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02, 2019
글 김민서 | edited by 고성연
Eva Armisén
그림으로 행복을 전파하다
현재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집(home)’을 주제로 한 대규모 전시의 주인공인 스페인 작가 에바 알머슨(Eva Armisén). ‘행복을 그리는 작가’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그의 그림에는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사랑스럽고 유쾌한 그의 화풍은 자국인 스페인 다음으로 한국에서 유달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년 전에는 제주 해녀를 다룬 동화책의 삽화를 맡기도 한 그는 자연과 환경문제에도 꾸준히 관심을 쏟는 작가다.
자신의 전시를 앞두고 지난 12월 초 한국을 찾은 에바 알머슨(Eva Armisén).
사진 제공: 케이리즈
|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데이오감과의 아트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로 탄생한, 작게 접을 수 있는 친환경 백 ‘라이트 백(Light Bag)’. 웹사이트(day5gam.com)와 한가람미술관 전시장 내 아트 숍에서 1월 중 판매를 시작한다.
|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전시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오는 3월 말까지 계속된다. 사진 제공: 디커뮤니케이션
|
‘Haenyeo’(2017) |
친환경 라이트 백의 문양으로 활용한 작품, ‘Luz’. 6 ‘Full of Flowers’(2018), oil on canvas, 130X195cm. 작품 사진 제공: 디커뮤니케이션
|
뭔가 좋은 상상을 하고 있는 듯 입꼬리가 올라간 인물들이 앞을 응시하고 있다. 눈을 마주치면 자연스레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된다. 스페인 작가 에바 알머슨(Eva Armisén)의 그림은 소소한 일상 속 인물의 표정과 색감이 전하는 행복감에 전염이라도 된 듯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게 만든다. ‘행복을 그리는 작가’로 불리는 에바 알머슨의 작품이 처음 한국에 소개된 건 10년 전쯤 일이다. 그가 소속되어 있는 로스앤젤레스의 씨메이(Cmay) 갤러리 한국인 대표가 한국 사람들에게 작품을 보여주고 반응을 살펴보자고 제안하면서 아트 페어에 처음 참여했다. 2007년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에서 한국의 대중을 만난 그의 작품은 꽤 긍정적인 인상을 남겼고, 2009년에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 참여해 예상보다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후 한국에서 매년 프로젝트 서너 개를 진행하며 스킨푸드, 엔제리너스, 오즈세컨 등 크고 작은 기업들과 협업을 펼친 그는 한국인들이 유독 사랑하는 작가로 자리 잡았다. 에바 알머슨은 당시를 회상하며 “처음부터 한국인들이 내 작품에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말한다.
한국과의 이러한 인연은 2017년 <엄마는 해녀입니다>라는 동화책 출간으로 이어진다. 이 책은 우연한 계기에서 비롯됐다. 몇 년 전 작업 때문에 중국 상하이에 머물던 당시 우연히 호텔에 비치돼 있던 여행 잡지에서 제주 해녀 사진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은 그는, 다음에 한국을 찾을 때 제주를 꼭 방문하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실제로 제주에 와서 직접 해녀를 보고 스케치와 드로잉을 했는데, 이 작품들이 인터뷰와 함께 지역 신문에 실렸다. 다큐멘터리 영화 <물숨>의 고희영 감독이 이 기사를 접하고는 바르셀로나에 있는 에바 알머슨 스튜디오로 메일을 보냈다. 그로부터 몇 달 뒤 에바 알머슨은 고희영 감독의 초청으로 제주 우도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고, 고희영 감독이 글을 쓰고 에바 알머슨이 그림을 그린 <엄마는 해녀입니다>가 세상에 나오게 됐다. 에바 알머슨은 우도에서 보낸 시간을 “지금까지 겪어본 것 중 가장 감동적인 경험이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소중히 여긴다. 강인하고 독립적이면서도 공동체 의식이 강한 제주 해녀를 통해 인간의 가장 고귀한 가치를 발견했으며, 그들과 자연의 특별한 관계성에서도 큰 감명을 받았다고.
그는 최근 환경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교육 중심의 환경 단체 에코맘코리아의 홍보대사로 위촉된 그는 최근 퍼스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데이오감(www.day5gam.com)과 함께 ‘지구 사랑’을 테마로 한 친환경 ‘라이트 백(Light Bag)’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에바 알머슨의 작품 ‘Luz’ 속 캐릭터를 패턴에 담은 이 귀엽고도 실용적인 가방(스페인어로 ‘빛(light)’이라는 뜻이다)의 판매 수익금 일부는 환경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그는 또 견과류 전문 회사인 오트리푸드빌리지와 협업해 에코맘코리아가 제공한 생활 속 환경문제 정보를 담은 달력을 제작했다.
다방면에서 열정적인 창작욕을 발휘하는 에바 알머슨은 2017년 롯데월드타워 아트홀에서 열린 <에바 알머슨 비기닝스> 이후 1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전시를 열고 있다. 지난 12월 7일 시작해 오는 3월 3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이다. ‘집’을 주제로 8개 방으로 구성된 이 전시에서는 유화, 판화, 드로잉, 오브제 등 초기 작품부터 서울의 일상을 포착한 작품까지 1백50여 점을 소개하고 있다.
[ART+CULTURE 18/19 WINTER SPECIAL]
–INTRO Creative Network 기사 보러 가기
-묘법의 영도(零度)’를 향한 여정_박서보에게서 롤랑 바르트를 읽다 기사 보러 가기
-비움과 채움, 치유의 미학_Park Seo-Bo in Hong Kong 기사 보러 가기
–On the move_화이트 큐브 갤러리의 25년 행보 기사 보러 가기
-짝퉁의 도시에서 오리지널의 도시로, 상하이 블루스 기사 보러 가기
-‘문화 예술 허브’를 둘러싼 아시아 도시들의 행보 기사 보러 가기
-It’s Hip! It’s Cool!_자유롭거나 발칙한 팝 감성, 대중에 通하다_ 기사 보러 가기
-Eva Armisén 기사 보러 가기
-Remember the Exhibition 기사 보러 가기