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미술관의 삼색 전시, <반복과 차이: 시간에 관하여>, <방정아> 등
봄꽃이 피어나는 계절이면 더 많은 이들의 발길을 기분 좋게 이끄는 부산. 이 인기 만점 항구 도시에 들른다면 미술관 구경도 괜찮은 선택일 듯하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한국과 일본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접할 수 있는 <반복과 차이: 시간에 관하여>를 비롯해 세 가지 서로 다른 색깔의 전시가 열리고 있어서다. 3월 15일부터 오는 6월 23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는 과거, 현재, 미래, 생사, 생성과 소멸 등 ‘시간’이라는 주제를 여러 각도에서, 그리고 다양한 형식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다. 모두 7인의 작가가 참여했는데, 숫자를 LED로 다채롭게 표현해온 일본의 저명한 작가 미야지마 타츠오의 ‘Three time train’이 아시아 최초로 공개됐으며, 숯을 천장에 매다는 방식의 회화적인 조각으로 유명한 박선기의 ‘An Aggragate, 2019’는 작가 커리어에서 최대 규모의 설치 작품이라 눈길을 끈다. 나프탈렌, 소금 같은 재료를 활용해 시간의 변화에 따라 해체되는 조각을 선보여온 미야가나 아이코의 작품 세계도 흥미롭게 다가올 수 있다.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촬영한 다양한 영상을 하나의 프레임으로 재현한 오용석의 영상 콜라주, 공기 압력의 변화에 따라 형상이 달라지는 이병호의 실리콘 조각, 투명 레진으로 ‘존재와 시간’이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떠올리게 하는 이진용의 벽면 가득한 작품, 강렬한 색채를 모티브로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주는 조은필의 설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부산시립미술관 김선희 관장은 “인간에게 숙명처럼 주어진 시간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한국 현대미술계에서 ‘아줌마’의 삶을 재치 있게 풀어온 부산 출신 작가 방정아의 작품 1백2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는 개인전이 6월 9일까지, 평생 의미 있는 미술품 기증을 실천해온 갤러리스트의 기호와 진심을 느낄 수 있는 기증 작품전 <신옥진 컬렉션>이 5월 19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