거친 나무 소재의 걸상 겸 테이블은 리스 임포트 제품, 플로어 스탠드는 DMI 제품이다.
10 멕시코 시장에서 찾아낸 종이로 만든 작품들, 메탈 소재 다리에 반투명한 유리 상판을 올린 마르코 드 겔츠 디자인의 테이블, 찰스 임스 디자인의 DSW 의자를 매치한 다이닝 룸은 절충주의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과연 이 집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까? 처음에는 전혀 없는 듯 여겨진다. 집 외관은 딱히 뭐라 규정지을 것 없이 평범함 그 자체이다. 그런데 허버트 휴프나젤은 2007년, 이곳 카시스 섬을 방문했을 때 뭐라 설명할 겨를도 없이 이 특별하고 거대하며 감각적인 집에 즉각적으로 사로잡혀버렸다. 그는 이웃의 건축물들이 나무 아래에 부서져 나뒹굴고 있었음에도 이 집이 세상으로부터 홀로 떨어져 있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그 앞으로는 지중해가 카나이유 곶 아래로 180도로 펼쳐져 있었다. 해가 질 무렵이면 절벽은 불타오르는 것 같고, 수평선은 오렌지 컬러의 천이 펼쳐진 것처럼 보인다. 모든 것은 정해졌다. 그는 이곳에 그의 두 번째 호텔을 짓기로 했고 이곳을 ‘라 스위트(La Suite)’라고 이름 붙였다. 그리고 3년 전, 드디어 이 호텔을 오픈했다. 이 프로방스풍 건물은 아주 신중하게 리노베이션되었다. 컬러를 칠한 석회 벽과 바닥의 테라코타 등은 머린풍으로 가득하기를 원한 그의 바람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태양에 열광하는 모든 북유럽인처럼, 그는 희고 순수한 바닷가의 집을 원했다. 동시에 그 집이 편안한 휴식을 취하면서 바다가 보이는 전망을 즐길 수 있는 아늑한 은신처이길 바랐다. 아주 집약적으로 진행된 몇 달간의 공사 끝에 예전에는 오랜 세월만큼 보기 흉하게 변해버린 단순한 오두막일 뿐이었던 이 건물은 작업에 참여한 장인들과 그의 남다른 감각을 만족시킬 만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된 이 빌라에는 지오메트릭 스타일과 심플한 스타일이 즐겁게 표현되어 있다. 건물은 전체적으로 아주 순수하고 간결한데, 1층은 거대한 통유리창으로 마감했다. 거실은 지붕이 덮인 테라스로 연결되어 공간이 2배로 넓어 보이는 효과와 동시에 실내와 실외의 경계를 허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바캉스 하우스에 더 잘 어울리는 이런 공간 확장법은 1950년대 팜 스프링스의 건축물을 연상시킨다. 규칙에 얽매이지 말자는 것은 허버트 휴프나젤에게 있어서는 언제나 변함없는 생각이었다. 이브 생 로랑에서 살바토레 페라가모, 티에리 뮈글러에서 에스까다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빅 브랜드들이 쇼룸 윈도 디스플레이를 휴프나젤에게 의뢰해오고 있다. 그 때문에 그는 세계 곳곳을 누비게 되었다. 그런 그가 최근 이곳에 여행 가방들을 내려놓고 자신의 세계를 재정립하기로 결심했다. 인테리어는 그와 많이 닮았고, 그의 본능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는 거친 소재와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으로 떠난 여행에서 가져온 제품, 그리고 마크 브라지에 존스, 장 미셸 빌모트, 마르코 드 겔츠 등 디자이너의 가구, 1980년대 스타일의 특징, 마르세유의 벼룩시장이나 마라케시의 재래시장에서 구입한 골동품을 아주 즉흥적이고도 자유롭게 어우러지게 연출한다. 또 이 집에서는 피터 린드버그의 사진 작품이나 다이닝 룸에 놓은 찰스 임스 디자인의 의자, 침실에 놓은 해리 베르토이아 디자인의 의자, 미셸 아이야르가 디자인한 아프리칸 바로크 스타일의 왕좌, 12년 전에 멕시코의 시장에서 구입한 에스닉한 종이 소재 작품 3점도 볼 수 있다. 흰색 벽으로 마감한 침실에 사용한 포인트 컬러와 거울 효과, 혹은 침대 헤드보드 대신 설치한 마르세유 출신 아티스트의 캔버스 작품, 거친 나무 소재 가구 등은 소재가 지닌 강렬함을 선사한다. 스타일을 서로 믹스 매치하는 것은 공간을 가득 채우지 않으면서도 개성 있는 연출을 가능하게 했다. 그는 낮 시간의 대부분을 잎이 두툼한 식물들이 둘러싼 테라스나 수영장에서 지낸다. 물론 몇 미터 절벽 아래에 있는 해변으로 내려가지 않을 경우에 한해서다. 천국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La Suite Cassis
주소 18, avenue de L’Amiral-Ganteaume, 13260 Cassis
전화 33 04 42 72 06 39, 33 06 22 31 63 57
웹사이트 www.lasuitecassis.com
가격 1박 1백25~2백45유로(시즌에 따라 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